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져 올리며

마음먹은 한 가지

by 가람

좋았던 기억을 더듬으면서 이것 하나는 놓지 말아야겠다 다짐한 것이 있다.


뭔가 ‘하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잃지 말기. 혹시 사라지더라도 다시 만들기. 한 단어로 바꿔 말하면 ‘호기심’이 될 수 있겠다. 요리하는 일이든, 다이어리를 꾸미는 일이든, 좋아하는 물건을 수집하는 일이든.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하고 싶은 마음에 속물적인 이유가 포함되어도 의미가 없어 보여도 괜찮다.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기분이 있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은 하늘과 땅 차이임을 느꼈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로 끌고 나가는 힘도 어마어마하다. 할 만한 이유를 만드는 일. 가장 솔직하고 진실한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배우고 싶던 전공을 선택하고, 궁금하고 해보고 싶던 일에 차근차근 근접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지 않았던 때였다. 공허함이 없었던 사이사이의 조각들이었다. 스스로 공부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지내는 것 자체가 제법 마음에 들었으니까. 은근하게 그 맛에 중독돼 순간마다 몰입했고 나름대로 치열했다. 좋은 성적, 장학금을 받고 싶은 욕심과 멋있어 보이고 싶은 욕구가 합세하기도 했지만, 집중하는 순간에는 그 세력들이 나도 모르는 새 저 멀리 달아나 있었다. 못할 것 같이 보이다가도 어느샌가 보면 앞으로 나아가 있고 이미 선택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적당함’ 대신,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보고, 또 이왕이면 제대로 잘 해보고 싶은 감정이 솟아났던 것 같다. 지각 안 하고, 수업 빼먹지 않고, 이동 시간을 활용하기도 하고, 끝내지 못한 것들은 밤을 새워 마무리하는 등의 방식으로. 해낼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썼다. 지금 생각해 보면 뭘 이루고 싶었다기보다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나 자신에게 자랑스럽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기억이 참 근사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뒤늦게 흥미를 찾는 지금, 이번에는 진절머리 날 정도로 더 탈탈 털어보자 해보는 중이다.


그렇게 천천히 ‘보통’쯤에는 속하는 사람이 되어볼까 한다. 후련하고 개운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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