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호훈 Nov 25. 2017

[마윈]“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不狂不及불광불급

마윈, 馬雲, Jack Ma

[사진출처] 마윈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AliBabaJack/ 


‘나폴레옹처럼 작은 체구에 나폴레옹 같은 포부를 품은 사나이’. 포브스Forbes지는 중국 기업가 중 최초의 표지인물로 마윈을 선정(2000)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후 마윈은 '전세계를 이끌 젊은 리더Young Global Leader'(세계경제포럼WEF.2001.),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가 25인'(포츈Fortune지.2005.),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타임Time지.2009.) 등에 선정되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2011)은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제프 베조스Jeff Bezos, 손정의孫正義와 함께 넥스트 스티브잡스 후보로 마윈을 지목했다. 전자상거래 서비스로 세계 경제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이기 때문이다.



보잘 것 없는 과거, 멈추지 않는 도전


1964년 중국 항저우 출생의 마윈은 소위 배경도 없고, 아버지가 부자도 아니었다. 공부도 잘 못했고, 무엇보다 못생긴 얼굴에 왜소했다. 삼수 끝에 항저우 사범대에 턱걸이 입학, 졸업 후 5년간은 20달러도 안 되는 월급을 받고 영어 강사로 일을 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단 한가지, 평범하지 않았던 것은 그의 ‘멈추지 않는 도전’이다. 하버드 대학에 입학 거절을 번번히 당하지만 10번이나 지원을 멈추지 않았고, 입사시험에서는 서른 번 이상 탈락하였지만 계속되는 실패에도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1995년 마윈에게 있어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는데, 미국에서 난생 처음 인터넷을 접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에서 희망을 본 마윈은 중국으로 돌아와 그 해 바로 중국 최초의 인터넷 회사인 차이나페이지China Pages(중국기업 전화번호부)를 설립한다. 그러나, 당시 중국 정부는 미디어와 통신을 규제하고 있었고, 인터넷은 고사하고 컴퓨터를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상황인지라 사업은 난항을 겪는다. 마윈은 그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1995년 중국에서 인터넷 사업을 하면서 매우 외로웠다. 누구도 날 믿지 않았고, 나도 내가 뭘 말하고 있는지 몰랐다. 심지어 나는 컴퓨터 기술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인터넷 세상이 올 것이라는 확신뿐이었다.”


그러한 시기를 버티며 마윈은 1998년 중국 정부에서 잠시 일을 하게 되는데, 하루는 외국인의 만리장성 가이드를 맡게 된다. 마윈은 그의 사업구상을 그 외국인에게 설명하게 되고, 이 사건은 머지않아 그의 사업에 중요한 의미가 된다. 그 외국인은 야후Yahoo 창업자 제리 양Jerry Yang이었고, 마윈의 설명에 흥미를 보인 제리 양은 2년 후 손정의 회장을 소개하게 된다.



몽상가들, 전직 영어강사 리더를 따르다


1999년, 마윈은 17명의 친구들과 함께 항저우 17곱평짜리 자신의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를 창립한다. 직원들에게 줄 월급도 없었지만 미국과 경쟁하겠다고 나선 마윈은 강한 확신과 당당함으로 투자자와 전문가를 모아간다. 2000년 손정의 소프트뱅크Softbank 회장은 단 6분만에 2천만 달러의 투자를 하며 마윈에게 "당신은 영웅이 될 것이다.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창안했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영어 전공으로 인터넷과 경영에 대한 지식과 경험도 전무했지만, 마윈은 언제나   "우리 경쟁자는 중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다."며 허풍을 떨고 있었다. 그러나 그 허풍에 추종자들이 하나씩 모이고 있었다. 이런 그의 리더십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경영의 대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리더십으로 마윈의 리더십을 해석할 수 있다.


리더십의 기초는 조직의 사명을 깊이 생각하고, 그것을 규정하고, 그것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며, 리더가 언행을 일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을 통해 얻은 신뢰를 기반으로 '추종자를 거느린 사람'이 되어야 하며, 평범한 사람으로 하여금 비범한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십인데,


마윈은 이미 리더십의 핵심을 실천하고 있었다.



"호랑이를 유인하여 산을 떠나게 하다"


전세계적인 IT붐을 타고 알리바바와 마윈은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으나 버블은 오래가지 않았다. 알리바바의 규모는 커졌으나 여전히 돈을 벌지 못하는 사상누각이었다. 그럼에도 마윈은 직원들에게 "주주와 기자들이 바라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윈은 미국사무소를 철수하고 중국에 집중하며 사이트에 유료서비스를 오픈 한 2001년 이후로는 수익을 내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마윈은 오픈마켓 서비스 타오바오Taobao를 설립한다. 2003년 당시 중국에는 이미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였으나, 마윈은 이용자에게 수수료를 받는 이베이와는 달리 3년간 무료로 운영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한다. 당시 이베이CEO 맥 휘트먼Meg Whitman은 "중국 내 상거래 및 수출무역이 늘어나며 향후 10년에서 15년 안에 이베이의 매출 1위 시장은 중국이 될 것이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으며, 2003년 시장점유율은 10배 차이가 났으니 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당연히 관심이 쏠렸으나, 모두들 타오바오의 생존을 ‘불가능’으로 점쳤다.


그러나, 2005년에 접어들며 타오바오가 이베이를 앞서기 시작한다. "이베이는 주주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중국시장을 차지하려는 것이지, 자신의 뜻과 같이 중국의 인터넷을 발전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마윈은 싸움에 집중했고, 이 때 결정적으로 야후의 10억 달러 투자와 정부의 지원이 더해지며, 알리바바의 시장점유율은 이베이를 10배 이상 앞서게 된다. 결국, 이베이는 2006년 중국 진출 3년 만에 철수를 하게 한다.


이 때의 성공을 두고 마윈은 "이베이는 바다의 상어고 우리는 양쯔 강의 악어다. 바다에서 싸우면 우리가 지겠지만 강에서 싸우면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손자병법 36계 중 15계-공전계(攻戰計, 자신을 알고 적을 안 다음 계책을 모의하여  적을 공격하는 전략)에 나오는 ‘조호리산(調고를조,虎범호,離떠날이,山뫼산, ‘호랑이를 유인하여 산을 떠나게 한다’는 것으로, '적으로 하여금 유리한 곳에서 벗어나게 하여 힘을 약화시킨 다음에 공격하는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중국의 꿈中國夢’이 시작되다.


2014년 9월19일. 미국에서는 증권시장 역대 최대규모의 IPO(Initial Public Offering,기업공개)가, 중국에서는 최고의 부자가 탄생한다. 알리바바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250억 달러로 증시 상장을 했기 때문이다. 중국 GDP의 약 3.5퍼센트에 달하는 250조 원의 경이적인 매출을 기록(2013년 기준)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의 등장에 미국은 긴장했으나, 그는 그만의 철학으로 더욱 신뢰를 얻게 된다.


마윈은 “제가 가진 돈은 사람들이 저에게 맡긴 신뢰입니다"라며 돈과 신뢰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 한다. 경쟁과 협력에 대하여는 “세상의 70억 인구 중 절반만이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무엇하러 경쟁을 하는가?”라며 반문하며 ‘모든 것이 기회’이며 신기술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중소기업을 돕겠다고 한다. 더불어, "흔히 일자리 창출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기업이 할 일이며, '위대한 기업'이 되길 원한다면 사회 문제를 해결하라"고 덧붙였다.


그와 알리바바의 성공을 두고 많은 분석이 있으나 정작 마윈은 성공의 비결을 이렇게 말한다.  “No Money, No Technology and No Plan” 우리는 이 세가지가 없어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의 해석은 우리의 머리를 끄덕이게 한다.


"첫째, 저는 돈이 없었기에 돈을 쓸 때마다 우리의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 생각하며 썼습니다. 돈을 비롯한 회사의 자산은 국가의 군사력과 같아, 이것을 경솔하게 사용해서는 안되고 만약 사용한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둘째, 저는 IT 기술에 무지했기에 이 분야의 최고 인재들을 고용해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셋째, 계획을 세우지 않았기에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어 변화해갈 수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계획이었던 셈이죠.”


라며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세상에 우리의 인생은 천천히 펼쳐지는 계획이므로 변화를 포용하고 변화가 가져다 주는 도전을 즐기라고 한다.


마윈은 그렇게 중국 인터넷의 산증인, 중국 인터넷의 살아있는 신화가 되었다. 리커창 李克强 중국 총리는 그를 “창조경영의 표본”이라고 격찬했으며, 중화권에서는 알리바바와 마윈의 성공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창해 온 ‘중국의 꿈(中國夢,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연결지어 해석하고 있다. 마윈은 차이나 드림의 롤모델이 된 것이다.



훌륭한 경영자는 훌륭한 철학자이다.


지금 중국에서는 돈을 잘 벌게 해달라고 마윈을 ‘재물신’으로 모시고, 그에 대한 종교적인 지지는 ‘마윈교(敎)’라는 단어로 이야기 된다. 평범한 서민이 세계적인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실패를 무릅쓰고 불굴의 의지로 이룬 성공, 그리고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인생 스토리와 그의 말 속에서 우리는 간단하지만 명확한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가장 잘하는 것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설파하는 것이다.  직원 앞에 서서 이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강조하고, 계속 열심히 한다면 별장과 스포츠카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격려하는 것이다.  때로는 "내가 성공했다는 것은, 세상 사람 80%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며 자신을 낮추며, 때로는 "당신이 가난한 것은 야망이 없기 때문이다.", "35살에도 여전히 가난하다면, 그것은 자업자득이다!"며 독설을 퍼부으며, 때로는 "여든 살이 될 때까지는 언제나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기억하라"며 희망을 이야기 한다.


삶의 철학 대신 생존의 기술을 이야기 하는 지금, 마윈의 비전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기업과 경영자 그리고 성공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영감을 준다.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돈이 생겼다고 변하지 마십시오.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은 꿈, 가치, 약속입니다…미래는 여러분들이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하느냐, 얼마나 일을 똑똑하게 하 느냐, 남의 도움을 바라는 대신 얼마나 남을 도와주는가에 달려있습니다…무슨 일을 하던, 그게 성공이던 실패이던 상관없이, 그것은 그 경험 자체로 성공한 것이니, 여러분은 계속 도전해야 합니다."




#CEO #경영 #마윈 #馬雲 #JackMa #不狂不及 #불광불급 #알리바바 #alibaba #타오바오 #taobao #조호리산 #調虎離山 #NoMoney #NoTechnology #NoPlan #비전 #전략 #경쟁 #리더십 #용기 #실패 #철학 #창조적파괴 #디스럽터 #disruptor #creative #smart #ruler #영감 #inspiration #브런치 #매거진 #CEO가배우는CEO #작가 #칼럼니스트 #정호훈


일상을 함께 지껄이는 VagabondBoy의 페이스북

일상의 감성을 나누는 VagabondBoy의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다이슨]"실패를 즐겨라, 성공에는 배울 것이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