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의 주당 수업시수는 교과 수업 30시간, 창의적 체험활동 4시간으로 총 34시간입니다. 일주일 시간표에서 30시간은 교과수업, 4시간은 창의적 체험활동을 합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 학습이 아니라 흡연 예방 교육/ 성폭력 예방 교육/ 안전교육/ 학급 자치 등의 자율활동(자치, 적응, 행사)과 교내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진로 활동을 모두 포함합니다.
1주일 34시간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로 나누면 7교시가 4일, 6교시가 1일이 나옵니다. 7교시 수업만 매일 있으면 학생들이 많이 지치기 때문에 보통은 수요일이나 금요일 하루를 6교시로 정합니다.4일은 7교시 수업이지만 일주일 중 하루는 일찍 집에 가는 날이 생기기 때문에 학생들은 6교시 수업만 있는 이 하루를 무척 기다리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기다리는 이 하루를 온전히 내버려 두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공휴일이 특정 요일에 몰려 일부 교과의 수업 시수가 모자라는 경우, 이날 7교시에 부족한 시수의 수업을 보충합니다. 혹은 학교의 각종 대회를 6교시 수업만 있는 날의 7교시로 잡아 운영합니다. 소수의 대회 참가 학생들을 위해 교과 수업 한 시간을 통으로 빼는 것이 미참여 학생들의 학습권에 영향을 주어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인문계 고등학교의 사례입니다.>
중학교는 고등학교보다 주당 수업시수가 적습니다. 보통 3일은 6교시, 이틀만 7교시 수업을 합니다. 게다가 수업 시간도 45분에서 50분으로 늘어나 고1 학생들은 입학 후 빡빡한 학교 수업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힘겨워합니다. 다음은 인문계 고등학교 1학년 시간표의 예시입니다.
중학교와 달리 기초 과목에서 A/B와 같은 구분하는경우가 많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처럼 일주일에 수업 시수가 많은 과목에서 주로 이렇게 운영합니다. 이 구분은 교과목이 달라지는 게 아닙니다. 성적도 같이 산출되고 세부능력 및 특기 사항도 하나만 받는 같은 교과 수업입니다. 단지, 일주일에 4시간의 수업을 두 명의 선생님이 두 시간씩 나눠서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국어를 일주일에 4시간 배워야 한다면 두 시간은 국어A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문법 진도를 나가고, 두 시간은 국어B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문학 진도를 나갑니다. 이렇게 한 과목을 두 명이 함께 진도를 나갈 경우, 장단점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한 선생님이 4시간 쭉 들어오는 것보다 덜 지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영역을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수업을 드문드문 들으니 수업의 연속성이 떨어지겠죠.
선생님은 일주일에 4차시의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두 명이 나누어서 들어가면 2차시의 수업 준비만 하면 되어 수업 연구를 충실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일주일에 2시간만 수업을 하니 진도를 나갈 때 여유가 없고 학생들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요.
이렇게 나누는 것은 과목을 맡은 교사의 취향이 반영되기도 하지만 학교 사정에 따라 구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생깁니다. 교사들의 일주일 수업 시간을 평균적으로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A/B를 나누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위 그림은 하루 일과표의 예시입니다. 학교에 따라 등교가 더 빠른 학교도 있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이 더 긴 학교도 있습니다. 경기도 외 지역은 등교가 빠른 편이고, 경기도는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고 여유 있게 등교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9시 등교가 많습니다.
부모님의 학창 시절과 비교한다면 0교시 수업도 없어졌고, 강제적인 보충 수업이나 전체가 남는 야간 자율학습도 사라졌습니다. 학생들은 7교시 수업이 끝나면 청소와 종례를 마치고 대부분 귀가합니다. 보통 5시 이후에는 학교에학생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방과 후 수업을 듣는 학생,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학생만 학교에 남게 되는데 전체 학생의 20%도 되지 않습니다. 약 80%의 학생들은 하교하여 집에 가거나 학원에 가는 등 시간 활용을 합니다. 이전 세대의 고등학생들은 0교시부터 야간 자율 학습까지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냈는데, 이제는 학생의 선택과 자율성을 더 중시합니다.
일과표 중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은 아침 ‘조회’입니다. 학생들 생활기록부에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실수를 남기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1분 정도 지각한 것은 선생님의 잔소리 정도로 끝낼 수 있지만, 고등학교는 출결이 매우 예민한 부분입니다. 출결은 생활기록부의 가장 앞면에 기록되고, 학생의 성실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생각합니다.
출결에 몇 번의 미인정 지각이 있다고 큰 불이익이 있지는 않겠지만, 잦은 미인정 지각이나 조퇴, 결과가 있는 학생은 아무래도 좋은 인상을 주기가 어렵습니다.미인정 지각이나 조퇴, 결과는 이전의 무단 지각, 무단 조퇴, 무단 결과에 해당합니다. 미인정 지각이 많이 있으면 입시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있어 학생들 간에 매우 예민한 영역입니다. 누구는 1분 늦었는데 봐주고, 누구는 1분 늦었는데 인정해 주면 생활기록부 조작이라는 오명까지 담임교사가 쓰게 됩니다. 따라서 원칙대로 출결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게 고등학교의 지각 처리 방식입니다.
혹시 학생이 아파서 지각할 상황이고,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대학에 갈 학생이라면 차라리 병원 진료를 받고 확인서를 챙겨 등교하도록 하는 게 낫습니다. 이때 담임선생님께는 조회 시작 전에 미리 연락해서 사유를 말씀드려야 합니다. 연락이 안 된다면 문자라도 남겨야 합니다. 담임교사도 어쩌다 지각한 학생에게 미인정 결과를 체크하고 싶지 않지만, 지각한 학생을 교실에서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 학생만 봐주는 순간 원칙과 신뢰가 깨어집니다. 학부모와 교사의 갈등이 가장 많은 부분도 바로 미인정 지각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학부모님은 담임 선생님이 학생을 차별한다고 생각하거나 1분 지각을 출결에 반영하다니 야박하다고 느끼고 민원 전화를 많이 합니다. 차라리 매일 등교 시간보다 5분 일찍 학교에 도착하도록 1학년 때부터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버스를 타고 등·하교 하는 학생은 버스 회사, 교통 사정에 따라 지각할 확률이 높기때문에 아예 지각하지 않도록 타야 할 버스의 앞차를 타도록 버릇을 들여야 합니다.
아이가 다닐 학교의 일정표를 미리 확인하고, 편안하게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