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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편제표를 미리 봐야하는 이유

by 꿈꾸는나무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교육과정을 미리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경우 각 대학에서 요구하는 과목, 특정 과목을 들으면 가산점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교육과정이 그 두 과목을 아예 이수할 수 없도록 편제되었거나 수능에 불리하게 짜여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기준 1학년 학생들은 국어 영역 중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중에서 한 과목을 골라 수능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그런데 ‘언어와 매체’를 2학년에 편제해 놓았다면 수능에서 ‘화법과 작문’을 선택할 학생들은 2학년 때 내신만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물론 그 과목을 공부하는 것 자체가 탐색의 과정이며 의미 있는 배움의 과정일 수 있지만, 입시에서의 유불리를 따지자면 개인적으로 좋은 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어와 매체’를 최종 선택할 학생들도 3학년 1학기에 수능과 같이 선택 과정으로 편제가 되어있다면 내신 공부를 하면서 수능 대비를 할 수 있겠죠.


문법 과목의 특성상 외울 내용이 많고 기억이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3학년에 내신과 수능을 같이 대비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미술 중점학급, 체육 중점학급 등 예체능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학급과 교육과정이 따로 있습니다. 이런 경우 교육과정이 일반 과정 학생들과 다르게 짜여 있습니다.


일반 과정의 친구들이 일주일에 영어와 수학을 4시간 배운다면 예체능 과정 친구들은 영어와 수학을 3시간 배우고 남은 1시간은 진로에 맞는 과목을 공부합니다.


이때 일주일에 배우는 수업의 시간(‘시수’라고 합니다.)이 달라져서 시험문제도 일반 반과 다르게 출제하고, 내신 등급도 일반 반과 따로 산출합니다. 만약 아이가 ‘체육’ 진로라면 문·이과 진로를 선택한 학생들과 같이 내신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일반 반 학생들은 예체능 학생들이 등급 산출에서 빠지니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교육과정 편제 자체의 문제입니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대학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대부분 다 맞춰서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원합니다.


서울대의 경우 교육과정 구성Ⅱ를 두 개 이상 충족할 경우 2점의 가산점을 줍니다. 그런데 일부 학교는 학생이 그렇게 과목을 선택하고 싶어도 편성 자체가 막혀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물리학Ⅱ를 이수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아예 교육과정에 물리학Ⅱ 개설이 안 되어있는 학교도 있다는 뜻입니다.

저희 학급에 미국에서 무역업을 하시는 친척을 둔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외국어대학을 진학하거나 경영, 무역 관련 진로로 진학하여 해외 취업을 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인근 학교 중에 스페인어가 제2외국어로 지정된 학교가 드물어 교육과정을 보고 스페인어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왔다고 했습니다.


또한, 인문계에서 미술을 전공하기로 결정한 학생이 미술 중점 교육과정이 있는 학교로 전학을 오기도 합니다. 이처럼 교육과정을 미리 살펴보는 것은 학생의 진로 설계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 이런 교육과정 편제를 어디서 확인할 수 있을까요?

‘학교알리미’라는 싸이트를 들어가시면 <전국 학교정보>-<학교별 공시정보>에서 각 학교를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학교를 검색하면 위와 같은 학교정보가 나옵니다. 이런 정보는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 홈페이지에는 가장 첫 번째 탭에 학교장 인사말, 교육 비전과 목표, 학교 상징 다음에 바로 ‘교육과정’을 올려놓습니다. 그만큼 교육과정이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육과정 편제표 읽는 방법을 간략하게나마 설명하려고 합니다. 지면으로 부족한 부분은 각 학교의 교육과정 설명회, 중학교 부모님을 대상으로 입시설명회에서 다양한 정보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조금만 검색을 해보고, 발품을 팔아서 3년 동안의 교육과정을 미리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면 우리 아이에게 좀 더 좋은 학교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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