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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나무 Oct 30. 2020

희망 과목을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는다면?

공동형 교육과정에 대해  

학생이 희망하는 과목을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위 학교 교육과정을 미리 들여다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간혹 일반적으로 개설이 되기 어려운 과목이 있습니다. 학생들의 희망 과목이 진로에 따라 매우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로봇’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로봇 관련 수업을 듣고 싶지만, 전공 선생님이 없으시거나 희망 학생이 적어 수업이 개설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과학고나 자사고의 경우 선택과목이 다양하게 개설되는데 일반고에서는 뻔한 수업만 듣는다고 불평하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과목의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공동 교육과정의 명칭은 교육청마다 다르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협력 교육과정 거점학교,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이라고 하고, 세종시에서는 캠퍼스형 공동 교육과정이라고 합니다. 인천에서는 학교 간 꿈두레 교육과정, 경기도에서는 교육과정 클러스터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명칭은 다르지만 모두 단위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본교 및 인근 학교 학생들에게 선택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학생 수는 15명 내외로 주입식 수업이 아닌 토론, 프로젝트 수업, 발표 위주의 수업을 합니다. 학생들이 관심이 있어 따로 신청하고 듣는 수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수업의 참여도가 매우 높고 수업의 질이 좋아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인천에서는 공동 교육과정에 대한 수업 만족도가 96% 이상으로 높게 나왔고, 다른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 만족도도 일반 수업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공동 교육과정은 학교 여건과 상황에 따른 격차를 줄여주고 다양한 수업을 듣도록 하는 데 기여합니다. 단위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직업 관련 과목, 영상 제작, 컴퓨터 그래픽, 성악, 로봇 기초, 문학개론, 보건 같은 전공 적합성에 부합하는 과목들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소인수 인원으로 운영되다 보니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에서 토론하고, 발표하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다른 수업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깊이 있는 사고력, 협업 능력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학교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비슷한 관심사와 꿈을 가진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어 긍정적 효과가 많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신청할 때 주의하셔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수업은 보통 정규수업 시간에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방과 후 별도의 시간을 내야 합니다. 아주 인근의 학교에서 수업이 진행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하교 후에 다시 그 학교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를 수 있습니다. 본인이 정말 그 과목을 수강하고 싶어 신청하는 경우 이런 불편함도 감수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시간을 많이 뺏긴다는 이유로 중도 탈락하는 학생들이 나옵니다.


학생들은 수업을 신청할 때 공동교육과정의 장점에 대해 듣고 순간적으로 마음이 혹해서 큰 고민 없이 신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도 탈락하더라도 학원에 다니다가 끊는 차원, 혹은 방과 후 수업을 듣다가 미이수하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의하셔야 하는 점은 이러한 공동 교육과정은 정규 수업과 동일하게 출결, 성적 등이 처리된다는 점입니다.


정규 수업처럼 학기 중간에 포기할 수 없고, 만약에 수업을 빠지게 된다면 결석으로 생활기록부 출결 반영됩니다. 또한, 평가 방식은 시도마다 다르지만, 일반 학교 내 수업과 똑같이 시험을 치르고 성적도 산출됩니다. 이런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충동적으로 수업을 신청했다가 크게 관심 없는 수업을 들으러 매주 ‘울며 겨자 먹기’로 방과 후에 수업을 들으러 가는 학생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이제라도 그만하고 싶다는데 미인정 결과로 생활기록부에 반영이 되니 담임으로서 그만하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공동 교육과정 수업이 화/목에 주 2회나 잡혀 있어서 꼭 다니고 싶은 학원도 못 다닌다며 불평하는 학생도 만났습니다. 모든 것은 본인의 선택이고 책임입니다. 단위학교에서 받을 수 없는 양질의 수업을 들을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이 수업이 꼭 필요하지 않은데 신청한 경우 한 학기 내내 고생할 수도 있습니다. 주 2회 방과 후 시간을 빼야 한다면 개인 공부 시간이 줄어드는 것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화려한 생활기록부를 기대하고 신청했다가 오히려 공부 시간을 빼앗겨 성적이 안 나와 후회하는 사례도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출결 처리를 하는지, 성적 산출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미리 확인하고 수업을 신청해야 합니다. 다음은 시도 교육청 교육과정 운영의 주요 특징을 비교한 표입니다. 해마다 조금씩 내용이 달라지니 정확한 내용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안내문을 따라 꼼꼼히 확인하고 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잘만 활용하면 배우고자 하는 과목을 다양하게 이수할 수 있지만, 잘못 선택하면 한 학기 내내 부담을 안고 가야 하는 것이 공동형 교육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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