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UX Collective 내 Rita Kind-Envy의 I hate these words를 번역, 의역, 재구성한 글입니다.
[UX 라이팅에서 꼭 지켜야할 것 두 가지]
(1) 쓸데없는 말(useless word)을 줄여 최소한의 텍스트로 최대한의 명확성을 추구한다.
쓸데없는 말이란, 자리만 차지할 뿐 의미와 가치를 더해주지 않는 단어를 의미한다. 현대의 UX 라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곳으로 도달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텍스트로 최대의 명확성을 추구해야 한다.
사람들은 웹 사용시 집중력이 그리 길지 않다. 글이 길어보일 수록 사람들의 관심을 갖기 힘들며, 스마트폰 화면 크기의 환경에서는 한 줄에 기껏해야 다섯 단어만 들어간다. 웹에서도 길어보인다면, 모바일에서는 재앙 수준으로 길어보이기 때문에 최대한 짧고 명료한 라이팅이 필요하다.
(2) 모호한 단어(vague word)가 없도록 구체화된 단어를 선택한다.
UX 라이팅의 첫 번째 목적은 정보 전달이다. 하지만 목적이 주객전도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UX 라이팅을 하게 되면, 모호한 형용사와 과장된 상투적 표현이 빈번하게 등장하며 오히려 뭘 전달하려는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간편해졌어요.’, ‘매끄러워졌어요.’, ‘업그레이드됐어요.’와 같은 표현들 말이다. 그리고 최악의 퉁치는 단어는 바로 ‘경험’이다. 관련 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도 하지 않은 채, ‘경험이 나아질 것’이라며 알기 어려운 말만 늘어놓는 경우 말이다. 우리가 다크 모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하얀 화면에 눈뽕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지, ‘더 나은 경험을 하기 위해’서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프로덕트 마케팅 실제 예시]
다음은 인스타그램의 실제 직관적인 UX 라이팅이다.
DM으로 대화를 시작해보세요.
사진, 동영상, 메세지를 친구들에게 보내보세요.
DM 사용하기
Start a conversation with DM
Send photos, videos, and messages privately to friends
DMs
이걸 모호하고 과장되게 바꿔보면 다음과 같다.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어 저희는 매우 기쁩니다! � 이제 친구, 크리에이터, 그리고 비즈니스와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하고,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와 채팅을 하든, 프로젝트를 협업하든, 혹은 그냥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든, 우리의 업그레이드된 DM 경험이 모든 것을 더 매끄럽게 만들어줍니다.
"We're thrilled to announce a brand-new feature on Instagram Direct Messages (DM)! � Now you can connect, share, and engage with friends, creators, and businesses like never before. Whether you're chatting with your favorite influencer, collaborating on a project, or just keeping up with friends, our upgraded DM experience makes everything smoother.”
- 저희는 매우 기쁩니다!(We’re thrilled to announce): 아무도 당신들이 누군지, 어떤지 궁금하지 않다.
- 이제(Now you can): 당연히 이제 업데이트 된 것이니 글을 쓴 것이다.
- 새로운(brand-new): 당연히 새로운 기능이니 글을 쓴 것이다.
- 업그레이드된(upgraded): 당연히 새로운 기능이니 업그레이드 됐다.
- DM 경험이 모든 것을 더 매끄럽게 만들어줍니다(DM experience makes everything smoother): 뭐가 매끄러워지고 도움이 되는지, 이 문장이 뭘 의미하는지 알기 어렵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내 예시 - 최악의 단어]
(1) “제발”, “-해주세요” (please)
때때로 이러한 표현을 없애는 게 사용자에게 무례해보일 수 있다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UX 라이팅 설계에서 의도적으로 무례함을 심는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사용자의 사용 경험 내에서 직관성을 떨어뜨리는 사족으로 작용한다면 과감히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
사용자들은 과도한 공손함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저 명확하고 간단한 지시 사항으로 원하는 것을 사용하고 싶을 뿐이다. 또한, ‘~해주세요’와 같은 어조는 제품의 어조를 상당히 자신감 없어 보이게 만들 수 있다. 마치 도움이 되는 안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부탁을 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리면서 은연중에 제품 경험을 잠식시킬 수도 있다.
(2) “실패했습니다”,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failed)
원인도 알려주지 않은 채 냅다 사용자에게 실패했다와 같은 UX 라이팅은 다소 위협적이다. 오히려 이러한 에러 상황에서 어조를 완화시키고, 지시 사항을 구체화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즉, ‘실패했습니다’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메일을 잘못 기입한 사용자인 경우 “인증에 실패했습니다. 다시 시도하세요.”처럼 일반적으로 퉁치는 에러 메세지를 사용하기보다, “유효한 이메일을 입력해주세요.”와 같은 방식으로 구체적인 기준이나 개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오류 메세지 개선 참고: https://uxplanet.org/how-to-write-a-perfect-error-message-da1ca65a8f36
(3) “이제, -할 수 있습니다” (you can), “새로운” (new)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을 광고할 때 ‘새로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광고나 홍보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것은 당연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형용사는 메시지에 가치를 더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
홈페이지를 리뉴얼한 후 기대에 찬 제품 조직이 “새로운 홈페이지를 둘러보세요.“라고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새로운 홈페이지’가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회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다. 그래서 많은 경우 리뉴얼된 홈페이지에서 사용자들은 혼란을 겪거나 이전 홈페이지가 낫다며 화를 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새로운’으로 퉁치려하지 말고, 사용자의 무엇을 위해, 그리고 무엇을 의도하여 바꿨는지 알려주어 의도된 사용 흐름을 유도해야 한다. 유사한 단어로 ‘리디자인된’, ‘업그레이드된’, ‘신선한’이 있다.
[Comment: 프로덕트 마케팅과 UX 라이팅의 중요성]
아무리 뛰어난 제품을 만들었다 할지라도, 조악한 프로덕트 마케팅과 UX 라이팅으로 인해 제품의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품의 기능들과 작동 흐름을 사용자와 고객을 위해 만들었다면, 그 제품이 의도가 제대로 전해지도록 사용자와 고객의 심금을 울리면서 동시에 명확한 지시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제품 내외에 존재하는 메시지를 접했을 때, 사용자들은 자신이 인식되고 이해되며 중요하게 여겨진다(feel known)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사용자의 삶에 관련되며, 제품단에서는 구체적인 단어 사용이 필수적이다. 과장을 위한 형용사들이 남발되면, 그 구체성과 진심을 희석되기 마련이다. 제품을 다 만들고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 진입했을 때 쯤, ‘만든 것’에 집중하게 되어 기능의 나열에만 몰두하는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일수록, 제품을 만든 근거로 거슬러 올라가 기획 의도를 재점검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Source: https://uxdesign.cc/i-hate-these-words-b056c2adbbb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