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춤의 공통 분모
재현은 춤을 배우면서 깨달았다.
그녀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몸이 먼저」 나간다는 것을. 노래를 주의 깊게 들으면 그 안에 비트를 발견해 거기에 맞추어 춤을 출 수 있다. 재현은 많은 경우 노래보다 먼저 움직인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왜 그러한가, 그녀는 배움이든 어떤 것에 있어서든 뒤쳐지는 것에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춤을 배울 때도 안무를 빨리 소화하려는 욕구가 발동한다.
하지만 수 차례의 수업 참여, 영상 촬영을 통해 알게된 게 있다. 차라리 먼저 몸이 나가려는 움직임을 제어하고 상대와 조금 느리게라도 호흡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 상대방이란 강사님 또는 노래다. 강사님을 한 템포 늦게라도 차근히 따라가거나, 노래를 주의 깊게 듣고 박자를 파악한다. 거기에 안무를 하나씩 맞춰가면 춤이 적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렇다. 춤을 「잘 추려면 우선 잘 들어야」 한다.
강사님도 말한 적 있다. 안무를 틀리더라도 노래를 놓치면 안 된다고. 비트를 잘 듣고 거기에 맞추어 추면 된다고. 안무를 창작할 때 노래 가사대로 할 때도 있고, 소스를 듣고 짤 때도 있다고. 안무가들이 아이돌 안무를 짤 때도 노래를 수백번 듣고 동작을 짠다고. 생각해보니 그게 안무가 나오는 방식이었다. 그만큼 「노래를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 생활에서 소통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녀는 어쩌면 잘 듣고 있다는 반응 표시나 즉각적인 답변이 앞선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상대방의 메세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한데 말이다.
춤이 그렇듯 상대방과의 대화에서도 먼저 제대로 들은 「다음」 호흡할 수 있다. 준비된 듯한 그럴 듯한 답변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러면 오히려 영혼 없거나 성급한 답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의도와 욕구를 이끌어내고, 그걸 토대로 적절한 말을 얹어가는 게 대화이다.
오늘 춤을 출 때, 몸이 먼저 나가려는 욕구를 제어해야 할 것이다. 마음을 차분히 하고 음악을 먼저 듣겠다. 그리고 몸을 그에 맞추어 움직일 것이다. 필요하다면 수십 번 반복해서 듣겠다. 댄서들이, 안무가들이 노래를 잘 듣고 거기서 소스를 발견해 춤을 추는 것처럼. 짧고 긴 대화에 있어서도 상대방 메세지를 듣고 함께 호흡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 경청 안에서 리듬이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