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란하트 Jul 03. 2023

친정살이가 시작되었다.

친정살이 3일 차

지난 주말 복직을 20여 일 앞두고 친정으로 왔다.

부모님, 언니, 형부, 조카 2명, 신랑, 딸, 나.

온 친정식구들이 모여 저녁을 먹으며

나의 친정살이는 시작되었다.





차에 가득 짐을 싣고

마누라, 딸이랑 차 타고 왔다가


다음날,

마누라 두고

딸 두고

짐 두고

차 두고

혼자 빈 캐리어를 끌고 기차 타고 가는 뒷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어떤 마음일까.

기차 타고 가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얼마나 허전할까.

감히 내가 경험해보지 못해

차마 상상할 수가 없다.



별 일 아닌 듯

주말부부일 때 주말에 헤어지듯

그렇게 눈물 없이 웃으며 손 흔들며 헤어졌다.



새벽에 딸은 잠자리가 달라짐을 느꼈는지

품 안에 안겨서만 자려고 했고, 눕히면 울었다.

몇 시간을 안고 눕히고 반복하는 나를 보며

엄마는 고생하는 딸을 걱정했고,

나는 잠자리가 바뀌어 힘든 딸을 걱정했다


엄마의 측은한 눈빛을 온몸으로 받고

그 눈빛을 받고 바로 딸에게 보내는 내 눈빛.

각자의 딸만 바라보는 그런 밤을 보냈다.



그런 밤을 보내고 시작한 오늘은

어린이집 첫 등원을 했고

언니 집에 가서 혼자 있는 초딩 조카를 챙기고

이런저런 일들로 친구들과 통화도 좀 하고

저녁엔 부모님과 즐겁게 딸의 재롱을 보았다.



사실 친정 오면서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있었다.

아빠의 술과 엄마의 잔소리.

나의 걱정과 달리 저녁에 모인 부모님과 나는 엄마가 한 가지 탕수육을 중간에 두고 셋이서 맥주 500 한 캔과 소주잔 한 개를 두고 돌아가며 나눠 마셨다. 돌아가며 시원한 맥주를 소주잔에 부어 한 모금씩 마시는 게 재미있었다. 내가 걱정했던 부분을 잘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혹시나 나힌테 요청사항 있으면 말해주시라 했다. 그냥 딸이나 잘 보라는 말에 속으로 ‘아 다행이다’하며 마음을 쓸어내렸다.


딸도 기분이 좋은지 흥분상태로 놀다가 좀 전에 잠들었다.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자고 싶지만 내 하루를 기록하고 싶어 캄캄한 방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나 자신.

토닥토닥. 쓰담쓰담.











매거진의 이전글 나도 모르는 내 감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