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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심씨 Sep 24. 2024

김대리 또 어디로 갔어요?

업무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왜 자꾸 없는 거예요...

대부분의 회사들은 팀 단위로 책상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등을 지고 앉아있든 (배향형) 마주보고 앉아있든 (대향형) 팀단위로 그룹을 묶어 책상을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당연하게도 팀 안에서 가장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화하기 좋은 가까운 거리에 서로를 배치하는 것이다.


이런 팀단위의 환경에서 꼭 그런 분들이 있다. 이야기만 하려고 이름을 부르면 자리에 없는 사람들. 어디로 갔는지 파악도 되지 않아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결국 그 사람과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게 되는 그런 사람들.


"김대리 또 어디로 갔어요?"




김대리가 어디로 갈만한 보기는 그리 많지 않다. 점심시간이 아니니 당연히 밥을 먹으러 가지는 않았을테고, 담배를 피러 가든가 화장실을 갔을 것이다. 설마 업무시간에 근처 카페에 핸드폰을 들고 주식을 하러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 믿고 싶다.


한 두번 정도는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문제는 그 상황이 나의 인식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불렀을 때 자꾸 자리에 없으면 "어? 이상하네, 지난 번에도 그랬던 것 같은데... 김대리는 업무시간에 자주 자리를 비우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김대리는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 팀의 분위기를 저해하는 사람, 회사에 몰입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평가받는 길에 들어서는 것이다.




신세대(최대한 MZ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김대리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하루종일 회사 안에만 있는 것이 업무의 100%의 효율성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휴식이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도 충분히 많이 있다.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갈 수도 있고 피치못한 개인사정이 갑자기 생길 수도 있는 일이다.


업무를 등한시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 이유가 있는 자리 비움이었던 건데, 그것이 회사에 몰입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비춰지다니, 너무 회사 중심적인 사고가 아닌가 하고 억울해할 수도 있다. 나도 신입때는 그랬으니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회사는 다같이 하나의 목표로 일을 하기 위해서 모인 집단이다. 한 덩어리의 일을 개인단위로 잘게잘게 쪼개놓은 곳이기에 당연하게도 그 개인이 빠지면 전체 업무에서 공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끊임없이 서로 소통을 하면서 전략을 수정하고 목적을 향해 달려야 하는 축구팀에서, 패스를 주려는데 자리에 사람이 없으면 이렇게 곤란할 수가 있을까 말이다.




회사생활은 나에게 쪼개진 과업단위를 퇴근시간 내에 마치면 끝이 아니다. 함께 일을 해야 하는 곳이기에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동료나 상사에게 어디에 갔다온다고 양해는 구하고 자리를 비우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필요할 때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김대리님도 알았으면 좋겠다.


"김대리님 담배피러 갈 때는 이야기라도 좀 해줘요."


층을 이동해 자리를 방문했는데 부재라면 더더욱 마음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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