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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호훈 Nov 27. 2018

‘플라스틱에 빠진 바다’를 구하는 히어로들

평범한 시민 영웅의 나라, 아일랜드

기상관측 111년 만에 사상 최악의 폭염. 2018년 대한민국의 여름은 마치 사막을 방불케 했다. 최악의 폭염은 최악의 한파도 동반한다. 알다시피, 이것은 전 지구적 현상이다. 이때마다 빙하가 녹고 북극곰이 사라진다며, 북극곰을 살리자는 다큐멘터리의 경고 혹은 기부단체의 광고뿐이다. 그런데 저 멀리 아일랜드에는 ‘공허한 구호’ 대신, 평범한 히어로들이 바다를 구하고 있다.




우리가 진정 구해야 할 것


절체절명의 순간,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구하는 ‘의인(義人)’이 있다. 때론 자신의 목숨마저 희생하며 다른 사람을 구하는 그들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시민 영웅’이다. 대게 그들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그들에게 감동을 하고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 우리 모두가 함께 죽음을 불사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때가 왔다. 바로 플라스틱에 빠진 바다를 구하는 일이다. 바닷속 플라스틱은 분해될 때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방출하고, 분해된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의 몸에 들어와 독성을 유발한다. 결국 바다를 구하지 않으면 우리도 죽은 목숨이다. 고로, 나와 우리를 위해 스스로 ‘시민 영웅’이 되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작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이 와중에 해안선 103m마다, 국민 343명 중 1명이 바다를 청소하는 나라가 있다. 대한민국 면적의 70%, 인구는 9%, U2와 기네스 맥주의 나라, 아일랜드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바다를 구하는 일에 참여할 수 있을까? 지역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지역 해안선의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클린 코스트 (Clean Coasts)>가 있기 때문이다.


[클린 코스트의 해안 지키미 활동]

거의 전 해안선을 청소하고 있는 클린 코스트


바다를 지키는 평범한 영웅들


클린 코스트는 14,000여 명의 아일랜드인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그룹이다. 650개의 그룹(혹은 개인)에 해안선이 입양되면, 자발적으로 자신의 구역을 청소하고 보호하고 다양한 지역 사회 활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해안선을 보존하는 데 기여가 큰 그룹이나 개인에게는 해마다 <오션 히어로상 Ocean Hero Awards>을 수여한다.


오션 히어로상은 그룹, 개인을 포함하여 총 6개 분야를 선정하는데, 2018. 오션 히어로-‘올해의 그룹’에는 <Keep Our Beaches Clean>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페이스북에서 1,055명의 팔로워를 모으고, 그들과 함께 매일 해변을 정리해 2.5t 이상의 쓰레기를 모았다. 그들이 수집한 플라스틱과 로프는 미술 프로젝트에 쓰이고, 의류는 자선 상점에 보내지고, 장난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해변에 비치된다.


2018. 오션 히어로상 '올해의 그룹'(좌), '올해의 개인'(우)


‘올해의 개인’은 숀 Seán이 수상했다. 숀은 일 년 내내 매일 아침 해변을 청소했다. 그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하고, 수집한 쓰레기봉투가 재활용될 수 있도록 자신의 정원을 할애하기도 했다. 그 외 모든 활동을 인스타그램에 기록하여 사람들이 해변 청소 활동에 참여하도록 격려했다. 그 외, 수상은 못 했지만, 최종후보자에 오른 그룹과 개인의 활동을 보면 대부분 ‘단순’하다. 중요한 것은 이 단순한 활동들을 꾸준히 함께함으로써, 사람의 행동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너무 늦었다”


국내에도 바다를 지키는 여러 단체가 있다. 하지만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활동을 하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아쉽지만, 그런데도 중요한 것은 아일랜드의 시민 영웅들과 같은 개개인의 ‘단순한 행동’이다. 바다가 제 기능을 못 해 기온이 1도만 상승해도 인간의 생명이 위협받는데, 더 이상 ‘히어로’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지경이기 때문이다.


클린 코스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프로 서퍼 골드릭 Goldrick은 바다 환경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해결책의 일부가 아니라면 당신은 문제의 일부입니다. 나는 해결책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고, 다른 사람들도 해결책의 일부가 되도록 격려하고 싶습니다…. 개인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바로 플라스틱의 양을 절약하고 줄이는 것입니다.”라고.


2018. 오션 히어로상, 최종후보자들


세상은 편리함을 소비하게 하고 우리는 거기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골드릭의 말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은 ‘불편함을 익숙함으로’ 바꾸고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지금 바로 행동하자. 그렇지 않으면, 박명수의 말처럼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너무 늦었다”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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