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 4일 태백이
신랑, 딸과 함께 산부인과에 갔다. 태어나기 전에 주말부부인 신랑도 첫째인 딸도 최대한 같이 오려고 생각하고 처음 같이 갔다. 큰 반응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음에도 태백이를 보고 두 명의 반응이 궁금했다.
잘 있어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일주일째 감기에 걸려있어 살짝 걱정되기도 했다. 또한 쌍둥이 태몽을 꾸고 첫 번째 검진에서 한 명인 걸 확인했음에도 오늘 두 번째 진료에서 그때 초기라 발견되지 못한(?) 한 명이 더 있는 건 아니겠지 하고 살짝 긴장하기도 했다.
8주 4일이 돼서 태백이는 아빠와 언니 혹은 누나와 처음 만났다. 태백이는 팔다리가 될 부분이 쏙 나와서 사람형체를 띄려고 준비 중이었다. 171bpm으로 열심히 뛰는 심장을 가진 태백이는 1.98cm로 키도 훌쩍 자라 있었다.
초음파 사진을 보고 있는 신랑은 딸을 안고 딸의 반응과 초음파영상을 번갈아 보느라 바빠 보였다. 딸은 눈은 초음파 영상을 보고 있었지만 손은 열심히 코를 파느라 거기에 더 집중한 것 같았다. 뭔가 내가 생각한 리액션을 보여주진 않았다. 마치 맨날 보던 걸 보듯 당연하게 검진을 마무리했다.
우리 네 가족은 아무렇지 않듯 무덤덤하게 첫 만남을 했다. 그래도 오늘은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까.
우리 네 가족 첫 만난 날.
사랑해.
많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