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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rent Jan 04. 2024

스포티파이의 해고와 '리서처'의 위기


스포티파이의 해고

"이 (해고) 결정이 여태까지 스포티파이에 값진 공헌을 해준 개인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수많은 재능있고 똑똑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떠나게 됐다는 겁니다. 그 사람들에게 분명히 해두고 싶은 부분은, 당신들 덕분에 우리 회사가 더 나은 방향으로 올 수 있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전세계를 통틀어 5억명 이상의 사용자, 수백만 명의 아티스트들에게 미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거예요."

- 다니엘 엑(Daniel Ek), 스포티파이 대표

2023년 12월, 스포티파이는 직원의 17%을 해고하고 1500개의 일자리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명확한 것은, 단순한 개인의 결정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 전략을 위해 한발짝 움직이기 위해 내린 판단이란 것이다. 엑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직의 팀 규모를 줄이는 결정을 정말 내리기 힘들었지만, 스포티파이가 시장에서 강력한 위치를 가지고 효율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나아가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지였습니다. 그리고 이 선택이라는 것은 우리가 지금 일하고 있는 방식 마저도 바꿔야함을 시사합니다. 초기 스포티파이가 시장에서 살아남기라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자원은 굉장히 적었고, 그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그 속에서 탁월함(ingenuity)과 창의성은 우리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스포티파이가 성장하면서, 우리는 그 원동력으로부터 멀어져만 갔던 것 같습니다. 미래의 스포티파이는 우리가 문제를 다루고 혁신하는 여러 방법에서 전략적인 자원 활용(resourcefulness)을 기반으로 성장해 나가야만 합니다. 전략적인 자원 활용이란 단순히 단어 의미 자체를 뛰어넘어, 확실하게 린(lean)한 방식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다니엘 엑(Daniel Ek), 스포티파이 대표




'전략적인 자원 활용'이란 말이 왜 나왔는가?

Chartr, source: Spotify SEC Filings

스포티파이의 2023년 3분기 실적을 보면, 3분기의 영업이익(operating profit)은 극히 작다(minute). 1인당 구독료 $12.68중 실질적으로 남는 부분은 $0.12로, 1%도 되지 않는다. 영업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비용부분을 줄일 측면이 있다. 구독료 대부분의 매출 원가(cost of revenue)는 음원에 대한 권리나 사용에 있어서 저작권자에게 지급하면서 발생한다. 이런 외부적인 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매출 원가를 줄이는 방법보다는 내부적으로 확실하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던 것 같다. 바로 머릿수를 최대한 줄여버리는 것(headcount to the minimum)이다.





리서치는 '계절적(seasonal) 직무'인 것인가?


몇몇 사람들은 스포티파이의 수익 구조를 보고 애초에 사람을 적게 뽑았으면 되지 않았겠냐고 되물을 것이다. 근데 그럴 이유는 없었다. 농업을 한 번 생각해보자. 성수기 때 농업은 엄청난 규모의 인력이 유입된다. 성수기가 지나게 되면, 최소한의 필요 인력만 남게 된다.


스포티파이도 매우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다. 농부가 경작을 하여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은, UX 리서처가 리서치의 인사이트를 전달하여 핵심 결정사항에 도움을 주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농사가 마무리되는 가을이 끝나면, 핵심 결정사항이 내려져 전략이 이행되는 시기가 오면, UX 리서처 이외의 인력들이 사업 운영에 더 중요해진다. 혁신이 필요한 시기는 저물게 되었고, 상황에 맞는 인력만 남게된 것이다. 그렇게, 계절적 고용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fDi Intelligence leverages Spotify's financial statements

스포티파이는 2016년부터 R&D(Research & Development) 인력에 과한 지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고 인력(그래프의 빨간 부분)의 상당 부분이 R&D 인력을 대상으로 진행됐지 않았나 강력히 추측해본다.










계절적 직무가 아니라면, UX 리서처는 무엇인가?

UX 리서처는 회사에 필수불가결한 중요한 인적 자산인가, 아니면 정말로 '혁신의 시기'를 무던히 기다리고 적응하는 적응의 존재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여러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질문 #1: UX 리서처가 뛰어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회사가 배울(learn) 의지가 없다면, 어떤 리서치를 하건 소용이 없다.
- 에리카 홀(Erika Hall), 디자인 전략가

UX 리서치와 같이 회사의 의사결정에 보조(supporting)하는 업무들이 처한 상황과 굉장히 맞닿아 있는 문장이다. 특히, 스포티파이의 해고와 같은 상황이라면 더더욱이. 회사는 코딩할 사람은 항상 필요할 것이고, 보조 업무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회사가 성장하여 자원을 최적화해야하는 시기가 오면, 그런 학습(learning)에 대한 관심은 더더욱이나 줄어들 것이다.


학습 단계에서 벗어난 회사들은 A/B 테스트 정도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오히려 UX 리서처가 아닌 사업, 운영 등의 직무자들이 고객들에 대해 알아나가는 것을 선호할 수도 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이런 학습 단계에서 벗어난 회사들이 UX 리서처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더라도 '계절이 지나면'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제 UX 리서처에게 중요한 것은 '고객에 대한 중요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하는 회사'와 '이미 중요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 회사'다.

- 전략적으로 중요한 고객 관련 질문이 이미 해결된 회사인가?

- 큰 규모의 전략적인 리소스 투입을 이미 마친 회사인가?

- 이미 어떤 것을 어떻게 수행할지에 대한 전략을 결정한 회사인가?

- 임원급들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가?

이런 질문으로, 회사가 UX 리서치에 호의적인 단계에 있는지, 의미있게 일할 수 있는 곳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다. 채용 절차를 거치면서, 회사가 정말로 리서치가 필요한 단계에 있는지에 대해 조사하는 시간을 충분히 투입해야 한다. 회사가 사업적으로 고객에 관련된 중요한 질문을 지니고 있는 상태라면, 리서처의 역할은 사업과 직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가장 빨리 떠날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질문 #2 UX 리서처가 UX 리서치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스포티파이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실제 사업적 가치를 만들어낼 기회와는 먼, 보조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 대니얼 엑, 스포티파이 CEO

사업에 있어서, 특정 직무가 사업적인 가치(impact)를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가치란 단어는 굉장히 추상적인 단어지만, 사업에 있어서는 '매출'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매출 발생에 얼마나 기여하느냐'가 그 직무가 가진 힘이 될 수 있다.


개발자는 코드를 짜고,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한다. 리서처는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의사결정자는 사업이나 제품 배경의 임원들이다. UX 리서처 출신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경우에는 UX 리서처의 업무가 평가절하되거나 임원급들이 성과를 가로채가는 경우가 있다.


- 조사를 통해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것 말고, UX 리서처가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 UX 리서처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다른 일은 무엇인가?

- 최적화된 조직 및 회사에서 UX 리서처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위와 같은 질문을 해보면서, 사업, 전략, 제품 등 주변 부서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고충을 겪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임원 혹은 팀원이 어떤 중요한 것을 하려고 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해본 후, 그리고 그런 업무들이 실질적으로 UX 리서치와는 관련이 없어도 수행할만할 일인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질문 #3 해고가 다가올 것 같을 때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이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리서치와 같은 보조 업무는 업무의 안정성을 당연시 하면 위험하다. 성과가 엄청났건, 회사가 엄청난 이익을 봤건 상관 없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절이 다 가기 전에 채비를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미래에 같이 일해봤으면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 관계를 유지할만한 헤드헌터나 리크루터는 누구인가?

- 내가 배울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질문들을 바탕으로,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고 도움을 주면서 자신만의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고 미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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