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에게 필요한 건 기술이 아닌 '마음먹는 용기'
'아 이제 좀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해 봐야겠다.'
내가 담당하는 프로젝트의 종료 보고를 할 무렵 커피 한잔 마시며 숨을 돌리고 있었다. 보고서도 거의 정리가 되었고 마무리해야 할 산출물도 대부분 끝이 났다. 그냥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상위 리더에게 메시지가 왔다.
"지금 이런 걸 하고 있는데 어떤 거 같아? 수정을 좀 해야 하지 않겠어?"
조직 리더는 어떻게든 뛰어난 결과물을 원하는 상황이었다. 안타깝게도 상위 리더가 원하는 개선 작업은 이미 진행이 꽤 된 터라 기획자가 손댈 수 있는 범위를 훌쩍 넘어선 일이라고 판단했다. 코딩을 한창 하고 있는 개발자에게 가서 "자 여기 스타일링은 제가 할게요."라고 하기도 애매하였기 때문이다. 실제 개발자도 분명 그걸 원치 않았을 테다.
실무자 입장에서 조직 리더의 지시사항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개발자에겐 중간에 요구사항을 전달해야 하기도 미안했다. 개발에 혼선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찾아가기도 미안했다. 그러면서 중간에 왜 햄버거 패티처럼 끼어서 이 일마저 해야 하나?라는 피로감도 생겼고, 결과가 잘 나와야 할 텐데라는 작은 책임감도 느껴졌다. 리더가 해당 데모가 불완전하다는 걸 인지하고 날 투입한 것이니 뭔가 솔루션을 내야 하지만 내가 원천 소스를 갖고 나눠서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결국 아예 새로운 챗봇을 만들어 보여주고 계속 참고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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