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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호훈 Sep 23. 2020

[서평] 팀장의 탄생

What to do when everyone looks to you

산업사회의 조직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꼰대와 신삥들을 위한 책. 이 시대의 매니저가 갖추어야 할, 인격적 성장과 HOW TO MANAGE에 대한 인사이트를 정확히 얻을 수 있다.




C레벨에서 말단사원까지, 누구나 봐야 할 책!


“칼퇴근 앞에 업무 효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선배로부터 배웠던 조직관리와 인사관리가 왜 안 먹힐까? 일을 진척시키기 위해 갈굴 것인가, 아니면 독려하고 응원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참고 볼 것인가? 조직의 성과와 나의 일상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당황하고 있다면 《팀장의 탄생》이 답을 줄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부닥친 모든 초보 매니저를 위해


어찌 보면 지금의 경영환경은 중장기 <전략 수립>보다 단기 TFT로 <목표를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일지도 모르겠다. 낙관적인 미래는 고사하고 가까운 미래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워라밸 문화와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등 노동환경의 변화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조직을 구축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와 워라밸이라는 새로운 노동환경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마디로 그동안의 성공 방정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더 빠르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무쌍이라는 진부한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 앞에서는 누구나 초보가 된다. 특히, 조직을 이끌어야 할 초보 매니저에게는 이 모든 것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자신도 매니징하지 못하는데, ‘라떼’라 불리는(개성이 강하다고 불리기도 한다) X세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복합체인 밀레니얼 Y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까지 보듬기엔 역부족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관리기법이 크로스오버 혹은 융•복합적으로 도입되었다.


최근 한국에서는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을 목표로 애자일 agile을 유행가처럼 불러댔었는데, 애자일로 유명세를 탄 스포티파이 SPOTIFY마저 애자일을 버린 지금, 자율성, 협업, 성과, 관리, 이런 단어들 앞에 우리는 혼란스럽게 서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 신삥에서 시작해서 디자인 부문 부사장 자리까지 꿰찬 탁월한 관리자 줄리 주오 Julie Zhuo(이하 줄리)가 들려주는 탁월한 팀장이 되는 혜안이 있다.



탁월한 팀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


매니저로 타고 난 사람이 있겠는가? 사실 모든 매니저는 매 순간 새로운 환경에 부닥치므로, 어쩌면 베테랑 매니저란 없을지도 모르겠다. 순간마다 “최소한 자신을 쿨하게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잘 버티는 게 매니저 아닐까?


이러한 남모를 매니저의 고민에, 《팀장의 탄생》은 관리란 무엇인지로 시작해서 작은 팀을 어떻게 성장시키는지에 대한 통찰력 있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마치 술자리에서 선배가 고민 상담하듯 이야기해준다.


▶관리의 핵심은 “혼자일 때보다 여럿이 팀을 이뤘을 때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내가 모든 것을 다 잘 알고 처리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이다. 사업에서 개별 프로젝트까지 모든 일을 진행함에 있어 우리는 항상 다양한 리스크를 점검한다. 하지만, 이 믿음과 깨달음을 참을성 있게 지키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줄리는 ‘목적’, ‘사람’, ‘프로세스’라는 리소스를 끊임없이 개선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관리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고로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다. 지금 일이 제대로 풀리고 있지 않다면 신뢰에 문제가 있다는 말은, 근 20여 년 직장생활을 통해 얻은 나의 교훈과도 상통하는 말이다. 심리적으로, 사람은 자기가 믿고, 호감이 있는 사람의 말만 듣게 마련이다. 피치 못할 외부 요인으로 일이 변경되거나 심지어 망가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생산적인 피드백 속에서 효율과 효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에 성과가 나지 않는다.


▶많은 내용이 담겨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피드백의 기술 THE ART OF FEEDBACK’ 내용이 가장 좋았다. 줄리는 “피드백과 평가를 헷갈리면 안 되며 또한 비판이 되어서도 안된다고 한다.” 한국인은 특히 이 부분에 약하다. 특히, 자칫 잘 못 하면 ‘꼰대’나 ‘라떼’가 되는 요즘과 같은 시절에 일하며 가장 난감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이 부분만 봐도 《팀장의 탄생》은 그 값어치를 한다. 줄리가 제시한 피드백의 기술 중 한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업무 피드백은 가볍게 습관적으로, 행동 피드백은 자주 주되 신중하게”, 이 한 가지만 지켜도 좋은 매니저가 되리라 생각한다.


스포가 될까, 이 정도로 책 소개를 마친다.



모두가 나를 쳐다볼 때, 무엇을 할 것인가?”


택배박스를 언박싱하며 처음 책을 봤을 때, ‘실리콘 밸리식 팀장 수업’이라는 부제가 더 눈에 들어왔었다. ‘또, 그냥 그런, 해외 잘 나가는 사례나 소개하는 책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책 아래에 있는 영문 부제가 다시 눈을 사로잡았다.


“WHAT TO DO WHEN EVERYONE LOOKS TO YOU”. ‘모든 사람이 당신을 바라볼 때, 할 일’ 혹은 ‘모두가 나를 쳐다볼 때, 무엇을 할 것인가?’


…캬, 조직에서 팀장의 입장을 이렇게 잘 표현한 문구가 있을까? 한 장 한 장 넘기며, 저 멀리 초 글로벌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라는 확신과 함께 어떤 자기계발서나 어떤 조직관리 지침보다 매력적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라 한 번에 정독을 하기보다는 속독으로 두어 번을 읽었다. 두 번째로 읽을 때에는, 프롤로그에 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이 관리의 이치 whys of management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왜’를 알아야 ‘어떻게’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도움이 되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조직관리를 할지 고민하는 모두에게 추천한다.



※주의: 본 책은 조직관리론과 같은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이론서가 아니며, 바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체크시트나 다이어그램이 없음에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면, ‘찐꼰대’들은 산업사회의 조직관리 프레임을, ‘젊은꼰대’는 라떼를 버리고 한 줄 한 줄 읽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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