매거진 UX QNA

디자인(d) 피드백이 엇갈리면 누구 말을 따라야 하죠?

멘토링, 커피챗이라는 이름의 ‘똥개훈련’ 거르는 법: ‘북극성’의 가치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UX 디자인 직무로 이직을 준비 중인 26살, 전직 퍼블리셔입니다.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최근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피드백을 받을수록 머리가 점점 복잡해집니다.

멘토링, 커뮤니티, 현직자 리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데 A 멘토는 ‘사용자 흐름을 더 직관적으로 바꿔라’고 하시고, B 디자이너는 ‘지금 흐름이 좋은데 왜 바꾸냐’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각각의 의견은 다 일리 있어 보이는데, 정작 저는 어느 방향으로 수정해야 할지 몰라 갈피를 못 잡고 있어요.

이렇게 피드백이 엇갈릴 때, 어떤 기준이나 태도로 판단하고 결정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의견이 분분할 때 어떻게 중심을 잡고 프로젝트를 정리해 나가시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참으로 안타까운 질문이 아닐 수 없네요. 가장 중요한 메시지부터 보내자면, 일반적으로 멘티와 멘토의 관계가 수직적이긴 합니다만 멘티는 반드시 멘토를 평가할 줄 알아야 합니다.




피드백의 독성과 위험성


멘티님이 겪으신 혼란은 단순히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본질은 멘토가 멘티의 목표와 맥락을 이해하지 않은 채 자기 경험과 주관만으로 성급하게 말을 던질 때 발생합니다. 이런 피드백은 독입니다. 엄밀히 피드백이 아닌 것입니다. 마셔선 안 되고, 억지로 삼킨들 소화도 되지 않습니다. 방향성을 제시하기는커녕 오히려 혼란만 키우죠. 저는 이런 상황을 ‘똥개훈련’이라고 부르며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무책임한 조언의 전형


특히 문제 되는 건 “분량이 많다”, “정보가 적다”와 같은 단편적이고 주관적인 표현들입니다. 많으면 많은 대로 장단점이 있고, 적으면 적은 대로 또 다른 장단점이 있을 뿐이지 그게 문제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절대 기준처럼 던지는 건 정말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맹목적 주입입니다. 격하게 표현해 피드백이 아닌 폭력입니다.


실제로 뽑히는 UX 포트폴리오는 분량의 많고 적음과의 상관관계란 없으니까요. 설사 있다한들, 그런 걸 좋아하는 면접관을 만났을 뿐, 그것은 일반화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피드백을 들으면 멘티는 자신이 잘못한 듯 위축되지만, 사실상 근거 없는 빈 껍데기일 뿐입니다. 정말로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주관과 목표의 역할


여기서 멘티가 항변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멘티가 멘토를 평가하라니, 제가 주관이 없으니까 이렇게 물어보는 거잖아요!” 하지만 여기서의 주관은 단순한 성향이나 취향이 아닙니다. 바로 내 취업세계관 속 ‘북극성’, 즉 나의 목표를 뜻합니다.


이 목표는 결코 외부에서 주어질 수 없습니다. 내 안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거나 최소한 내 동의가 있어야만 비로소 힘을 발휘합니다. 남이 그냥 정해주는 목표를 따라간다면 그건 주체적 선택이 아니라 노예적 삶에 불과합니다. 계속해서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나 회의감도 같이 성장할 수밖에 없게 되죠. 회사들이 면접에서 가장 날카롭게 가려내려는 것도 바로 이런 노예 같은 태도입니다. 반대로 말해서, 주체성은 지원자를 빛나게 해줍니다. 목표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경쟁력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죠.



바람직한 피드백의 태도


그렇다면 건강한 피드백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저는 반드시 여러 가능성을 제시한 후, 멘티의 맥락을 들어본 뒤 점차 좁혀가는 방식을 지향합니다. 예컨대 “슬라이드가 많으면 상세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고, 적으면 임팩트는 강하나 과정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처럼 장단점을 균형 있게 보여주고, 그다음 멘티의 상황에 맞춰 구체적으로 “이 경우는 후자가 더 낫겠다”라고 말해야 제대로 된 조언이 됩니다. 무턱대고 단정 짓는 말은 멘토의 취향일 뿐 멘티가 따를 이유는 없습니다.


즉, 자기 취향과 어긋나는 조언을 할 때도 생각보다 많은 게 멘토링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게 공감입니다. 공감이란 잠시 나를 비우고 내 안에 상대를 담는 것입니다. 이게 극단적이 되면 빙의를 한다고 하죠. 그렇게까진 아니더라도 공감을 하게 되면 이제 내 경험과 기억을 내 안의 새로운 자아에 대입해가며 모종의 답을 찾아갈 수 있게 됩니다. 이걸 멘토링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기존에 받으신 이야기는 거의 ‘제로 칼로리 피드백’인 셈입니다.



기준을 세우는 자기 훈련


따라서 근거 없는 말은 최대한 아끼고 또 아껴야 하며, 회사의 JD와 사용자 목표와 직접 연결되는 피드백만 취해야 합니다. 어찌보면 꽉 막혀 보일 수도 있는게 멘토링입니다. 상대방의 개입 없는 답변은 아무말도 안한 것보다 못한 것입니다. 멘토링, 커피챗, 심지어 돈을 내고 하는 모종의 활동이라고 해서 이런 현상이 없는 게 아닙니다. 어쩌면 더할 수도 있습니다. 거래의 후기는 ‘거래’의 후기이지, 멘토링에 대한 가치평가가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멘티로서는 반드시 “이 조언이 내 목표와 닿아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합니다. 이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불필요한 소음은 자연히 걸러지고, 점차 스스로의 판단력이 단단해집니다. 결국 멘토링을 하는 이유는 주관 없는 수용이 아니라 주관을 키우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무조건적으로 똥개훈련을 시키는 이들은 가볍게 이겨내셔야 합니다. 목표에 근거한 선택만이 올바른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멘토를 평가하는 눈


자기 기준이 세워지면 멘토도 자연스레 내 평가의 대상으로 보이게 됩니다. 멘토가 내 목표를 이해하려 노력하는가, 근거를 제시하는가, 다양한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가가 저절로 보입니다. 그와 동시에 원하는 걸 얻었다면 내면에서 정확한 해소감도 얻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 없이 본인의 경험을 함부로 일반화하며 단정하는 멘토는 경계해야 합니다. 저 역시도 멘티의 목표와 판이하게 다르다면 좋은 멘토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한계가 있기 때문이고, 이럴 때일수록 말을 더욱 조심하고 객관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평가라 보면했지만 사실 이는 평가가 아니라 단순한 현상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 현상을 좋은 평가를 받아낼 수단으로, 혹은 금전 거래의 대가로 삼으려 한다면 양질의 멘토십은 절대로 싹트지 못합니다. 멘토링은 거래가 아니라, 목표라는 ‘북극성’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상호작용입니다.




정리하자면, 멘토의 경험과 주관만으로 던져진 피드백은 독에 불과합니다. 멘티의 맥락을 반영하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며 점차 좁혀가는 태도여야 제대로 된 조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멘티님도 이제부터는 멘토의 말에 휘둘리기보다, 자신의 목표를 기준으로 멘토를 평가하며 중심을 잡으시길 바랍니다. 이 과정 자체가 결국 주도적으로 이 분야를 오고자 했던 경험의 역사이자, 곧 경쟁력이 됩니다.


명심하세요. 멘토보다 위에 있는 것은 내 목표, ‘북극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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