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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Nov 04. 2019

유럽여행 중 발견한 모빌리티의 미래

우버로 이동하고 우버 이츠로 밥을 먹고

대한민국 직장인 중에 마음 놓고 휴가를 푹 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 팀장님은 팀원들에게 자율권을 많이 주시지만 그래도 여전히 1주일 이상 넘어가는 휴가는 부담스럽다. 약간 눈치 보이긴 하지만 10일 정도는 허용 가능한 범위가 아닐까?라는 잔잔한 기대와 함께 스페인 남부로 떠났다. 내 딴엔 최대로 휴가를 쓸 수 있는 기간이라 하지만 막상 여행지에 있으면 10일도 무척 짧은 기간이다. 특히 스페인처럼 볼거리가 다양한 나라라면 더욱 그러하다.     


말라게따는 겨울에 가도, 여름에 가도 참 아름답다!


기간은 짧은데 볼거리가 풍부한 장소로 여행을 갔다면 일분일초가 귀중하다. 흘려버리는 시간이 없어야 하니 이동할 때마다 예민하게 동선을 짜야한다. 장소를 효율적으로 이동하기 위해 이동수단도 신중하게 선택하게 된다.     


우리의 숙소가 있었던 라리오스 거리!


이번 여행의 거점은 ‘말라가’부터 시작하였다. 스페인 남부 도시 중 가장 번화한 도시로 일컫는 말라가에는 이미 다양한 모빌리티가 범람하고 있었다. 거리 한복판엔 ‘퍼스널 모빌리티’인 ‘킥보드’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카페’만큼 ‘킥보드’가 돌아다니고 있을 만큼 말라가 사람들의 일상 속에 녹아 있었다. 킥보드를 타는 모습 또한 가지 각색이었다. 안전모부터 무릎 보호대까지 착용하고 안전하게 타는 사람부터 연인 사이처럼 보이는 남녀가 함께 킥보드에 올라가 씽씽 달리는 모습까지 다양하였다. 걸어 다니면서 전단지 몇 개를 받았는데 그 안에는 모두 킥보드 할인 쿠폰이 들어 있었다. 벌써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사업 경쟁이 치열한 것 같다. 일상적으로 킥보드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는 데다 쿠폰까지 받은 마당에 한번 킥보드 타길 도전해보기로 했다. 핸드폰으로 킥보드 앱을 설치한 다음 킥보드에 있는 바코드를 찍어 인증하는 방식이었다. 안타깝게도 이 모빌리티의 이용 전제는 ‘네트워크 통신’이 원활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셈이다. 로밍폰을 들고 가 아쉽게 이용하진 못하고 대신 다른 대안을 고민하기로 했다. 두 번째 이동수단 대안은 택시였다.     



말라가의 명동 ‘라리오스 거리’에서 ‘히구론’이라는 인근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 구글맵을 켰다. 지점을 입력하니 ‘택시’를 이용할 경우 예상 비용이 함께 나온다. 수많은 짐을 끌고 가느니 편하게 ‘택시’를 타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우버’ 앱을 깔고 택시 기사를 호출하였다. 1분도 안돼 택시 기사 매칭이 되었다. 택시 기사분에 대한 좋은 후기가 300개가 넘을 정도로 자주 우버 운전을 하시는 것 같았다. 한편으론 그만큼 말라가 현지인들이 ‘우버’를 삶 속 깊숙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일반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데 특별히 ‘우버’ 앱을 설치하여 ‘우버 택시’를 부른 이유는 가격과 시간 때문이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바로 당장 가까이에 있는 택시 기사가 내가 있는 곳까지 오는 서비스가 매력적이었다.     

 


말라가 여행을 하면서 ‘모빌리티’는 생각보다 다양한 차원에서 내 노력과 시간을 절약하도록 도와주었다. 가끔 밥 먹으러 나가는 것조차 귀찮을 땐 ‘우버 이츠’를 통해 숙소까지 음식을 갖다 주었고 너무 피곤할 땐 언제든지 ‘우버’를 부를 수 있었다. 비록 우리 부부는 로밍폰이라 이용할 순 없었지만 ‘퍼스널 모빌리티’ 역시 언제든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동 킥보드 역시 잘만 활용한다면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였다. 가끔 2시간 이상 떨어진 도시 이동을 하는 경우 역시 ‘승차 공유 앱’을 통해 가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었다. 덕분에 그 시간을 아껴 미술관에서 시간을 더 보낼 수 있었고 짐을 끌고 이동하는 에너지를 아껴 서점에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모빌리티의 진화는 곧 시간과 에너지의 혁명과도 마찬가지였다.         



말라가 여행을 하며 두 눈으로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성장을 확인하였다.‘우버’ 택시를 타고 ‘우버 이츠’를 통해 음식을 배달시켜 먹으면서 ‘공유 차량’ 업체의 성장을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인간의 시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그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수단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인간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앞으로 더욱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나로선 다양한 모빌리티 등장을 환영하지만 이 서비스들의 궁극적인 지향점 역시 궁금하다. 지금은 마치 모빌리티의 춘추전국시대처럼 우후죽순으로 이제 막 등장하는 느낌이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2019년 9월 우버는 다시 한번 진화를 거듭한다. ‘우버 트랜짓’이란 이름으로 퍼스널 모빌리티부터 공공교통수단, 택시까지 모든 모빌리티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론칭한 것이다. ‘우버 트랜짓’ 안에 모든 모빌리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우버 트랜짓’앱만 있으면 어디든 자유롭고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그들의 바람으로 보인다. 결국 수많은 모빌리티 회사들이 가져가는 지향점은 하드웨어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진화해 나가는 방향이 아닐까. 인간의 시간, 돈, 생각, 힘은 제한적이니 기술은 점차 미약한 인간의 재원을 보완해 나갈 것이다. 서비스 기획자는 이러한 기술의 가치를 알아보고 인간의 제한적인 영역을 보완해 나갈지 고민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흩어지는 순간을 기억하고자 기록합니다.

@traveler_jo_

* book_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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