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잡아주기보단 물고기 잡는 법 알려주기
날이 시원해지면서 딸과 산책을 나간다. 나가면 잘 넘어지는 딸을 일으켜 세우기 바빴다. 넘어지는 순간 딸보다 내가 더 놀라 심장이 철컥! 한다. 넘어지자마자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딸을 일으켜 세웠다. 몇 번 넘어지면 그냥 강제로 산책 마무리. 매번 강제 마무리로 집에 들어오게 됐다.
며칠을 그렇게 보낸 후, 어느 날 육아서적을 읽으며 정리한 독서노트를 읽고 아차! 싶었다.
내가 일으켜 세워주는 게 아니라
손 짚고 혼자 일어서서 손 탈탈 털어내는 걸
알려줬어야 했는데.
마음보다 몸이 앞섰구나.
그 이후로는 넘어져도 놀라지 않은 척 연기하며
“괜찮아, 손 짚고 일어서볼까?
일어서서 손 털자! “
라고 말했다.
연기도 계속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바뀌게 되었다.
며칠을 그렇게 하니 딸은 넘어져 손이 까져도 울지도 않고 혼자 일어나 손 털고 다시 힘차게 걸어 나간다. 그러다 또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또 신나게 간다.
그런 딸을 보며 나도 어떤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 배우게 된다.
오늘도 네가 날 키우는구나.
고맙다 내 스승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