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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alerie Lee May 02. 2022

배우 도전 일기 #3

응원이 필요해

05/02/2022 Entry #3


아무도 날 응원하지 않는 오늘.

뼈가 시리듯 외롭다.

그런데 포기한다고 생각하면 외롭다기보다는 정말 죽고 싶다. 그래서 외로움을 삼키며 글을 쓴다.


여러분의 댓글은 제 글쓰기에 큰 응원이 됩니다.


1. 엄마는 날 응원하지 못하겠다 했다.


오늘은 정말 힘이 없는 날이다. 그래서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실수였다. 힘이 더 빠지고 말았다. 엄마는 항상 그런 식이 었다.

리해서 착한 척, 좋은 엄마인 척하려고 부단히 애를 쓰시는 분이다. 그래서 물론 고맙지만, 가끔은 그저 엄마가 솔직해졌으면 한다. 그리고 다행히 엄마에게 오늘 가식적인 응원 대신 솔직함을 얻었다.


"엄마 오늘 좀 힘이 없고 우울해"

"어머.. 그러니. 그래 근데 엄마가 도와줄 방법이 없구나"

"엄마 그냥 날 마음으로 응원해줄 수 없어? 도와달라는 게 아니야."

"내가 코칭하는 애가 있는데 걔는 행복하다더라. 내일 회사를 안 가서. 회사를 다니면 이런 행복이 있어"


"그니까 지금 내가 회사를 안 다녀서 힘이 없고 우울하다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걔가 그렇다고"


"엄마 학원에서 다들 오디션 보는데 나만 서류에서 탈락했어"

"학원은... 그게 참... 그냥 결국 길거리 캐스팅되는 거랑 다른 게 뭐니?"

"그니까 학원 다니면서 학원에서 엔터사 오디션 매월 2번 보는 것과 길거리 캐스팅에서 우연히 될 확률이 같다고 보는 거야? 그건 말이 안 되지 엄마. 그리고 학원은 일단 연기력을 높이려 가는 건데."

"나는 그냥 니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해. 너를 여태 키우는데 들어간 리소스(자원)들이 아까워"


그래. 드디어 엄마의 진심이 나온 거다.


엄마와 나의 대화는 대학원 진학에 대한 찬반으로 이졌다.


"대체 대학원에 가라는 이유가 뭐야. 근거를 대봐"

"내가 어떻게 근거를 대니? 난 논리와 근거가 없어."


"엄마 나는 그냥 마음으로 엄마가 날 응원해주길 바라는 거야.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해결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날 좀 응원해달라고. 오늘 힘이 없으니 조금 마음으로라도 응원을 해줘. 맨날 '엄마가 힘이 못돼 줘서 미안하구나' 이런 식으로 말하지 말고. "


"그래 나는 솔직히 널 생각하면 화가 나고 답답해. 그게 내 진심이다. 그래서 널 마음으로 응원 못하겠어"


2. 결혼 하기엔 제가 급이 낮아서 죄송하네요.


"네가 직업이 있고 아니면 차라리 대학원이라도 다녀야 내가 중매라도 서지."


물론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나 내 주변엔 직업이 있었어도 결혼하고 그만두는 사람도 많고, 대학원도 결국 배움이 아니라 결혼을 위해 가는 여자들이 많다. 한마디로 직업도 교육도 취집이라는 대 목표를 위것이다.


엄마도 내가 차. 라. 리. 내가 그렇게 됐으면 하는 것 같다. 나는 뚜렷한 목적없이 대학원에 도피하듯 진학 하거나, 어차피 결혼생활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버릴 열정 없는 커리어 쌓기를 하는 여자들보다 떳떳하게 살고 있다고 자신한다. 또한 개념 있는 남자라면 나 같은 여자를 적어도 그런 여자들 보다는 높게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정말 떳떳하자면 자신이 사랑하는 일이 돈을 버는 직업이 된 여자가 제일이겠지. 나도 그렇게 되려고 하는 중이고.


엄마의 그런 시선 - "너는 대학원 다니는 애들, 그리고 뭐라도 직업이 있는 애들보다 급이 낮은 여자야"라는 그 시선이 나를 정말 아프게 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려고 그나마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엄마에게 전화해서 이런 상처를 받다니.


물론 그래, 엄마만큼 나를 나름 사랑해주는 이가 어디 있겠냐 만은... 그리고 그 누가 봐도 서른몇 살에 이러고 있는 내가 이기적인 딸이 맞으니 나는 상처받았다 해도 별 수 없겠지.


그래서 말인데, 나는 결혼은 그 어느 때라도, 내가 내 편을 드는 것보다 더 내편을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과 하고 싶다. 그런데 엄마도 내 편이 아닌데... 과연 그런 사람이 있을까?


정말 기적처럼 내편을 나보다 더 잘 들어주는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나 또한 그 사람을 위해 그래 줄 자신이 분명 있는데 말이다.


3. 응원, 치사해서 안 받을래.  


"네가 널 응원 안 하는데 누가 널 응원하겠어"

"네가 널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널 사랑하겠어"


이런 말을 한 번쯤 다들 들어봤을 거다.

그런데 이거 참 웃긴 말 아닌가??


내가 스스로를 응원할 힘조차 없을 때 필요한 게 타인의 응원 아닐까?? 지들이 못해주면 그냥 못해준다 하면 되는 거지. 마치 자기가 응원해줄 마음이 없는 게, 안 드는 게 내가 날 응원하지 못해서라는 말도 안 되는 말 따위 안 했으면 좋겠다.


4. 팬 1명만 있었으면. 


나에게도 팬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런 보잘것없는 나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고, 정말 정말 내가 잘 되길 바라 주는 그런 사람 한 명. 친구 말고, 배우로서, 창작자로서의 나의 팬.


참 웃긴 건 팬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는 팬이 없고, 이미 잘 나가는 사람에게는 팬이 기하급수 적으로 는다는 것. 한마디로 그 한 명의 팬이 생기기까지 가는 길이 그만큼 멀고도 험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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