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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rent Mar 30. 2024

‘요구사항’이 ‘닥치고 일이나 해’ 의미로 사용된다면

User Story Mapping

이 글은 Jeff Patton의 User Story Mapping: Discover the Whole Story, Build the Right Product 내용을 번역, 의역 및 재구성한 글입니다.


여기서 언급되는 ‘문서’는 업무를 위해 팀원간 오고가는 문서를 의미합니다.


‘요구사항’이 ‘닥치고 일이나 해’의 의미로 사용된다면
상사: A라는 기능을 만들어야해요.
직원: 아, 그래요? 어떤 사용자의 문제 때문인거죠?
상사: 요구사항이라니까요.
직원: 아, 이해는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 어떤 이유로 사용하는지 알려주시는 게 작업하는 데에 필요해요.
상사: 요구사항이라구요.

이 대화는 지켜보면 굉장히 야만적이게 보이지만, 자주 이러한 형태의 대화를 자주 마주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문서도 덜 쓰고, 말도 덜 하고, 상대가 군말 없이 일을 진행하게 할까 골똘히 생각한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이유는 요구사항을 잘 구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는 제품을 통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


“애자일 방식으로 일하면서 문서를 안 쓰게 됐어요.”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농담이다. 이 이야기가 농담이 아니라 진담으로 들린다면,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가능성이 크다. 스토리를 활용하면 필연적으로 문서의 양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차차 알아가겠지만, 물론 이 문서들은 의미없이 양산되는 문서들은 아니다!)


좋은 문서는 추억의 사진과도 같다

예전에 찍은 사진을 꺼내 친구에게 보여줬다고 생각해보자. 아마 친구는 ‘귀엽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본인에게는 그 당시 상황이 불현듯 스쳐지나가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생생하게 기억나게 된다. 문서는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기 위해서다.


문서에 무엇이 적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문서를 봤을 때 무엇을 기억해내는지가 중요하다. 스토리에 대한 문서는 상호작용의 흔적과 에너지가 담겨있다. 상호작용과 에너지라니, 기존의 문서와 너무 이질적인 것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스토리에 대한 문서는 사진, 영상, 포스트잇 등 굉장히 다양한 양식의 자료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제품을 만드는 목적은 (1) 많은 누군가에게 쓰이고, (2) 이를 통해 사업적인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는 잘못된 과정에 잠식당하면, 어느새 우리의 목적은 ‘어떤 것을 만드는 것’이 되어버린다.


단순히 무언가를 만든다가 목적이 되어버리면, 이를 위해 필요한 문서는 ‘요구사항’을 정리한 줄글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무엇을 만들기 위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문서들과 논의들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나오는 ‘산출물(output)’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도 목표가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사업적인 성과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자체 또한 산출물의 일부일 뿐이다. 우리는 성과를 위해 제품이라는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수많은 문서처럼 말이다. 우리가 의미없는 문서를 싫어하듯이, 우리는 의미없는 제품들을 싫어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의 사람들은 문서를 싫어하지만 의미없는 제품에 사랑에 빠져 오히려 사업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경우도 있다.


고객과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회사 또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쓸데없는 산출물들을 줄이고, 우리의 사업에 의미있는 성과들을 최대화 해야한다. 그러면 그 시작점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스토리 매핑의 목적
스토리 매핑의 목적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조직이 시장에 대해 명료하게 이해하고, 더 나아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스토리 매핑은 의미없는 문서, 의미없는 제품과 같이 낭비스러운 ‘산출물’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이다. 스토리는 요구사항의 형태로 서술되는 것이 아니라, 사진과 글의 상호작용을 가진 메커니즘을 통해 정말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하며, 공동의 이해를 이끈다.


스토리는 문제 해결에 대한 대화과정이며, 어떠한 산출물이 아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며, 우리가 어떤 것을 만들지에 대한 합의 과정이다. 제품을 만드는 것의 목표는 뭔가를 빨리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이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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