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이 Dec 04. 2023

1인 가구 위시리스트

같이 분식 먹을 사람?

혼자 살면 이런 게 위시리스트가 된다.



우선 김밥 두 종류 이상 주문하기.

그리고 같이 먹을 사이드메뉴 하나 더, 이를테면 라볶이 같은 거 추가하기.


평소에는 남을까 봐 김밥 한 줄만 산다.

혼자라도 라볶이 같이 먹으면 되잖아-라고 하지만, 그냥 내 스타일이 그렇다. 절반만 먹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할 텐데. 그게 아니니까. 아쉬운 대로 김밥 한 줄만 사 와서 샐러드를 곁들이던지 한다.


분식 메뉴를 고민할 땐 늘 조금 아쉽다. 나도 라볶이 먹고 싶은데. 참치김밥도, 크래미김밥도 먹고 싶은데.


그래서 다양한 메뉴를 누군가와 같이 먹기. 이런 게 위시리스트가 된다.


호화롭다. 이 저녁식사.


“재현이 지금 소원풀이 중. “

라고 말하니 앞사람이 웃는다.


“아 진짜 맛있다, 이 집 김밥이랑 라볶이를 꼭 누구랑 같이 이렇게 먹고 싶었어.”

가슴속 오랜 소원이었다.


“나 지금 진짜 소원풀이 중이야. “

먹다가 또 말한다.


너무 소소하지만 그냥 그렇다는 거다. 너무 소소해서 이러다 사라지는 거 아닐까 싶다. 하하. 그런데, 소소한데 호화로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날, 저녁을 어느 때보다 풍족하게 맛있게 배부르게 먹는 것 같다. 배도 마음도 배부르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개팅에서 얻은 의외의 수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