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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색 형광펜 May 30. 2021

6. 과연 저는 작가일까요?

3권의 책을 쓰고 지금도 책을 내려고 준비 중인 제가 작가인가요?

제가 “작가”라고 불리게 된 것은 책을 쓰기도 전입니다. 책 쓰기 아카데미 같은 곳에서는 특강에 참석하는 순간부터 작가라고 불러주더라고요. 수업료가 엄두도 못 낼 만큼 비싸고 과정을 수료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강만 참석한 저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작가라고 불렀습니다. 이후 부단한 노력과 애씀을 통해 저는 3권의 책을 썼고 출판까지 했지만 저는 아직 작가는 아닙니다. 지금도 원고를 쓰고 출판을 하려고 준비 중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제가 작가로 불릴 수는 없습니다.      


작가라는 단어를 사전적 정의로 찾아보니 위키백과에서는 “작가(作家)는 예술과 취미의 분야에서 작품을 창작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때 작품이 반드시 문학 작품일 필요는 없으며, 문학 작품인 경우에는 저술가라고 불리지만, 일반적으로 작가라고도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쓰여있습니다. 네이버 어학사전에서는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유의어는 글쓴이, 문인, 문예가라고 덧붙여져 있더군요. 저는 위 사전적 단어에 일치되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인 인세(印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제 첫 번째 책인 “마흔 나는 다시 꿈을 꾸기로 했다”는 책을 출판하는 것은 목적이 가장 컸기 때문에 계약서를 쓸 때에도 인세 부분에 크게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출판사에서 초보 중 초보인 저의 원고를 출판해준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이 책은 N검색창에서 주목할 만한 신간으로도 소개되었고 시간이 지나자 좌측 하단에 “베스트셀러”라고 빨간 원안에 표기되어 나왔습니다. 기분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인세란, “계약에 의하여 저작물을 발행하여 판매하는 사람이나 단체가 판권 소유자인 저작자에게 저작물이 팔리는 수량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치르는 돈”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인세를 통한 수입이 전무(全無)합니다. 왜냐하면 계약조건상 상당량의 부수가 판매된 후에 그 이후에 판매 권수에 대해 인세를 받을 수 있도록 계약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빨간 원의 표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습니다. 주목할 만한 신간에서는 자리를 감추었습니다.      

제가 주목해서 보고 꼭 한번 나가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인 ‘세바시’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동기부여나 영향력을 전달해주는 강연자들이 많이 나오는데 강연하는 분들을 소개하는 자막을 주목해서 보면 많은 분들이 책은 동시에 썼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라고 자막으로 표기되거나 소개되지는 않습니다. 「〇〇(책 제목)」의 저자라고 소개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작가는 아니지만 저자(著者)는 맞습니다. 저자는 “글로 써서 책을 지어 낸 사람”을 의미하니까요.      

저는 작가가 되고픈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저를 작가라고 불러준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더구나 계속 글을 쓰며 책을 내고 싶습니다. 제가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글을 써서 책을 내는 것은 사는 동안 계속 이뤄져야 하는 과업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1953년 첫 장편소설 「혼도」를 출간하고 백 권이 넘는 책 모두가 한 권도 절판되지 않은 작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루이스 라무르는 미국 의회가 주는 의회 명예 훈장을 수상한 첫 번째 소설가인 루이스 라무르는 “무슨 일이든 글쓰기부터 시작하라. 물은 수도꼭지가 켜질 때까지 흐르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학자이자 「생의 시작」을 쓴 소설가며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을 수상한 애니타 브루크너는 “글쓰기를 시작할 때까지는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글쓰기를 통해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진실을 깨닫게 된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매우 특별하고 재능이 있는 사람만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글쓰기는 매우 특별한 일이지만 동시에 평범한 사람도 당연히 해야 하는 과업입니다. 내가 쓴 글을 누가 읽을 것인가는 가장 먼저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독자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쓰는 자신에게 효과적이고 바른 성장을 돕는 큰 도구입니다.       


제 주위에 칼럼을 쓰고 묵상의 글을 SNS에 꾸준히 올리는 선배님들도 있고 목회자, 강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책을 내볼 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공통된 대답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책으로 낼 만한 글이 아니다.”라고 답합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도 대답은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읽어보니 저보다 잘 씁니다. 저보다 생각의 깊이가 깊은 글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책을 출판하지 않습니다. 책을 출판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대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완벽하고 100% 훌륭한 글과 책은 존재하기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책으로 낼 만한 글이 아니다’라는 반응은 본인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자신감이 없고 구석으로 숨는 행동입니다. 교회에 새로 오신 목사님께 인사드리며 제가 쓴 책을 선물로 드리면 전공이 국문학이거나 관련된 학과냐고 되묻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완벽하게 써진 글은 없습니다. 아무리 대단한 작가라고 해도 그것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글이 모아져 제목과 목차의 구성을 가지고 책으로 나오는 것은 어린아이가 돌이 지나 첫걸음을 내딛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첫발과 첫걸음이 중요합니다. 아직 내가 잘 걷지 못하니까 유모차만을 타고 다니고 엄마에게 업혀 다닐 수는 없지 않습니까. 뜻을 가지고 글쓰기를 시작하십시오. 자신의 발전을 위해 글을 쓰고 책을 내보기를 추천합니다. 특히 첫 책은 그렇습니다. 저와 여러분이 작가가 되긴 어렵지만 저자는 될 수 있습니다.      

  

‘준비되지 못했기 때문에 책을 내지 않는다. 책을 낼 수가 없다’라기보다는 두 번째 걸음을 내딛고 그 이상으로 걸음을 옮겨 결국 걷고 뛸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첫 발, 첫걸음으로 발돋움하시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나는 글을 써야 하고 나도 책을 쓸 수 있다”라는 생각과 마음을 굳게 먹고 실천하십시오. 다시금 이야기하지만, 그냥 아무 글이나 쓰고 그것을 모아서 책으로 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은 큰 의미가 있고 여러분 모두가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여러분과 저는 작가가 되긴 어렵지만, 저자는 될 수 있습니다.” -브런치 작가: 하늘색 형광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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