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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유니 Sep 05. 2024

양파 수프 그라탱

이번 요리는 우리나라 찌개와 비슷한 프랑스 음식인 양파 수프 그라탱이다. 프랑스에서는 국물요리를 고급요리로 취급하지 않고  일반 가정식 정도로 인식한다고 한다. (가정식이야 말로 최고 아닌가.)


그런 대접을 받던 양파 수프 그라탱이 요즘에는 레스토랑에서 스타터 음식으로 제공된다고 하니 위상이 높아졌다고 해야 할까?


아마도 대부분 그라탱이란 용어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음식에 대한 대략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순 있지만 상세히 설명하기에는 애매하게 알고 있다. 그래서 요리 용어를  잠깐 찾아봤다.


*그라탱은 오븐용 접시에 어류, 육류, 계란, 채소, 파스타 중 몇몇 재료를 섞어서, 소스와 함께 담아내어 그 위에 치즈와 빵가루를 뿌려 오븐에서 구워낸 요리이다. (*출처 : 나무위키)


즉, 양파로 만든 수프를 오븐용기에 넣고 치즈와 빵을 올려 오븐에 구워낸 요리가 오늘 만들 양파 수프 그라탱이다.


이제 용어도 알아봤으니 본격적인 요리에 들어가 보려 한다. 이번 요리의 재료는 아래와 같다.


대부분 마트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들이나 그뤼에르 치즈는 아무리 마트에서 찾아봐도 보이지가 않았다.(무려 마트 3군데나 다녀왔다.) 너무 아쉽지만 체다 치즈로 대체해서 요리를 하였다.


주재료

양파, 버터, 박력분, 닭 육수, 포트와인, 바게트, 그뤼에르 치즈(체다치즈로 대체)

부재료

소금, 후춧가루


모든 재료는 준비되었으니 교재를 보면서 순서대로 따라가 보자.

양파를 얇게 썰어서 낱낱이 흩어지도록 손으로 가볍게 털어준다. (매워서 흘린 눈물도 같이 털자.)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이고 양파가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열심히 볶아 준다. (참고로 버터는 적당량을 넣어야 한다. 많이 넣으면 너무 맛있어지는데 살도 너무 찐다.)

양파가 캐러멜처럼 진한 갈색으로 변하면 박력분을 넣어 잘 섞어 준다. 섞다 보면 양파가 걸쭉한 느낌이 들 것이다. 프라이팬에 닭 육수를 붓고 양파가 잘 풀어지도록 주걱으로 빙빙 저어가며 센 불에 끓여 준다.

끓기 시작하면 포트와인을 부어 주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와인은 본인 입이 아닌 제발 요리에만 넣도록 하자. 취한다.)

오븐 용기에 수프를 부어주고 바게트를 잘라서 넣어준다. 바삭한 식감이 좋으면 구운 바게트를 넣어주면 더욱 좋다. 바게트 위에 치즈를 사정없이 뿌려준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해도 좋다.

이제 오븐에 넣어주고 치즈가 그을린 상태로 된 정도로만 구워주면 완성이다.

드디어 2번째 요리인 양파 수프 그라탱 이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로 완성되었다. 고소하고 달콤한 향이 온 집안을 감싸 안았다. 처제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너무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요?"라고 연신 감탄을 했다.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정말 멋진 메인사진을 찍기 위해서 아내와 처제가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열정적이었다. (난 요리하는 게 진짜 더 쉽다고 느껴졌다.)


드디어 완성된 요리를 먹을 차례가 돌아왔다.

알겠지만 우리 집에는 미식 평가단이 있다. 바로 아내와 처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에는 객원 평가위원을 초청하였다. (바로 옆집에 장모님이 사신다.)


3명으로 이루어진 평가단의 전문적인 심사가 진행되었다.


아내는 "단맛이 강하고 짜며 매운맛이 느껴지는데 맛있다. 매운 고추를 넣어서 더 맵게 하면 더욱 맛있을 거 같아."라는 평을 남겼다.


처제는 "정말 맛있는데요? 그런데 양이 적은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양이 적지 않은데요? 그리고 매운맛은 후추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에는 많은 평가를 남기려는 노력이 보였다. (잘하고 있어.)


장모님은 연신 "맛있다!"라는 말씀만 하셨다. 어디서 많이 보던 맛 평가이다. (역시 처제는 장모님의 딸이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양파를 상당히 오랫동안 볶을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결과물을 보면 충분히 필요한 과정이라 느꼈다.


오래 볶아서 양파의 단맛이 극대화되어 마치 캐러멜을 먹는 듯한 느낌이 진짜 들었다.

개인적으로 포트와인은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요리에 꼭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트와인의 건자두 같은 단맛이 양파의 단맛과 만나 더욱 풍부해졌고 감칠맛과 풍미를 이끌어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거기에 치즈까지 첨가되니 단짠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뤼에르 치즈를 넣었다면 과연 어떤 맛일까?)


와인과 같이 먹으니 술안주가 따로 필요 없었다. 오히려 해장으로 먹어도 좋을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하고 단순한 요리로 보일지 몰라도 풍부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요리임에 틀림없다.


다음 프랑스 요리도 기대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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