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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색 형광펜 May 09. 2021

5. 내가 실패한 책쓰기의 경험들

“누구나 책을 쓸 순 있지만 누구나 많이 읽히는 책을 쓸 순 없다."

앞서 쓴 1~4장까지의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3권의 책을 썼습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술술 막힘없이 쓴 것은 아닙니다. 원고를 쓴 후 출판사에 투고를 할 때마다 순조롭게 계약이 성사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체감적으로 느끼기에 짧은 기간 (2년에 3권)이어서 쉽게 쓰고 출판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 책을 썼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았는데 그 중 많이 들은 질문이 “책을 언제 썼어요?”라는 질문과 “책을 어떻게 썼어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후자의 질문은 특별하지도 않고 뚜렷하게 눈에 띄는 성공을 하지 않은 네가 무슨 의미로 어떻게 책을 냈느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앞의 내용에서도 밝혔다시피 책을 쓰는 것은 제 꿈의 목록 중 하나였고 그 꿈의 성취를 위해서 쓰려고 했으며 그것이 실현된 것입니다. 책을 냄으로써 많은 꿈들 중 하나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에 책은 꼭 눈에 띄게 성공을 하거나 인생의 역전을 하며 반등을 이룬 사람만 책을 쓰는 것이 아니고 제 경험과 깨달음의 이야기를 공감하는 누군가에게 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기록을 통해 실천되어 나온 결과물인 것입니다. 또 빠른 속도로 체감되게 책을 쓰게 된 이유는 그동안의 쌓은 경험과 지식적 정보들을 목차와 주제에 따라 공식에 대입하듯이 정리하며 풀어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다시금 이번 장에서 강조하지만 누구나 책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점과 제가 겪은 책쓰기의 실패담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공부법에 관한 책을 먼저 썼습니다. 분량적인 부분이나 목차의 구성 등으로 얼핏 보면 기존 책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였습니다. 출판사를 찾아본 후 투고 이메일을 보내고 나니 연락을 받긴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불해야 할 초기비용이 많았습니다. 출판에 필요한 초기비용을 제가 많이 지불해야 출판사도 그만큼 초보작가의 책이 출판되는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제 책의 내용이 출판시장에서 눈에 띄거나 잘 팔리는 강점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임을 반증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그런 반면에 더 보완하고 내용을 갖추게 되면 더 나은 조건으로 출판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피드백을 자체적으로 하고 저는 그 원고를 좋은 경험으로 삼고자 하며 그대로 덮었습니다. 36꼭지 가량의 분량이었는데 과감하게 정리를 했습니다.      


두 번째 책은 신앙서적이었는데 본래 당시에 들은 바로는 기독출판사는 인지도가 높고 출판의 경험이 많은 목사님들에게 역으로 의뢰를 하고 그 분들이 원고를 작성하게 되면 받아서 탈고를 하고 출판을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안 사실인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제 원고가 경쟁력이 있으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기독출판사도 출판을 도와주는 거였어요. 그러니 제가 신앙서적의 원고를 쓴 것을 출판해줄 출판사를 좀 더 찾아볼걸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이 원고는 자기비용 출간 (POB)을 통해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브런치 작가로 합격 이메일을 받고 글을 공식적으로 쓸 수 있지만 사실 저는 브런치 작가 지원을 7번 떨어졌습니다. 지원하면서 알아보니 한 번에 합격 통보를 받은 작가님도 계시고 2~3번 떨어진 후 합격하신 분들도 계시던데 저처럼 많이 떨어진 분들은 드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신앙적 이야기를 주제로 하여 썼습니다. 내심 책을 낸 이력도 있고 그것 또한 지원할 때 어필하였기에 그 합격의 문턱을 낮게 생각한 부분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3번까지 떨어지고 나니 다소 초조해지고 또 내가 왜 떨어졌지?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약 8개 꼭지의 글을 쓴 후 3개씩 꼭지를 다르게 선택하여 지원하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내용의 꼭지여도 합격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꼭지의 내용을 여러차례 읽어보고 수정하여 지원하였지만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글의 내용이 신앙적이지만 훈계같은 내용이고 기독교적이지만 은혜와 감동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6번째 지원할 때는 기존의 내용을 전부 다 지우고 내가 책을 어떻게 썼고 출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주제를 삼고 나의 경험담과 사례를 중심으로 썼습니다. 이것도 1번은 실패를 하였는데 수정을 하고 내용을 다듬으니 7번째는 합격이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스타 그램에서 원고 공모하는 출판사가 있어 진로를 주제로 원고를 써서 35개 꼭지 전문을 보냈는데 아주 정중한 거절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제가 정말 유명하고 영향력있는 사람이라면 출판사에서 역으로 책을 좀 써달라고 요청을 하겠지만 아직은 많이 모자라고 부족한 사람이니까요. 기존에 출판한 책이 많이 팔렸다면 좀 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앞서 서두에 한 문장을 적었지만 누구나 책을 쓸 수 있습니다. 일기를 쓴 경험이 있고 또 책을 내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시간을 투자하여 책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척 어렵고 힘든 일도 아닙니다. 즉 글을 쓰고 그것을 모아서 출판사를 통해 책으로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했기 때문에 누구도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책을 많이 팔리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많이 팔리는 책을 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습니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님이신 김형석 교수님은 100세가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매일 사색을 하고 매일 글을 쓰신다고 합니다. 교수님께서 쓰신 책이 제가 쓴 책이랑 가격이 같습니다. 하지만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와 무게감은 천지차이입니다. 여러분에게 한 권의 책을 살 자금이 있다면 어떤 책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제 경험으로는 쓴 책을 팔리게 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전에 저는 “제가 책을 썼습니다. 제목은 뭐고 내용을 이렇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정리해서 문자 등으로 연락을 했습니다. 정말 가깝다고 느꼈던 사람 중에서 반응이 없던 지인도 있었습니다. 가볍게 인사만 하던 지인 중에 정말 축하를 해주고 책을 직접 구매하여 대면하여 인사를 와주던 분도 있습니다. 지인에게 책을 소개하고 읽히게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제 책을 알게 하고 지갑을 열어 사게 하는 것은 더 어려웠습니다.     


얼마 전 브런치 앱에서 저에게 알림이 왔습니다. “한 달 동안 작가님 활동이 없었습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알림이었어요. 요즘 한 달간 개인적으로 가정에 큰 일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핑계삼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후순위로 미뤄둔 것도 있습니다. 좀 더 깊이 묵상하고 좀 더 열심히 책을 읽고 좀 더 열심히 글을 쓰고 또다시 읽고 했다면 저의 책쓰기는 더 성장했을 것입니다.          

제가 쓴 글이 많이 읽히고 제가 출판한 책이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바라고 꿈을 꿉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실패를 제가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글을 쓰고 책을 내도록 시도할 것입니다. 저는 저의 길을 가려고요. 아! 그리고 현재 과연 “작가”인지 이 호칭이 저에게 어울리는지에 대해선 다음 장에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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