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다행이다.
저기... 앵글이 틀렸잖아. 네가 생각을 해봐. 18 씬이잖아. 18 씬. (사이) 여기서 미정이가 따귀를 맞고 눈물이 그렁그렁 해져.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정우를 쳐다봐. 여기서 왜 팔로우가 들어가니?(사이) 저기... 희진아, 독립에서 상 탔다고 그게 참... 계속 가는 게 아니야. (사이) 너 혹시 들꽃 영화제에서 상 탔다고 이러는 건 아니지? 후... 자, 다시 봐봐. 여기서 팔로우가 들어가면 관객들이 보지를 못해. 오글거린다니까. 단단하게 클로즈 하나로 가는 게 맞아. 내 말 믿어. 응? 진행시킨다?(사이) 말을 해~그렇게 꽁해 있지 말고. 난 뭐 여기 놀러 왔어?(사이) 말 안 해?(사이) 그래! 너 감독이야! 내가 몰라? 그런데 이건 아닌 것 같으니까 내가 너 생각해서 말하는 거잖아. 18 씬 찍자고. 18 씬. 굉장히 중요한 18 씬 찍자고! 18 씬!(힐끗 보며) 상 타고 파리 가서 유학하고 오면 다 이러냐? 내가 그지 같으면 애초에 날 부르질 말든가! 왜 불렀어? 어? 왜! 이 시골 짝에까지 날 불렀냐고 그럼! 뭘 쳐다봐요? 하.. 굉장히 서운해.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요.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 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 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 스트릭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