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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Jan 14. 2024

오늘을 따뜻하게 끌어 안기

마냥 소소한 일상은 아니었던

그냥 직장인이 되고 난 후에는 그랬다. 주말이면 아침부터 밖에 나갔다 오는 편이다. 평소보다 내추럴한 옷차림으로 훌렁훌렁 카페에 간다.


그런데 비가 살짝 내리는 겨울 아침인 오늘은 우리 집이 가장 있기 좋은 곳-, 지금 있어야 할 곳이라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시간을 지내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보다, 잊고 있던 때조차도 여기 있어 주었던 집에서 마음의 안정감을 느꼈다. 커피 한 잔 사 오면 우리 집이 오늘 작업실이자 홈 스위트 홈이다.



고요-한 오늘의 우리집. 홈 스위트 홈.


아마 지금으로서는 동네 좋아하는 카페에 다녀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주말 일정이다. 소소하고 별것 아니어 보이지만 사실 아침, 점심 시간대에 이곳에 올 수 있는 건 2/7 확률이다. 일주일 일곱 번의 하루 중 단 이틀. 이 정도면 꽤 특별하지 않나?



약간 여유 있게 일어나, 편한 옷차림으로 공원 초반부쯤 위치한 카페에 가는 길. 공원 벤치 앞에서 하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천천히 호흡하는 일.


그런 다음 카페 문을 열고 일주일 만에 보는 사장님과, 스태프분들과 눈을 맞추며 인사하는 일(오- 안녕하세요!). 평일엔 거의 아메리카노를 고르기에(벌컥벌컥 마시기 좋다) 오늘은 어떤 메뉴가 끌리는지 잠깐 고민하는 일. 창을 사이에 두고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기다리는 일. 커피가 예쁜 잔에 담겨 올 때 다시 한번 웃으며 맛있게 드세요-와 감사합니다-를 주고 받는 일.


정성스레 준비된 커피를 잠깐 지켜보는 일.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맛을 보는' 일. 가끔 가만히 바깥을 응시하는 일. 가져온 노트나 책을 펼쳐보는 일.



이 시간들에 모두 감사했는지 모르긴 몰라도, 순간마다 경험한 행복감이 향기로운 시간이 되어 내 안에 들어왔음은 분명했다.



시간을 어떻게 지낼까, 무엇을 가질까, 누가 중요한가 고민할 때 이 문장을 만났다. 핵심적이고 압축적인 문장 한 줄.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간소한 인간관계로,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삶.


오늘 꼭 필요한 거라면 나의 오늘을 사랑하는 일이다. 심심하게 들리는 일상(日常) 이야기가 들여다 보니 마냥 일상적인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더 마음껏 끌어안고 사랑해야지. 향기로운 시간을 만들어야지.


가벼운 겨울비가 내리는 오늘이, 문장이 품은 의미를 한층 오롯이 경험하도록 해 준다.


Code Name. Winter Drizzle 앉은 김에 좋아하는 곡 코드 연습하고 간단히 담아보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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