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Valerie Lee
May 14. 2022
05/14/2022
사실 배우 도전 일기 #6을 썼다가 지웠었다. 내가 간절히 응원을 받고 싶은, 응원받고 싶을 때마다 전화하고 싶어지는 친구에 대한 글이었다. 그 친구에게 나만 일방적으로 기대는 게 싫어 간신히 참았다. 그리고 글을 지웠다. 아주 만에 하나라도 그 글을 읽는 다면 그 친구가 부담스러울까 봐.
1. 광인
오늘은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광인을 봤다. 길가에서 눈을 부릅뜨고 팔짱을 낀 채 누군가를 혼내고 있었다. 그녀의 눈 빛의 확고함 때문에 마치 그 앞에 정말 누가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그녀가 연기를 나보다 잘하는 게 아닐까.
2. 나도 광인일까?
조금만 더 하면 되지 않을까. 좀 만 더 지나면, 몇 달만 지나면 나도 기적처럼 데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 꿈에 매달리고 있다.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난 혹시 미친 사람이 아닐까 무서워졌다. 눈앞에 보이지도 않고 실체도 없는 신기루를 잡고 있는 게 아닐까?
3. 몸이 녹아버렸으면 한다.
오늘은 유난히 피곤한 날이었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내내 빨리 집에서 자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잠을 자는데 "안돼. 시간이 너무 아까워. 나는 더 연습해야 해."라는 생각과, "나는 너무 외로워."라는 생각이 같이 덮쳤다.
혹시 내가 회사원이면 이 외로움이 없어질까?
지금 내가 처한 이 상황을 아무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나를 너무 외롭게 한다.
내가 응원받고 싶고 기대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는 해줄 것이 없다는 생각에 감히 전화를 걸지 못하기 때문에 더더욱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