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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Aug 20. 2019

한정된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잠시 보류하다.

여러 가지 재료들 중 우선순위를 잘 생각하며 담아야지 :)


여행을 좋아한다. 떠나면서 느끼는 감정이 크기에 시도 때도 없이 떠난다. 떠날 때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는 것도 물론 행복하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만남이 참 좋다. 


덴마크에 있을 때 한 할머니네 집에서 숙박을 한 적이 있었다. 무척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할머니는 내게 성심성의껏 덴마크의 문화를 이야기해주셨다. 방에 들어오면 촛불을 하나하나 켜시면서 내게 커피를 내주셨고 조근조근 오늘 어땠냐며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약 7일간 할머니네 집에서 숙박을 하면서 할머니는 덴마크의 전통 음식을 참 많이도 알려주셨고 덕분에 재미있게 덴마크 생활을 한 것 같다. 집을 나오면서 언젠가 꼭 할머니처럼, 그렇게 다정한 호스트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마음속에 하게 되었다.


그 후로 몇 년 뒤 정말 그 말이 실현되었다. 방이 마침 하나 남게 되었고 바로 에어비앤비 호스팅을 시작하고자 했다. 하지만 뜻밖에 변수가 발생하였다. 바로 가족의 반대였다.


"난 우리만의 집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내 공간을 타인과 공유하는 게 좀 불편한데...."


남편은 설득을 잘하면 늘 내 의사를 존중해주었지만 이번만큼은 아주 단호했다. 결국 남편과의 합의점은 남편이 출장을 가거나 우리에게 다른 공간이 생긴다면 그곳에서 에어비앤비를 하는 것이었다.


마침 박사 기간 방학 시즌에 남편은 출장을 가게 되었고 바로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남은 방 한켠을 올리게 되었다.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올려서 그런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연락이 왔고 덕분에 대만의 한 여행작가의 장기 예약까지 받게 되었다. 


설레는 경험

설레었다. 내가 경험했던 에어비앤비의 경험을 앞으로 우리 집에 찾아올 여행 작가에게도 그대로 전해주고 싶었다. 갑자기 집안을 대청소하기 시작했고 하도 커피를 마셔 약간 변색된 컵도 베이킹 소다를 사서 반짝반짝 윤이 나게 씻었다. 어떤 간식을 줄까 고민이 되기도 했다.


처음 해보는 호스팅에 설레는 마음도 있었지만 정말 두렵기도 했다. 우리 집에 있는 수많은 책들이 분실될까 봐 두려웠고 내가 아끼는 보물들이 사라질까 되려 두려웠다. 모두 처음 호스팅을 해보니 겪는 마음인 것 같았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삶


문제는 나의 시간이었다. 직장을 다니며 공부를 하는 것은 달리 이야기하자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람이다. 이렇게 두려운 마음에 에어비앤비 호스팅 경험담을 읽을 시간에 논문 한 줄을 더 읽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사람인 것이다. 뭘 그거 하나 준비하는데, 호스팅 한번 하는데 '한정된 시간'을 이야기하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집중력이란 한계가 있고 한정된 시간을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생산성에는 분명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분명 잠시 동안 나의 시간적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잠시 내가 박사과정생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향해 걷고 있는가



수년간 고민해서 힘들게 입학한 학교이다. 잠시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방향을 잃었던 것 같다. 물론 새로운 경험도 다 재미있지만 그 새로운 경험 역시 전체적인 내 인생의 방향성 아래 설계가 돼야 한다. 그래야만 일관성 있게 내가 초기 원하는 바를 추구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퇴근 후 도서관에 출퇴근하기로 했다. 아주 어렵게 얻은 기회를 내가 내 시간을 망각해서 잃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시간의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한정된 시간 속에 살고 있는 나는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 흩어지는 순간을 기억하고자 기록합니다.

@traveler_jo_

* book_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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