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하는 기획자 Dec 27. 2023

사랑도 데이터로 만들 수 있을까,

틴더는 어떻게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일까?

기획팀 생활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편이었다. 많은 시간을 워커홀릭 임원과 함께 보내다 보니 함께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때가 많았다. 일하고 집에 오면 바로 쓰러져서 자기 바빴고 다시 눈뜨면 회사를 가는 삶이 이어졌다. 32살 정도 넘어갈 땐 심각하게 이렇게 살다 평생 결혼을 아예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소개팅을 해보았고, 데이팅앱도 만지작거렸다. 결혼정보회사도 기웃거렸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놀랐던 기억도 난다. 운명의 상대를 만나기가 만만치 않다고 느꼈는데, 나만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닌가 보다. 2015년 모바일앱 기준 5번째로 높은 수익을 거둔 틴더는 가볍게 운명의 상대를 연결해 주는 앱으로서 전 세계 650억 건의 매칭을 기록하고 있다. 데이터에 기반한 알고리즘이 사랑의 큐피드 화살이 되어 연결을 해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가능하고 데이터로 돈을 버는 것일까?


틴더는 지역 기반으로 타인과 연결해 주는 서비스이다. 2012년에 공식적으로 출시해서 테스트를 하다 Tappy, Humin 등의 데이트 앱을 인수하면서 성장하였다. 틴더는 두 사용자가 서로 좋다는 의사표시를 하면 연결이 되는 구조이다. 1차적으로는 물리적인 근접성을 위주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추천한다. 2차적으로는 사람의 외모, 성향, 활동, 취향 정보를 기반으로 정교하게 매칭이 진행된다. 매일 1200만 건 이상의 매치를 성사시키면서 전 세계적인 데이팅 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


데이팅앱 틴더는 지리 정보를 기반으로 데이팅 상대를 1차적으로 필터링한다. 이후 틴더앱을 사용하는 인터랙션, 앱 실행 횟수, 메시지 기록에 따라 다양하게 데이터를 수집한다. 좋아요, 오른쪽으로 스와이프를 할 때, 패스 혹은 왼쪽으로 스와이프를 할 때마다 해당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지역'이라는 공통점에서 더 나아가 취향까지 좁혀지게 된다. 틴더 앱에서 벌어지는 단순한 인터랙션 하나하나가 데이터화된다. 



오른쪽으로 스와이프를 하면 긍정의 의미이고, 왼쪽으로 스와이프 하면 부정의 의사를 나타낸다. 사진 아래에 있는 녹색 하트 버튼이나 빨간색 X 버튼을 눌러 직접적인 의사를 전달할 수도 있다. 스와이프를 하거나 버튼을 누르는 등의 인터랙션은 수치화된다. 좋아하는 사람, 건너뛰는 사람 모두 선호도로 측정된다. 전화번호를 바로 교환할 수 있는 사람, 환하게 웃는 사람 등 한 사람의 표정, 행동, 정보 노출까지 모두 데이터화된다. 알고리즘은 이들 데이터를 조합하여 궁합이 맞는 사람들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앱 내에서 인터랙션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정교하게 추천을 받을 수 있다. 


틴더는 어떻게 돈을 버는가?


데이팅앱은 어떻게 돈을 벌길래 2015년 모든 모바일 앱들 중 5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게 되었을까? 데이터는 어떻게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지를 살펴보았다. 데이팅앱 틴더의 수익 구조는 크게 3가지이다. 인앱 구매, 구독료, 광고이다. 


데이팅 앱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칭을 얼마나 잘 성사시키는지가 중요하다. 매칭 성사가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더 자주 프로필 노출이 될수록 유리하다. 틴더는 '부스트' 기능을 도입해  프로필이 30분 동안 해당 지역에서 가장 돋보이는 프로필이 되도록 만들었다. 프로필을 부스트 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해당 프로필이 더 자주 눈에 띄게 되고 더 많은 인터랙션이 이뤄지게 되면서 매칭률이 올라간다. 


'틴더 플래티넘'을 구독할 경우 제한적이었던 기능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틴더에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는데 재미있는 기능 중 하나는 '슈퍼 라이크'이다. 슈퍼 라이크를 사용하면 꼭 매칭이 되고 싶을 경우나 인기가 많은 상대에게 적극적인 어필을 할 수 있다. 상대방이 '슈퍼 라이크'를 받으면 푸시 알람은 물론 스와이프 메시지도 빠르게 전달받을 수 있어 일반 라이크 기능에 비해 25%나 매칭 성사율이 높다고 한다. 다만 라이크보다 더 강력한 기능인만큼 무료 사용자는 '슈퍼 라이크' 기능 사용에 제한이 있다. '틴더 플래티넘'으로 업그레이드 구독 전환을 할 경우 제한적인 '슈퍼 라이크'를 무료 사용자에 비해 더 자주 사용할 수 있거나 '라이크' 기능을 무제한 활용할 수 있다. '좋아요'라고 표현한 상대에 대해 되돌리기를 한다던가 매월 1회의 부스트 기능을 제공하여 유료 구독 회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틴더는 광고 수익을 벌고 있다. 스폰서의 콘텐츠/광고를 틴더 앱에 녹여 전달하고 있다. 광고 같지 않게 광고를 하여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독특한 점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영화사에서 마케팅으로 틴더 앱을 활용할 땐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대화를 나누게 한 다음 영화제에 초대를 하는 것이다. 데이팅앱이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함께 피자를 먹고 싶은 사람을 소환하는 등의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광고 효과를 거두고 있다. 


SXSW 페스티벌에서 영화 Ex Machina를 홍보하기 위해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 대화한 광고

틴더는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기능을 제공하거나, 기능의 활용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알고리즘의 매칭률로 수익화를 한다기보단 데이터를 더 많이 모을 수 있도록 하는데 수익화를 집중하고 있다. 프로필이 많이 눈에 띄고, 슈퍼 좋아요를 많이 받도록 하면 인터랙션이 생겨 틴더 입장에서 본다면 데이터를 많이 수집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면 될수록, 인터랙션이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틴더의 데이터를 풍부해지고 알고리즘은 정교해진다. 더 자주 프로필이 눈에 띄고, 더 자주 관심을 표현하는 기능을 추가적으로 제공하면서 수익화를 시켜 나가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데이터를 수집하는 부분에서 수익화를 만들려면 기존에 어느 정도 인원 모수가 생겨야만 가능하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관심도를 표현하면 좋아하는 것에서 패턴을 만들어낸다. 스와이프를 한 행위에서 의사표시를 이해할 수도 있고 직접적으로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기도 한다. 직간접적인 피드백 즉 데이터의 양과 질, 다양성이 쌓이면서 매칭 알고리즘은 발전해 나와 이야기가 잘 통하는 상대를 찾는 것이다. 




말이 통한다는 말은 참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취향이 같을 수도 있고 나와 너의 관심사가 비슷해 내 생각을 잘 이해한다, 마음을 잘 이해한다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찾기 쉽지 않다. 내가 살아온 방식과 타인이 살아온 방식이 모두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이 세상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존재해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모래 속의 진주처럼 어딘가에는 나와 결이 잘 맞는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라는 점이다. 


틴더의 회사 비전은 '전 세계적으로 낭만적인 연결을 만들자.'이다. 수많은 데이터들을 모으다 보면 낭만까지도 쉽게 찾을 수 있을까. 틴더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을 보면, 상대를 찾고 만나는 과정까지는 데이터가 효율적으로 도와주는데 어느 정도 기여를 하는 것 같다. 낭만과 사랑의 깊이를 과학적으로 수치화할 순 없겠지만 데이터는 확실히 이런 추상적 개념에 대해 우리의 이해를 향상하고 보완할 수 있다. 인간의 행동, 감정, 관계에 대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면 '낭만'과 사랑의 본질을 완전히 조작할 수는 없지만 추상적인 세계를 구체화하고 의미 있는 연결로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실수하는 이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