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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하트 Sep 24. 2023

혼자 일어나는 널 보며

물고기 잡아주기보단 물고기 잡는 법 알려주기

날이 시원해지면서 딸과 산책을 나간다. 나가면 잘 넘어지는 딸을 일으켜 세우기 바빴다. 넘어지는 순간 딸보다 내가 더 놀라 심장이 철컥! 한다. 넘어지자마자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딸을 일으켜 세웠다. 몇 번 넘어지면 그냥 강제로 산책 마무리. 매번 강제 마무리로 집에 들어오게 됐다.


며칠을 그렇게 보낸 후, 어느 날 육아서적을 읽으며 정리한 독서노트를 읽고 아차! 싶었다.


내가 일으켜 세워주는 게 아니라

손 짚고 혼자 일어서서 손 탈탈 털어내는 걸

알려줬어야 했는데.

마음보다 몸이 앞섰구나.


그 이후로는 넘어져도 놀라지 않은 척 연기하며

“괜찮아, 손 짚고 일어서볼까?

일어서서 손 털자! “

라고 말했다.


연기도 계속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바뀌게 되었다.


며칠을 그렇게 하니 딸은 넘어져 손이 까져도 울지도 않고 혼자 일어나 손 털고 다시 힘차게 걸어 나간다. 그러다 또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또 신나게 간다.


그런 딸을 보며 나도 어떤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 배우게 된다.



오늘도 네가 날 키우는구나.

고맙다 내 스승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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