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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나무 Sep 30. 2020

모의고사 성적을 신뢰할 수 있나요?

모의고사와 수능의 상관관계에 대해

  첫 모의고사 성적표가 나가고 나면 학부모님 중에 “이 정도면 정시에 올인하는 게 나을까요, 수시도 챙겨야 할까요?” 혹은 “이 성적이면 어느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어머님이 계십니다. 제가 근무하던 학교에는 고3 부장만 오랜 기간 하셨던 진학지도의 베테랑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고1 모의고사 성적에서 고3 때 변화가 있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미 고1 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고1 모의고사 때 1등급 나오면 같은 고3 모의고사도 1등급이 나오고, 고1 모의고사 때 3등급이 나오면 같은 고3 모의고사도 3등급이 나올 확률이 아주 크다는 겁니다. 저도 어느 정도 이런 예측에는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상위권에서 자신의 등급을 쉽게 내어주는 친구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없고, 정말 치열하게 공부하며 학습 태도 및 습관, 공부 방법까지 바꾼 친구들만 등급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미 있는 등급의 변화를 보이는 학생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재수생처럼 아주 극적으로 모의고사 등급의 변화가 있는 사례는 드물지만, 재학생 중에도 1학기 모의고사가 4등급이었다가 2학기에는 1~2등급 정도로 오르는 학생들이 종종 있습니다. 5등급 이하 하위권 학생들은 성적 변화의 폭이 큰 편이지만, 상위권에서는 변화의 폭이 매우 적은 편입니다. 즉, 어머님들이 선호하시는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등급을 올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1학년 때 몇 번의 모의고사를 치고 나면 내 아이가 수도권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학생인지, 수능 최저 등급이 필요 없는 대학이나 전형을 노려야 하는지, 정시 점수가 내신보다 훨씬 좋아서 정시 공부 비중을 늘리는 게 나을지 정도는 참고할 수 있습니다. 중상위권에서는 한 반에 한두 명 정도만 3등급이 1등급으로, 4등급이 2등급이 오르는 변화를 보입니다. (하지만 떨어지는 건 날개가 없습니다. 고1에 뒤늦게 사춘기가 온 학생의 경우 1등급이 5등급도 됩니다. 격렬한 사춘기를 초등학교나 중학교 1~2학년 때 보내고 있다면 박수를 칠 일입니다.)


  그러나 1학년 모의고사 성적은 자신의 과목별 실력을 참고할 수 있는 수단일 뿐 수학능력시험에서의 등급을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1, 2학년의 경우 1년에 총 4번의 모의고사가 있지만, 학사 일정이 빡빡하여 보통 2~3번 정도만 시험을 치릅니다. 이런 경우 6월과 9월 모의고사(‘학평’이라고 부릅니다.)는 공통으로 치르지만, 서울 학생들은 서울특별시교육청 주관의 4월 모의고사만, 경기도 학생들은 경기도교육청 주관의 5월 모의고사만 보는 식입니다. 이렇게 시험을 치르면 경기도 학생들의 경우 5월 모의고사가 첫 모의고사가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첫 모의고사에 의미 부여를 많이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 시험에는 정시에 강한 서울 학생들과 N수생이 빠진 결과입니다. 상위권이라면 이때 받은 본인 등급에서 실제는 한 단계 정도 아래로 밀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대체로 N수생은 모의고사를 공식적으로 응시하지 않고 문제만 출력해 풀어봅니다. 반면 학교에서는 시험 볼 의사가 없는 학생까지 전체가 응시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시험을 치르면 정시를 아예 생각하지 않고, 수학능력시험을 치르지 않을 하위권 학생들도 등급 산출에 포함이 됩니다. 따라서 모의고사 등급이 1등급이 나왔다고 해서 본인의 실력이 최상위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막상 수능시험을 보면 모의고사 성적과 다르게 등급이 내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3의 경우, 3월 모의고사는 수능을 출제하는 교육과정평가원이 아닙니다.  재수생이 더 많이 응시하고 신뢰하는 평가는 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과 9월의 학력평가입니다. 아래 기사는 3월 모의고사와 수능시험의 관계에  대해 잘 보여줍니다.


[3월학력평가vs수능] 응시 집단과 출제 범위의 차이

  학력평가 성적과 수능시험 성적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시험이 가지는 근본적인 차이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두 개의 시험은 출제기관이 다른 까닭에 응시가 가능한 집단의 조건 또한 다르며, 시행 시기가 다르므로 출제 범위에서도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다. 3월 학력평가는 시행 시기가 이른 탓에 국어, 수학, 영어 영역에서 전 범위 출제가 이뤄지지 않는다. 또 실제 수능과 달리 제2외국어/한문, 과학탐구Ⅱ 과목이 실시되지 않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바로 N수생 응시 여부에 따른 ‘응시 집단 구성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학력평가는 ‘각 시/도 교육청’ 주관의 모의고사이고, 수능 모의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의 모의고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수능시험을 출제하는 기관이며, 그 출제 목적이 해당 학년도 수험생들의 학업 성취수준과 시험의 난이도를 판단하는 것에 있기 때문에 6월과 9월의 수능 모의평가는 수능과 동일하게 N수생 응시가 가능하다. 즉, 3월 학력평가는 고교 재학생에 한해서만 응시가 가능한 것이다.

  2019학년도 응시 인원 현황을 기준으로 3월 학력평가의 응시생은 456,250명이었다. 이는 6월 수능 모의평가보다 64,490명(12.38%)이 더 적은 숫자이며, 9월 수능 모의평가보다는 57,646명(11.22%) 더 적었다. 수능과 비교했을 때는 73,970명(13.95%)이 적은 숫자이다. 3월 학력평가는 그 대상이 수험생 중 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만 한정되기 때문에 그 숫자가 가장 적을 수밖에 없다. 또 평가원이 발표한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결과」에 따르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중 졸업생의 비율은 24.58%의 비율로 나타났다. 매해 재수생의 비율은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 3월 학력평가의 결과를 해석할 때 유의해야 할 지점이 생긴다.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하고, 상대평가 체제인 수능은 성적 산출 시 응시 집단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성취도, 즉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달라진다. 따라서 3월 학력평가는 2학년 겨울방학까지의 학습상태를 점검하는 지표는 될 수 있지만, 수능 시험의 표준적인 지표로 삼을 수 없는 것이다. 결국 3월 학력평가 성적과 수능시험 성적은 다른 기준으로 바라봐야 한다.  출처 :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2019.03.25.)

  이런 사실을 모른 채 1학년 첫 모의고사에 올 1등급을 받았다는 학생의 어머니께서 학교에 수시로 전화해서 우리 딸이 서울대를 갈 수 있는지를 계속 문의하였습니다. 담임선생님, 교과 선생님, 성적 담당 선생님에게까지 끈질기게 전화해서 평균 등급 계산을 해달라, 올 1등급을 받은 학생의 숫자를 알려달라, 어떤 대학에 갈 수 있는지 유니브(입시 프로그램)로 뽑아달라고 했습니다. 1학년 모의고사 성적에 이렇게 흥분하고 좋아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어머니께서 조금 더 겸손하게 묵묵히 자녀를 지지하고 학교를 믿고 기다렸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자녀가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학교에 무리한 요구를 하면 ‘1등 엄마가 유세 떤다.’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엄마들은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선생님이 좋아할 것이라고 오해합니다. 학원에서는 시험 결과, 입시 실적이 곧 학원의 명성과 수입에 영향을 주므로 공부 잘하는 아이를 반길지 모릅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 학교의 명예를 높인다고 해서 반기는 선생님은 솔직히 많지 않습니다. 관리자는 학교 명성을 중요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국공립 교사들은 몇 년만 근무하고 학교를 옮겨 다니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성실하고 겸손한 학생을 좋아하고 높이 평가합니다. 따라서 부정적 인상을 남기지 않으려면 공부를 잘할수록 겸손함과 학교에 대한 신뢰가 필요합니다.

 

  아래 기사는 고3의 3월 모의고사 성적이 실제 수능에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고1 모의고사와 수능을 비교한다면 변화의 폭이 더 크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아래 기사를 참조하면  가장 변화의 폭이 적은 최상위권도 10%대로 성적이 상승하고, 80%대로 성적이 하락합니다. 따라서 내가 어떻게 약점을 보완해서 10% 상승의 범위로 들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10%의 확률에 희망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게 바른 태도입니다.


  로또 1등에 당첨 확률이 0.00001%라고 합니다. 이 확률에도 사람들은 희망을 걸고 지갑을 엽니다. 3학년 3월 모의고사 성적에서 성적이 올라가는 학생의 비율이 10%가 넘는다고 하면 좌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지막 역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정시입니다. 최종 본시합에서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심정을 가지고 긍정적인 자세로 공부하도록 자녀를 믿고 지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3월학력평가vs수능] 3월 학평 대비 수능 성적 향상 비율 변화   

  3월 학력평가에 응시한 재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신의 현재 성적이 실제 수능에서는 얼마나 향상될 수 있느냐’일 것이다. 전년도 3월 학력평가와 수능 채점 서비스 이용자 데이터를 근거로 수능 점수 변화 추이를 예측해 보면 다음과 같은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흔히들 ‘3월 학력평가 성적이 수능 성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실상과는 거리가 다소 있다. 계열과 성적 구간에 상관없이, 3월 학력평가 성적이 수능 성적과 유사하게 나타나는 학생은 채 5%가 되지 않는다. 자연계열의 경우 매해 1%대의 학생만이 3월 학력평가와 비슷한 성적을 보인다. 결국 이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면 성적이 향상되거나 하락했다는 뜻인데, 기본적으로 수능에는 N수생 등이 포함되고 이들은 상대적으로 상위권 표본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3월 학력평가 대비 수능 성적이 하락하는 학생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위권 학생들의 경우 성적이 향상되는 비율도 낮지 않고, 3월 학력평가 백분위 200~205점 구간 학생들의 경우는 수능에서 성적이 향상된 학생이 하락한 학생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즉, 3월 이후 학습의 방향이나 몰입도에 따라 성적의 변화 가능성은 매우 높다. 3월 학력평가 성적에 자만할 이유도, 지나치게 낙심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결국 3월 학력평가는 진짜 시험을 치르기 위한 하나의 ‘모의시험’이며, 그 모의시험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보완하기 위한 학습전략을 수립하고 그 전략을 성실히 이행하는 동기로 삼으면 충분하다. 재학생이더라도, 또 최상위권이더라도 수능에서 성적이 더 상승하는 학생도 분명히 있는 만큼, 자신이 그런 학생이 되기 위해 앞으로 수능 학습에 더욱 집중하도록 하자.

출처 :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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