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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스토리텔러 Jul 16. 2018

#4. 패션지 어시스트의 '기본'

전 이런 일을 하려고 들어온 게 아닌데요.

안녕하세요? 

뷰티 스토리텔러 정아름입니다.

<뷰티 스토리텔링 컴퍼니 발레레>의 대표로 

활동 중이며 뷰티 어시스턴트부터 

뷰티에디터로의 일을 에세이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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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클라이언트가 촬영장에 올 일이 있어서 나에게 스튜디오 주소를 문의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스튜디오 주소를 술술 알려드렸는데 전화를 끊자마자 어시스턴트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왜냐하면 주 업무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강도 높은 패션지 어시스턴트의 흔한 업무에 대해-



TIP 1 제품 협찬을 할 때 기본 업무

일단 일과 관련된 곳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모두 '외우기'.

직속 선배의 핸드폰은 당연히 저장하고 자리 직통번호를 알아야 한다. 더불어 회사 팩스 번호도 외워둘 것. 디지털 시대지만 공문같은 서류는 꼭 팩스로 처리해야 할 때가 있다. 회사 주소는 당연하고 하우스 스튜디오의 정확한 번지수와 번호도 외워둔다. 네이버 지도나 구글 지도를 캡쳐해두면 촬영장 위치를 설명할 때 요긴하다. 또 화장품 브랜드 담당자 중 협찬 담당자의 성함을 기억해두는 게 좋다. 외부에서 그들의 번호가 필요할 때가 꽤 많기 때문에 기억해두었다 브랜드 리스트에서 한 방에 찾을 것. 또한 간혹 화장품 홍보팀에선 촬영 제품을 보냈다하고 스튜디오에는 아무 것도 온 게 없다고 하고 제품 전달이 엉퀴는 일이 있는데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라는 것이 아니라 퀵을 보낸 당사자와 연락해 어떻게든 일이 되어있게끔 유들리 있게 처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TIP 2 자료서치에 필요한 기본 업무

선배들의 기획회의 전.후 업무로 말 그대로 기사 만드는 데 필요한 자료를 찾는 것이다. 

2차 정보는 매달 사무실로 배달오는 외지(외국 잡지)에서 혹은 인트라넷 같은 사내 포털 사이트, 온라인 뉴스 등을 말하고, 1차 정보는 브랜드 홍보 담당자에게 통화를 해서 취재하거나 설문회사 리서치를 통해 직접적으로 찾아내는 정보이다.  대부분 2차 정보를 찾는 데 그치지만 여기서 '시키지도 않은' 신박한 정보를 찾는다면 마땅히 환영받을 일. 아주 기초적인 뷰티 상식은 필요 없다. 그건 본인이 공부할 때나 보는 정보이고 선배가 원하는 정보는 요즘 뜨고 있는 신인 배우나 아이돌, 새로운 트렌드 같은 정보들이다. "요즘 뭐가 뜨니, 재밌니?"라는 물음에 술술 답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어떡하냐고? 평소 화장품에 관심이 많고 뷰티 유튜버, 인플루언서 동향에 대해 눈을 부릅뜨고 있으면 자동으로 된다. 여기까지가 소프트웨어 인거고 스마트폰 캡처나 복합기를 이용해 스캔을 반듯하게 하는 하드웨어적 능력도 갖출 것. 


TIP 3 소품구매에 필요한 기본 업무

뷰티 어시스턴트 엄무 중 8할은 소품 구하는 데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나 '부담스럽냐'고 묻는다면 - 소품을 구하다가 사라진 어시스트만(내가 들은) 족히 3명이 넘었다.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무용담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 또한 사람이 하는 일이니 겁내지는 말자. 기획회의가 끝나면 화보나 제품 화보의 무드가 정해지는데 선배가 필요한 목록을 알려준다. 화보 무드와 소품 목록을 보고 1차로 회사 소품실에 가서 있는지 체크해본다.(소품실 없는 회사도 있다.) 다만 소품실에 있는 소품도 선배에게 미리 상태를 보여주고 쓸 수 있을지 확인한다. 그 이후에 필요한 소품은 서울 구석구석을 뒤져서 구해오면 된다. 대부분 반포 고속터미널 꽃 도매 시장이나 지하에 있는 한가람 문구에서 해결하고 때때로 아크릴 제작이나 공업용 나사, 스테인리스 조각이 필요할 땐 종로나 을지로, 산 동물이나 곤충이 필요할 땐 경기도까지 가곤했다. 없는 걸 구하라고 하진 않는다. 다만 점성술사 컨셉 네일 화보를 찍는 날엔 점집에 가서 부적을 써 오거나 절 용품을 파는 곳에 가서 왕구슬을 사온다거나 등의 고도의 창의력도 요한다. 욕실 타일 한 타를 들 수 있는 팔 힘과 한 여름에 스무디나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도록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는 체력도 당연하고. 가장 힘든 것은 얼굴 철판 깔고 환불녀가 되는 것! 실제로 남대문 시장에서 환불하다 쌍욕도 먹어봤다.



TIP 4 협찬 반송에 필요한 기본 업무

매달 협찬품 반납을 하면서 큰 '현타'가 오곤 했다.

뷰티 에디터가 되고 싶었는데 화장품 쇼핑몰 물류팀에 취직한 기분이 들었다. 협찬품 반납은 그 달 촬영한 화장품을 다시 화장품 회사로 돌려주는 일이다. 매달 마감이 끝나면 또 다른 뷰티 어시스턴트와 두 명이서 하는 일이다. 20대 초반에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아팠던 기억은 이 때뿐. 몇 천개나 되는 제품을 처음 온 상태로 다시 분류하고 홍보 대행사마다 봉투를 묶고나면 하루가 다 간다. 손이 빠른 편이라도 반나절은 넘게 걸린다.

다음 날, 화장품이 담긴 쇼핑백을 가져다주는 일도 어시스턴트의 몫!

퀵 기사 취급하는 곳도 있고 비오는 날 강남대로 한가운데서 봉투가 터진 일도 있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좋은 건물에서 ID 카드를 목에 멘 또래를 보면서 느끼는 박탈감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치인 듯 어느 덧 다음 달 기획안을 보고 화보 스캔과 자료 서치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TIP 5 모든 업무에 필요한 기본 태도

뷰티 에디터가 되고서 생각해보면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업무였다.

시안을 찾는 방법이라던지, 어깨너머 본 촬영 컷에 대한 안목이라던지,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를 대하는 태도 등 말이다. 특히 매달 협찬 요청과 화장품 반납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쌓인 인맥들이 어느새 대리, 과장으로 승진해서 뷰티PR 담당자와 뷰티 에디터로 함께 일하고 있을 때 이런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의 어시스턴트와 손발을 맞추는 데 걸리는 시간이나 업무의 이해도가 높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나도 다 해봤으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업무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예의나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전화 한 통화만 해도 어떤 사람인지 가늠하고 평가받는 업계이다. 첫 인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어시스턴트는 모든 것이 처음 하는 것이고 잘 모를 수 밖에 없다. 다만, 일을 잘 못해도 잔꾀 부리지 않고 성실한 태도만 갖추면 없는 센스도 용서되고 나중에 업무에 대한 노하우는 저절로 생기기 마련이다. 또 패션, 뷰티, 피처 어시스턴트 중 특히 뷰티 어시스턴트의 기본 자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꼼꼼함'. 다른 팀 어시스턴트도 마찬가지 겠지만 매달 화장품 이름이나 용량 등의 변경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기억력에 대해 자신이 없다면 노트에 매일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실수를 최소화 하는 방법이다. 여기까지 10개월의 어시스턴트 시절 업무를 하면서 느낀 것들이다. 이후 뷰티 에디터가 되고도 매달 마감 울렁증이 생길만큼 늘 떨리고 긴장하곤 했지만 이만큼 설레이는 일도 없다.



이 외에 잡지사 어시스턴트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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