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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호훈 Nov 28. 2017

[리차드 브랜슨]오직, 재미를 위해 도전한다

버진Virgin그룹의 괴짜- 리차드 브랜슨 Richard Branson

[사진출처] 리차드 브랜슨 페이스북


“당신의 자녀가 모범으로 삼기를 바라는 인물은?”이라는조사에서 예수와 데이비드 베컴을 제치고 2위에 올라 화제가 되었으며(2008.영국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엄’), 세계적 경영컨설팅그룹 엑센추어Accenture에서 '50대 경영구루guru(2002)' 및 타임지<TIME>로부터 ‘지구를 구할 영웅(2007. Heroes of the Environment)’으로 선정된 사람을 상상해 보라. 학창시절 모범상을 받던, 공부 잘하고 착한 인물을 떠 올릴지 모른다. 이러한 사람이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인물’(2009. 호주 일간지 WHO)의 주인공이라면, 우리의 상상은 완전히 빗나가게 된다.


한술 더떠, 이 사람은 영화 슈퍼맨과 007 시리즈에 단역으로 출연한 배우이며, 다양한 경영에세이와 인생교훈집을 출간한 작가이며, 최초로 대서양 열기구 횡단에 성공한 탐험가이기도 하다. 도대체 한 사람에 대한 설명이라고 하기에는 일관성이 없지만, 이 사람은 46억 달러의 자산을 지닌 영국 5위의 거부이며, 영국 왕실의 기사 작위를 보유하고 있는 살아있는 사람이맞다. 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400여개의 계열사를거느린 버진Virgin그룹의 회장 ‘리차드 브랜슨(경)(Sir. Richard Branson)이다.



“흥미 없는 것은 아예 하지 않는다”


1950년 영국 태생의 리차드 브랜슨은 재벌2세도 수재도 아니다. 선천성 난독증(難讀症)에 시달리는 학습 부진아로 글을 제대로 읽지도, 쓰지도 못해 고교를 중퇴한 평범 이하의 소년이었다. 다행히 축구, 럭비, 크리켓등 운동에는 소질이 있어 항상 주장이었으나 축구를 하다가 무릎을 다쳐 선수의 길도 포기해야 했다.


고교를 중퇴한 리차드 브랜슨은 17세에 학생들을 위한 잡지<스튜던트Student>를 만들어, 남다른 스케일로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거물급의 인물과 인터뷰를 하기위해 직접 수백 통의 편지와 전화를 하여 결국 당대 최고 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를 포함, 비틀즈의 존 레논John Lennon,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 Mick Jagger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엄청난 흥행을 하게 된다.

 

잡지흥행의 힘을 입어 20세에는 음반 주문/배송 사업을 시작,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컬쳐 클럽Culture Club 등을 일약 스타로 만들면서 순식간에 유명세를 타게 된다. 이 때의 회사명 버진이 지금의 버진 제국의 시작이 된다. 


이후이 겁 없는 사업가는 여행 중 비행기 결항으로 공항에 발이 묶이자 2,000달러에 비행기를 전세 내고 본래 요금의 1/4수준으로 본인과 승객을 모두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시킨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34세 때 저비용 항공사를 설립한다. 


그는 현재 65세에 이르기까지 항공•철도•영화관•음반매장•호텔•휴대폰•복권•화장품•콜라•피임기구•금융•피트니스센터등에서 민간 우주여행사까지 끝없는 사업 확장으로 전세계에 400여개의 계열사와 5만명이 넘는 직원을 둔 영국 최고의 기업가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는“난 관심이 있지 않으면 그걸 배우지 못했다”라며, 사업에 대하여 “나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면서 살아왔지만, 한 번도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한 적은 없었다…사업에서 재미를 발견하며 즐겁게 하다 보면 돈은 자연히 따라왔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기업이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여러 사람이 모인 집단’이라는 독특한 관점을 제공한다.



교과서에 없는 대담하고 발칙한 경영


버진의 문어발식 확장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도, 브랜드 확장 관점에서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교과서에서는 비즈니스포트폴리오는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브랜드는 브랜드 자산과 속성을 기반으로 확장을 하라고 하는데, 콘돔에서 우주사업까지라니…도대체 일관성이 없고 어리석고 무모해 보이기까지한다.


그러나, 무차별적으로 보이는 그의 사업확장에는 중요한 원칙은 있다. 바로 ‘펀Fun’이다. 버진의 펀은 즐거움과 유머이다. 버진은 이질적인 사업에서 동일한 브랜드명과 정체성을 활용해 고객에게 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리차드 브랜슨은 “버진은 즐거움을 파는 회사다. 전 세계 사람들이 즐거움을 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우리를 찾아온다. 우리는 브랜드 벤처캐피털 업체”라고 강조하며, 그의 경영 철학을 인생에서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항공사업을 하면서 본인의 사업이 반환경산업이라며 항공사업 수익의 상당액을 지구 온난화 해결 문제 사용하는 열혈 환경운동가이면서, 수 차례의 시도 끝에 열기구로 대서양을 횡단한 모험가인 그는, 웨딩사업 진출에 맞춰 직접 웨딩드레스를 입고, 자신의 모바일 서비스에는 숨은 비용이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직접 누드광고를 하고, 콜라사업을 시작할 땐 ‘미국의 상징인 코카콜라를 제압하겠다’며 뉴욕 한복판에 탱크를 타고 코카콜라 간판에 대포를 쏘는 기행을 일삼는 괴짜이다. 재미있는 것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도전적인 그의 삶 하나하나가 기업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보에 대해 타임지는 리차드 브랜슨을 “이미지의 마법사”로, 마케팅 구루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이 시대 최고의 브랜드 메이커”라고 극찬한다. 그는 자신의 독특한 퍼스낼리티(마치 엔터테이너와 같은 재미•유쾌함•신선함•흥겨움)를 완벽하게 기업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전이•일체화시켜 버진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높은 충성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정도 되면 ‘리더십’의 GE회장잭웰치, ‘혁신’의 애플CEO스티브잡스, ‘일본 경영의 신’ 파나소닉 회장 마쓰시다 고노쓰케(松下幸之助)와 같이 그럴싸한 애칭을 얻을만한데 그는 여전히 ‘괴짜경영자’의 대명사이다. 이에 더해 그의 무모한 도전은 ‘회사를 책임지는 수장이 저래도 되나’라는의문과 불안을 주고, 재무제표를 읽을 줄 몰라 최근까지 순이익과 총이익의 차이를 몰랐다는 그의 고백은 그룹 총수에 대한 불신을 줄 지도 모르나, 여전히 대중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직원들은 그를 따른다. 바로 그의 사업에 대한 철학과 태도 때문이다.


모든 기업은 ‘고객만족’이 그들의 최고 가치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매출액 1위, 순이익 1위, 업계 1위’를 목표로 다른 기업을 이기는 것을 우선순위로 한다. 그러나, 그는 “나에게는 무엇보다 직원이 최우선이고, 두 번째가 고객이며, 세 번째가 주주다”라고 공언한다. ‘재미는 급여보다 더 큰 충성 요인’이라며 주말에는 전 직원과 함께 호텔에서 야영을 하면서 즐기는 그는 “우리는 인생의 80%는 일하느라 보낸다. 집에서 재미를 찾으려 하는데 왜 직장에서 재밌으면 안 되는가?”라며 반문한다.

 

그는“경영은 알맞은 인재들을 찾고, 그 사람들을 북돋아주고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것”이라며, 즐거움을 파는 회사답게 직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기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


‘인기몰이를 위한 기행을 일삼는 약삭빠른 마케터’라며 그를 폄하하는 목소리있으나, 어떻게 오랜 세월 대중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얻을 수 있었을까? 사회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이며, 사회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단어)’를 실천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리차드 브랜슨은 원칙상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며 사회적 책임을 질 의무는 없지만, 기업 또한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이기 때문에 사회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본주의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나 극도의 부가 몇몇 사람에게 집중되는 맹점이 있기 때문에, 부자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더 큰 배들과 더 큰 차들을 갖기 위해 경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 대신에 그 돈으로 일자리를 만들거나 세계문제를 해결하는데 써야 한다”며 ‘자본가 자선’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자본가 자선’을 위해 그는 버진그린펀드와 버진유나이트를 설립해 환경문제와 자선사업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데, 2007년에는 넬슨 만델라, 코피 아난, 아웅산 수 치 등과 함께 국경을 초월한 세계지도자모임인 ‘원로회(Council of Elders)’를 조직하고 환경을 위한 글로벌기업 정상회의인 ‘비포이 글로벌 서밋(B4E Global Summit)’에서 주요연사로 활동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가로서 적극 앞장서고 있다. 지구 온난화 극복을 위해 포럼을 개최하기도 하고, 아프리카에서의 전쟁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나아가 우주 산업에 진출하여 과학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니, 타임지가‘지구를 구할 영웅’이라고 할만도 하다.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라 

도전하지 않는 것


지금, 대한민국은 꿈이 없어 보인다. 자신의 꿈을 향해 즐겁게 도전하고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많은 나라들이 경제의 핵심동력원인 중산층의 어려움을 국가의 위기로 진단하고 그해법을 모색하는데 반해, 대한민국의 중산층은 IMF 이후 몰락하여 2010년 OECD 평균 중산층 비중63.2%에 밑도는 수준58.9%(최하위권)으로 신(新)빈곤층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그 어려움이 개인의 몫으로 고스란히 전가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이동(사회구성원이 일정한 사회적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옮겨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직 이동이 일어난 양상을 통해그 사회의 개방성을 알 수 있는데, 개인의 노력으로 상승 이동이 불가능해 보이는 폐쇄적인 사회 분위기는 꿈이 자포자기로바뀌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구조를 만들고 좌절감과 분노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사회에 도전정신의 아이콘-리차드 브랜슨은 꿈과 영감을 준다. “사업은 재미있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오래할 수 있고, 오래할 수 있으면 잘 할 수 있다”는 그의 경영철학에서 일에 대한 방향을, “나는 산더미처럼 쌓인 통계 자료보다 직관에 더 많이 의존한다. 젊은이여, 도전하고 도전하라."는 인생철학에서 모험을 배울 수 있다.


“용감한 사람은 영원히 살지 못한다. 그러나 조심하는 사람은 사는 것처럼 살지 못한다”며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는, 도전을 망설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사람은 걷는 규칙을 배워서 걷지 않는다. 걸음을 시도하고, 넘어지면서 배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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