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씬은 라라 랜드에서 미아가 "마지막으로 이 오디션을 봐라!"라고 말하는 라이언 고슬링한테 하는 유명한 독백이다. 영어권 연기 지망생들 모두가 한 번쯤은 도전한다는 그 독백. 나에게는 오디션 정보 물어다 주면서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는 훈남 썸남은커녕 그런 인간 1도 없다. 그게 영화와 현실의 차이다. 하하.*
5. 실패하지 못할 것 같다. 성공하란 보장은 없지만.
실패는 실패한 상태로 멈출 때 비로소 실패란 말이 있다. 부자를 꿈꾸는 친구와 나눈 대화가 기억난다.
"넌 부자가 못되면... 죽을 거야?"
(죽을 만큼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해 말하다가 나온 말)
"죽긴 왜 죽어! 난 실패해도 계속 다시 일어날 거야."
나는 비록 오늘 매우 슬프지만, 사실 그다지 슬프지 않다. 내가 연기를 전공하지 않고 연출을 전공한 건 다 이유가 있다. 이미 나는 사실 내가 이런 처지에 처할 것을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나는 내 영화를 만들고 그 안에서 연기할 것이다.
오늘 오디션을 망치고 풀이 죽은 나를 보고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배우라는 말 보다 창작자라는 타이틀로 살아가는 게 더 낫다 생각해요."
그래, 배우는 창작하는 사람이란 큰 틀 안에 있는 한 소분류 카테고리의 업자일 뿐이다. 연기는 엄연히 창작이고, 창작은 어떤 순간의 영감의 산물이 아닌 지리멸렬하고 지속적 노동의 결과라는 것을 난 잘 알지 않나?
그래서 난 실패한 게 아니다. 실패할 수 없다.
물론 배우로 성공해서, 스타 배우가 되어 연기만으로 부를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잡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 애초에 내 목표는 그게 아니니까. 난 절대 실패할 수 없다. 100일의 도전이 끝난다 한들... 나란 인간, 절대 포기하지 않을 미련과 끈기 넘치는 인간이란건 확실하니까.
행복하자. 나는 행복하다. 내 시간을 내가 의미 있는 일에 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