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씨 내가 그거 해봐서 아는데..."
나는 함께 일하는 동료가 70여명 정도 되는 작은 규모의 회사의 경영지원팀장이다. 30여명 규모의 직원이 있을 무렵에 합류하여서 3년 정도 함께 일을 하면서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일들은 나에게 다양한 경험과 성장의 씨앗들을 심어주었다.
그런 내가 최근들어 "내가 너무 회사 안에 고여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들을 하기 시작하였다.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좋은 외부의 인력들을 회사로 유인하는 것은 꼭 필요한 업무들이다. 그리고 그렇게 회사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채용공고를 채용포털에 올리기, 헤드헌터들에게 좋은 인재를 추천받기, 평소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좋은 인재들에게 입사를 권유하기 등등...
회사에 처음 합류하였을 때 이런 파이프라인들을 다양하게 구축을 하였다가, 우리 회사에는 주니어급의 채용이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파이프라인을 최적화시킨 상태에서 최근 입사한 한 팀원이 나에게 물었다.
"팀장님, 우리는 왜 이런 채용루트는 이용하지 않나요?"
"아, 00님. 우리도 그거 해봤는데 안 되더라고요."
아차차, 이런 꼰대같으니라고... 내가 신입 시절에 그렇게도 싫어했던, "나도 그거 해봤는데 안돼."라는 말을 내가 내뱉고 있는 것이었다.
회사생활을 하며 성공경험이 축적되는 것은 회사에서도 개인에게도 좋은 점이다. 그런 성공경험들을 발판삼아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에. 하지만 가끔은 그런 경험들이 우리들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해봤는데, 이거는 이 방식이 맞아요."
"해봤는데, 그건 우리 회사에는 안 돼요."
물론 그 생각들이 우리의 의사결정의 속도를 빠르게 해줄 수도 있지만, 생각의 틀을 한정지어버리기도 한 것이다. 더 나은 방식을 도전할 수 있는 기회, 또 다른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 조차 박탈시켜버리는 "해봤는데..."
그때는 틀렸지만 지금은 맞을 수 있다. 인생은 수학공식이 아니기에 그때 틀렸던 결과값이 지금도 틀리란 보장은 없다. 내 경험에 비추어 회사의 의사결정을 줄여버리는 행동은 하지 않기로 하자. 회사 안에 고여있는 고인물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