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세상과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로 이끌 나만의 무기
② 토대가 되어야 하는 기본기, 결정적 순간에 쓸 필살기
스트리트 파이터나 더 킹오브 파이터 같은 격투 게임을 아시나요? 해본 적도 있나요? 90년대 초반, 90년대 중후반 오락실에서 동전을 넣고 조이스틱으로 하던 게임이다. 지금도 마니아층이 두텁고 심지어 스트리트 파이터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대한민국 아저씨(?)가 금메달을 획득하여 화제가 되었다. 간단하게 게임에 대해 설명하면 여러 캐릭터 중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한다. 캐릭터마다 격투를 하는 이야깃거리가 있고 각자의 기술이 있다. 각각 버튼에 손이나 발로 공격을 한다. 여기서 조이스틱을 원으로 돌리거나 반만 돌리거나 하는 등의 조작을 하며 버튼을 누르면 기술이 구사된다. 에너지를 모아서 좀 더 강한 공격이 이루어진다.
나는 스타크래프트 같은 온라인 게임을 못한다. 단순하고 간단한 게임을 한다. 요즘엔 고전 게임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게임기가 있는데 게임기 하나에 약 3,000개의 게임이 내장되어 있어 원하는 게임을 골라서 집에서도 주야장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게 고전 게임의 장점은 끝이 있다는 것이다. 최종 보스를 이기면 게임이 끝난다. 더 잘하는 상대를 찾을 수가 없다. 바나나를 먹고 방울을 터트려서 점수를 획득하는 보글보글 같은 게임도 100판이 끝나면 끝난다.
우리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코로나19가 터졌다. 학교 가는 날이 안 가는 날보다 많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바깥 활동이 제한되어 집에서 할 수 있는 고전 게임기를 사서 아들과 함께했다. 격투 게임 같은 경우에는 봐주면서 하고 우리 아들은 고급 기술은 쓰지 못하고 단순한 손과 발로 공격하는 정도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보다 잘한다. 기술도 잘 쓰고 연속으로 사용한다. 주 캐릭터도 있고 중요한 순간 사용하는 역전 기술도 있다.
한 번은 방학 때 중학교 1학년이 된 사촌 형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둘이 같이 노는 수단으로 고전 게임을 선택했는데 열 번을 하면 열 번 모두 우리 아들이 이겼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 아들은 자주 했으니까, 형보다 잘하는 건 당연하지만 형이 범하는 과오(過誤)가 있었다. 그건 바로 능숙하지 못한 기술을 쓰려고 하는 것. 캐릭터를 바꿔도 이길 수 없었다. 한 번도 때리지 못하고 지는 때도 있었다. 상대를 압도할 필살기를 쓰고자 하는 시도는 다 무산되었다. 기본기도 잘 못하면서 필살기를 쓰려는 조작은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차라리 기본 손, 기본 발 공격이 간헐적으로 성공하는 경우가 있었다.
우리에겐 기본기+필살기 둘 다 필요하다. 다만 기본기가 바탕이 되고 필살기가 더해져야 한다. 기본기를 토대로 필살기가 쌓아져야 한다. 기본기가 뼈대가 되고 필살기는 근육이 되어야 한다. 기본기가 기초가 되고 필살기는 응용이 되어야 한다.
영국 토트넘에서 활약하고 있고 국가대표 선수로 공헌한 손흥민 선수는 손흥민 존(zone)이라는 공간에서 골을 잘 넣는다. 양발 모두 슈팅이 가능한 손흥민은 이 지역에선 특별함을 드러낸다. 손흥민의 슈팅은 하루에 1,000개 이상 연습하고 왼발, 오른발 모두 리프팅을 하며 운동장을 도는 훈련과 연습 등이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 기본기만 7년을 했으며 눈이 와도 비가 와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훈련과 연습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무협영화에서 나오는 무예를 연마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공격력을 갖추고 있지만 경공술이 뛰어나다. 달리기가 빠르고 장애물을 뛰어넘고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벽과 지붕을 타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연마할 때 처음에는 자신의 주목보다 낮은 묘목을 심고 매일 그것을 수백 번 수천 번씩 뛰어넘는다. 묘목은 매일매일 조금씩 키가 자란다. 조금씩 뛰어넘는 높이가 높아지지만 매일 뛰어넘었기 때문에 익숙하다. 나중에는 자신의 키는 물론이고 자기보다 훨씬 높은 높이도 넘을 수 있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수학을 포기하는 수포자가 늘어난다고 한다. 2022년 1월 5일 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수포자의 원인으로 초등학교 5학년 ‘분수의 사칙연산’을 교사들은 짚었다. 실제로 초등학교 5학년 수학 문제를 보면 한 문제의 길이가 10줄이 넘고 그 안에 포함된 숫자는 6가지가 넘게 나온다. 이 중에서 문제를 풀 때 필요 없는 일종의 함정도 있고 3가지 이상의 수식을 종합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 여기에 필요한 기본기는 첫 번째가 “문해력”이다. 긴 지문을 읽으면서 무엇이 문제이고 풀어내야 할 답이며 힌트는 무엇인지 구분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가 “사칙연산”을 실수 없이 풀어내는 것이다. 문제 안에 문제가 포함되어 있어서 연산 한 곳만 틀려도 문제는 틀린다. 여기서 풀 줄 아는데 실수였다 그래서 틀렸다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수학은 이것을 풀어내는 능력 또한 필요한 과목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경에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골리앗을 이기고 죽인 것은 물매와 돌이다.
“다윗이 이같이 물매와 돌로 블레셋 사람을 이기고 그를 쳐죽였으나 자기 손에는 칼이 없었더라”
-사무엘상 17장 50절-
그리고 칼로 죽이고 머리를 베었다.
“...그의 칼을 그 칼 집에서 빼내어 그 칼로 그를 죽이고 그의 머리를 베니...”
-사무엘상 17장 51절-
블레셋 사람들이 도망을 갔다. 왜냐하면 골리앗이 완전 죽었기 때문이다. 머리가 베어져서 쓰러진 골리앗이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될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블레셋 사람들은 노략질당하고 엎드려졌다. 즉, 완패했다. 여러분에게 쓰러뜨릴 물매가 있는가? 탄탄한 기본기가 필살기가 되어서 골리앗 이마에 돌을 박히게 했음을 잊지 말자. 결국 기본기가 필살기가 된다. 상대의 완전히 제압할 칼이 있는가? 능력을 소유하였는가? 순서를 잘 기억하자. 칼로 죽이기 전에 물매로 쓰러뜨렸다.
기본기만 가지고 나와 세상을 제압할 수 없다. 그러나 기본기 없이 필살기가 생기지 않는다. 필살기만을 노리고 차근차근 기본기를 연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에겐 반드시 결정적 순간에 쓸 수 있는 필살기가 필요하다. 여러분 스스로 평소에 쌓아야 할 기본기가 무엇인지 자문해 보라. 결국 그것이 우리의 필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