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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rent Mar 27. 2023

최근, 희망의 씨앗이 된 영어 공부

과거의 나와 직면하고 덤덤해지기 위한 글

'뭐해먹고 살지?'

    대학생 때는 딱히 큰 걱정이 없었던 것 같다. 수업, 발표, 시험 모두 영어로 진행됐던 터라, 영어 사용이 불가피한 환경에 있어 아무 준비를 하지 않아도 영어는 영어대로 적당한 실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취업은 졸업한 선후배분들이 가는 회사들을 봤을 때, '못 해도 이 정도는 가겠지 뭐'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모든 생활이 내 '선택'에 달려있다보니 주도적으로 실행하지 않으면 그냥 고양이랑 침대에서 빈둥대는 하루하루만 누적됐다. 영어 자료 읽는 양도 현저히 줄고, 원래도 심했던 스피킹 공포증이 극한으로 이어졌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목적 상실' 상태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다. 뭐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고, 나름 노력해서 들어갔던 대기업은 가자마자 성희롱과 폭언으로 환상이 와장창 깨버려진 상태였다. 그 이후로 다시 합류했던 스타트업에서는 나의 진심을 담아서 일하기보다 적당히 일하면서 빈둥빈둥대는 것이 일상이 된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다가 제품 관리에 대한 정보나 한번 얻어볼까 하던 찰나에 UX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우연히 해외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업무중이신 Hazel Song이라는 유튜버가 Udemy의 강의를 추천하는 영상을 보고,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이 들어서 해당 강의들을 무작정 다 긁었다.



'재밌잖아?'

    오랜만에 피가 끓는 느낌이었다. 추천 받은 강의들의 대부분은 디자인 실무보다는 프로덕트 관리와 UX에 관한 것들이었다. 사실 어릴 때부터 시각적인 것들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고, 대학에서는 마케팅을 전공했기 때문에 해당 관련 내용들이 너무 재밌게 다가왔다.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직무가 너무나도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적절히 섞어놓은 느낌이었달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여러가지 두려움도 엄습했다. 당장 우리 학과 졸업생들의 대부분이 대기업을 희망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참 뒤쳐진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제일 컸던 것 같다.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던 내가 너무 작아져버린 것 같았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자신감이 죽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어려웠던 가정 환경에서도, 고등학교 때 자신감있게 혼자 공부해서 대학 가보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나, 수능이라는 목표를 생각하며 전전긍긍하기도 했지만 여러 장애물들을 스스로 헤쳐나갔던 나는 어디로 갔는가.


    2019년에 좋은 기회로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하우스에서 봤던 열정적인 사업가들의 생생한 현장을 목격했었다. 일에 대한 열정과 개개인들의 열정으로 뭉쳐진 그 환경을 봤을 때의 전율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곤 한다. '인생에서 꼭 다시 한번 돌아가보자. 여행 말고 일적으로.' 그래서 무작정 GMAT 책을 사서 훑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2021년 이후, 졸업과 취업이라는 인생의 한 챕터에서 너무 꺾여버린 것 같다.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아보였달까. 그때는 덤덤한 척 하긴 했지만, 그 현실에 벽에 위압감을 느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나간 것이 맞았던 것 같다.


    Udemy 강의를 들으면서 다시 대학교에서 강의 듣는 기분이 들었다. 어렵지만서도 새롭게 배우는 게 즐거웠던 그 느낌이 생생하게 들었다. '다시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음에서는 막연한 확신이 자리잡았다. 그리고 도전하기엔 내 나이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잖아(?)?!



'미국, 언젠가 가보겠지, 뭐'

    기대수명 120살 시대, '언젠가는 미국에 가긴 하겠지!'라는 마인드로 부딪혀 보기로 했다. 미국 서부의 스타트업처럼 일해보기로 결정했다. 현지의 마인드셋을 최대한 흡수하고, 일하는 방식을 알아가봐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기약없는 나에 대한 약속에 마주하기 위해서는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언어 능력과 미국 서부 감성을 흡수하는 것이 필요했다.


    영어를 다시 공부하기로 했다. 미친듯이 하기보다는 꾸준히 지속적으로 할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단어 앱의 스터디 단톡을 만들어서 스터디장으로서 독촉(?)하는 역할을 시작했다.

일일 인증 모습!


    지금은 포기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들을 꾸준히 알아가 보려고 한다. 사실 최근에 다시 브런치를 시작한 것도 최근에 읽었던 자료들을 다시 복습하면서 머리에 넣어보려는 시도 중에 하나기도 하다. 미약한 시작이지만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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