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심씨 Sep 09. 2024

에어팟을 끼고 일을 해야 집중이 잘 됩니다만?

MZ세대의 음악과 집중력의 상관관계

얼마전 한 예능에서 이런 장면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귀에 무선 이어폰을 꽂고 있는 후배 직원을 불러도 답이 없어서 회사에서 이어폰은 빼고 일을 해달라고 하니 "저는 이어폰을 꽂고 일을 해야 능률이 올라갑니다만?"이라는 답변이 돌아오는 장면. 


그리고 놀랍게도 그 장면들은 요즘 회사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세상 모든 회사를 다니지는 않았으니, 내 기준에서 정확한 통계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이어폰을 끼고 일을 하는 직원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업무를 보다가 뒤를 돌아 "00님, 이것 좀 확인해줄 수 있어요?"라고 하면 반응이 없다. 의자를 툭툭 쳐야 그제서야 긴 머리로 가려져있던 이어폰을 빼고 소통이 가능하다. 크게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묘하게 불편하기는 하다. 그렇다고 이어폰을 빼고 일을 하자고 하기에도 너무 강압적인 것 같고 말이다.


우리의 뇌는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다. 아니 엄청난 반도체 회로로 만들어진 컴퓨터 조차도 두가지 일을 동시에 시켜놓으면 오히려 하나만 할 때보다 속도가 떨어진다. 사람이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라고 하는 것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뇌가 스위칭이 잘 되는 것이지, 실제로는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는 못한다.


백번 양보하여서 음악이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살펴본다 한들, 가사가 없는 음악만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가사가 인지되는 가요같은 노래들은 집중력에 방해가 된다고 하는 연구결과들이 수없이 많다.




그런데도 이어폰을 꽂고, 신나는 가요를 틀어놓고는, 이게 더 일할 때 집중이 잘 되기 때문에 음악을 꼭 들어야 한단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집중이 아닌 것은 알았으니, 그들의 집중은 다른 의미일 것이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에서 착안하여 생각을 해보면 아마도 "회사와 단절된 나만의 공간"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그 환경에서의 집중이겠거니 생각한다.


회사와 단절된 나만의 공간, 어쩌면 이상적이면서도 어쩌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한 독립된 공간을 만들어주면 MZ세대의 능률을 올릴 수 있겠거니, 어렴풋이 생각'만' 한다. 나는 아직도 나만의 공간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니즈보다 협업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크게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어쩔 수 없는 꼰대인가보다.


"실체는 이어폰이 아니라, 공간에 있었다." 라고 이해한 척 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표님, 무슨 일 하고 계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