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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Oct 24. 2021

정말 좋아서 '좋아요' 버튼을 누르나요?

사람 같은 디지털 휴먼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디지털 휴먼이 등장하고 있다. casa 패러다임에 의하면 실제 인간은 컴퓨터를 하나의 사회적 행위자로 대하고 반응한다. 사람들은 어떤 매개체든 인간과 같은 특성을 드러내면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렇다면 디지털 휴먼이 좀 더 인간과 가깝게 조우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어떤 부분이 좀 더 보완되면 인간은 로봇을 더욱 인간답다고 느낄 수 있을까? 기계를 인간적이라고 느끼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이 필요하지만 결국 하나로 관통하는 부분은 '피드백'이다. 인간이 기계에게 말을 걸 때, 쳐다볼 때 기계가 어떤 피드백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인간답다'는 정도의 차이가 달라진다. 즉 사람 같은 디지털 휴먼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접점인 '피드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가 기계와 하는 피드백은 크게 2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직접적인 피드백(명시적 피드백)과 암묵적인, 은근한 피드백(암시적 피드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직접적(명시적) 피드백 예시


직접적인 피드백은 사용자가 기계에 의도적으로 제공하는 피드백이다. '좋아요'나 '싫어요' 버튼을 사용자가 정확하고 직접적이게 누르도록 하는 것이 명시적 피드백의 대표적 예시이다. 이렇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구체적인 질문과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맥락도 중요한데 진지한 서비스를 농담 형태로 질문한다면 적절한 대답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사용자가 좋지도 싫지도 않은 중간 단계로 피드백을 할 경우 인간은 그 맥락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받아들이지만 시스템은 혼란을 끼칠 수 있다. 오히려 질문을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직접적인 피드백을 요청할 때는 좋음, 싫음과 같이 명확한 형태로 행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암시적인 피드백은 사용자가 기계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대답을 받는 피드백이다. 구체적으로 이 콘텐츠가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콘텐츠를 보고 있는지, 서비스를 재방문하는 횟수는 얼마나 되는지, 앱을 삭제하거나 오랫동안 인터랙션이 없는 것 등으로 서비스가 유용한 지, 불편한지 등의 여러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물론 그 데이터는 모두 사용자가 직접적으로 의견을 제시한 데이터가 아니라 명확하게 인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사용자가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이용행태나 사용자가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멘탈 모델을 유추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암묵적인 피드백에서 중요한 점은 사용자가 동의한 데이터 기반으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는 점이다. 간접적으로 사용자의 행태를 수집할 수 있는 채널이 될 수 있는 만큼 사용자에게 자신의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는 점이 필요하다. 


습관적으로 누른 '좋아요' 버튼


인간과 인간을 닮은 기계 즉 디지털 휴먼과 상호 인터랙션을 할 경우 피드백 해석에 따라 결과의 차이가 커진다. 그래서 직접적인 피드백과 간접적인 피드백 모두 피드백의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어려운 점은 피드백에 직접적인 의미와 간접적인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 친구가 올린 사진을 보고 '좋아요' 버튼을 눌렀을 때 정말 그 사진이 좋아서 '좋아요'를 누른 게 아닐 수 있다. 사용자가 누른 '좋아요'에는 습관적으로 누를 수 있고 알고 보면 질투가 나는 것일 수도 있고 별생각 없이 눌렀을 수도 있다. '좋아요'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하였지만 그 안에는 너무도 다양한 이중적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직접적인 피드백 자체로만 해석을 하고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은 것이다라고 판단 내리는 것이 어렵다. 수많은 문맥들을 통해 유추하고 해석을 할 수 있어야 사용자가 진정 원하는 방식의 인터랙션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피드백에 의해 인간과 같은 디지털 휴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화되면서 사용자 경험이 점차 개선된다. 디지털 휴먼이 업그레이드될 때 사용자가 취하는 암시적인 피드백과 신호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모든 피드백이 항상 동일하게 해석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네, 아주 좋아요.'라고 하였을 때는 넓은 관점으로 암시적인 맥락을 함께 판단하여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사용자는 그전에 무엇을 하였고 어떤 감정이었는지를 알기 위해 서비스에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렀는지, 앱을 보통 언제 켜는지 등 좀 더 넓은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구사항이 모델에 반영될 때까지 시간을 제시한 예시


피드백으로 인해 시스템은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다. 마치 한 부부가 서로 다른 생활패턴을 갖고 살아오다 부부가 되는 순간부터 한집에서 계속 생활 패턴을 맞춰나가듯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도 피드백을 통해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조율 과정은 단순히 일회성이나 단편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거듭되는 피드백을 통해 수정되고 보완하며 진화되어야만 한다. 이때 인간이 실망을 하고 떠나가지 않도록 미리 기대치를 설정해 놓는 방식도 중요하다. 


이렇게 조율 과정을 통해 인간은 기계 즉 디지털 휴먼이 멈춰있기보단 계속 변화하고 진화해 나간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필요에 따라 사용자의 멘탈 모델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기계와 인간이 계속되는 피드백들을 통해 점차 맞춰 나가고 공생해 나간다면 어느 순간 디지털 휴먼이 낯설지 않고 조금은 친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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