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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유니 Sep 12. 2024

샤르퀴티에소스의 돼지구이와  무슬린 감자

COTES DE PORC POELEES SAUCE  CHARCUTIERE

벌써 세 번째 수업이 돌아왔다. 학기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데 과연 앞으로 종강과 방학이라는 게 있을는지.

이번 수업은 갈색 육수를 이용해서 만든 소스를 곁들여 먹는 돼지구이와 감자 무슬린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샤르퀴티에 소스라는 말을 처음 들어봐서 너무 생소했는데 주로 돼지고기와 같이 제공되는 클래식 프렌치소스라고 한다. 들어가는 재료를 보면 왠지 새콤달콤한 소스가 될 것 같고 느끼할 수 있는 돼지고기의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리라 생각이 된다.


감자 무슬린은 만드는 과정을 보니 왠지 매쉬드포테이토와 비슷한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


과연 교재대로 멋진 요리가 완성될지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시작해 본다.


이번에도 2가지 요리를 해야 해서 준비할 재료가 상당히 많다. 돼지고기가 메인 요리인만큼 주문을 통해서 특별히 비슷한 부위로 준비를 했다. 마치 소고기의 토마호크 부위와 비슷하다고 해서 돈마호크라 불린다.

그리고 역시나 버터와 와인은 필수적으로 엄청나게 들어간다. 그래서 정말 좋다.


샤르퀴디에소스의 돼지구이

돼지갈비 부위(돈마호크), 버터, 양파, 화이트 와인, 화이트 와인 비니거, 쇠고기 육수, 디종 머스터드

피클, 소금, 후춧가루

감자 무슬린

감자, 우유, 생크림, 소금, 후춧가루, 너트메그(육두구)


첫 번째 요리를 시작해 보자.


우선 돼지고기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밑간을 해둔다.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버터와 식용유를 넣고 고기가 노릇노릇하게 될 때까지 굽는다. 아무래도 돼지고기다 보니 레어로 먹기엔 무리라 생각해서 미디엄 정도로 구웠다. 거의 15분 정도 구우니 고기 표면이 갈색으로 먹음직스럽게 변했다. (고기가 저절로 입으로 들어온다. 안돼!!)


고기를 구운 프라이팬에 버터와 다진 양파를 넣고 볶기 시작한다. 양파 색깔이 변하려 할 때 화이트와인 비니거(와인을 발효시킨 식초)를 부어주고 끓여준다. 잠시 뒤에 화이트 와인을 넣고 소스 색이 나기 직전까지 끓인 다음, 쇠고기 육수를 넣고 약한 불에서 20분 정도 추가로 끓여준다. (끓이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서 다리가 아프다.)  

이제 볼에 디종 머스터드를 담고 열심히 끓인 소스를 조금씩 부어 가면서 거품기로 잘 저어 준다. 어느 정도 섞이면 소스 냄비에 부어주고 간을 맞춘다. 이때 팔팔 끓이면 소스가 분리가 된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난 교재 대로 말을 잘 들어서 분리가 안 됐다. 잘했어.) 이제 길고 얇게 피클만 넣어주면 소스는 완성이다.


두 번째 요리 시작이다.


감자는 껍질을 벗겨 잘 씻고 익기 쉽게 자른 다음, 굵은소금을 넣은 냄비에 넣고 삶아 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젓가락으로 찔러보면 익었는지 확인을 할 수 있다. 감자가 충분히 삶아졌으면 볼에 담아 으깨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부지런히 으깨야한다.


그리고 버터와 우유를 더해서 잘 섞어 주고 생크림을 넣고 마지막으로 소금, 후춧가루, 너트메그(육두구)를 넣어 간을 해준다. 그럼 완성이다. 조리과정이 매쉬드포테이토와 거의 유사해서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드디어 요리가 완성이 되었다.

매번 고맙게도 요리가 완성되면 아내와 처제가 예술의 혼을 담아 사진을 찍어준다. 이게 그 결과물이다. (점점 욕심이 과해지기 시작해서 무섭다.)

사실은 2가지 요리가 같은 날에 완성이 된 것이 아니라서 맛의 조합을 못 본 것이 너무 아쉽다.

어쨌든 요리가 완성되었으니 먹어보고 맛 평가를 해보자.


평가위원1(아내)

"요리가 자극적인데 맛있다.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고기를 너무 잘 구웠다."

"감자 무슬린은 소스의 새콤한 맛을 중화시켜 줘서 같이 먹어야 한다"


평가위원2(처제)

"너무 맛있는데 신맛이 끝난 후에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더 강조된다. 여태까지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맛있고 새콤해서 계속 들어간다."

"감자 무슬린에서 약간씩 씹히는 알맹이가 너무 맛있다."

 

나 역시 처음 소스만 먹었을 때 새콤달콤한 맛이 자극적으로 느껴졌지만 고기와 함께 먹으니 고소한 고기의 맛과 정말 잘 어울렸다. 확실히 감자 무슬린과 같이 먹었더라면 새콤한 맛을 중화시켜서 깔끔하게 요리를 마무리했을 것 같다.


매번 먹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프랑스 요리는 와인을 먹을 수밖에 없도록 한다. 요리에 와인이 들어가고 남은 와인은 요리를 먹을 때 먹고. 심지어 요리에 와인이 정말 잘 어울리니 안 먹을 수가 없다. (와인 사러 가야지~)


프랑스 요리에는 소스의 종류가 다채로워서 매번 만드는데 새로움의 연속이다. 앞으로 어떠한 소스들이 있을지 기대되고 왜 이런 소스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공부를 해봐야겠다.


이번 역시 즐거운 요리 수업이었고 일주일에 한 번 같이 먹고 요리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 소소하지만 정말 행복하다.


다음 네 번째 수업 역시 기대가 된다.



ps) 먹은 후 마지막에 정리하는 게 가장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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