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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alerie Lee Sep 23. 2022

배우 도전 일기 #13

그냥 다시 할까?

나랑 같이 학교를 나온 연기과 선배를 드라마에서 봤다. 친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제 어딘가에 나와서 활동을 하게 되었구나!'싶어서 축하하는 마음이 앞선다.


얼마 전 주현영 배우가 강호동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잘 풀린 걸 보고 같이 연기하던 친구들이 "나도 좀 더 버텨볼까?"라는 생각을 하는 걸 보고 너무 좋았다고.


이제 포기한다고 생각한 채로 다시 바닥을 찍고 나면 또다시 새살이 돗는것 처럼 "다시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나 두렵다.


꿈은 정말 쉽게 죽지 않는구나.


오늘 스타트업 대표님을 뵙고 왔다. 정말 사업이든 뭐든 그 어느 것도 쉬운 게 없다. 어느 것도. 돌이켜 보면 나는 할 줄 아는 게 이제 연기하고 글 쓰는 일 밖에 없는 게 아닐까? 오만하게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한 건 아닐까..?


사실 요즘 나는 많은걸 포기했다.

나를 무한 긍정으로 밝기만 한 사람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일, 불안함을 느끼지 않고, 예민하지 않고  , 둥글둥글하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오해받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 이성에게 사랑받는 일 등등.


그랬더니 신기하게 또다시 시작할 용기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포기한다고 생각하고 한동안 푹 쉬었더니, 또다시, 다시, 다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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