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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심씨 Sep 16. 2024

팀장님 컴퓨터가 안 켜져요!

중소기업인의 필수역량 '문제해결능력'

2015년 국가직무능력표준, 줄여서 NCS라고 불리는 표준이 제정이 된다. 산업현장에서 각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지식, 기술 등을 표준화시킨 것인데, 상당한 세분류가 나눠져있고, 각 분류별로 10개의 직업기초능력 중에 꼭 필요한 능력들이 매칭이 되어있다.


나는 그런 직업기초능력의 '의사소통, 자원관리, 정보, 조직이해, 수리, 자기개발, 대인관계, 기술, 직업윤리'의 9개 영역보다도 더 중요하고 포괄적인 능력이 바로 '문제해결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상 이 능력 하나만 갖추고 있다면 나는 나머지 역량들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중소기업에서는 무조건 채용해야 하는 인재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의 인사팀장(사실은 시설, 통신, 전산, 총무 등등 담당자) 으로 일을 하다보면 엉? 이걸 왜 나한테? 싶은 문의들을 정말 많이 한다.


"컴퓨터가 갑자기 안 켜져요!"

"인터넷이 갑자기 안 잡혀요!"

정도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스캔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커피머신에 캡슐이 걸렸어요!"

"화장실에서 냄새가 나요!"

같은 문의들을 들어주고 있노라면 여기가 초등학교인가.. 싶을 정도일 때도 많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내 머리 속에서는 '알아서 해결하실 수는 없을까요?'라는 생각이 떠오르지만 '나 하나 힘들어서 다른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으면 됐지'라는 마음으로 나를 달래고 가서 문제를 해결해주곤 한다.


그들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고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들 이야기한다. 사고력을 국어사전에서는 이렇게 풀이한다. '사물의 이치를 궁리하여 깨닫는 능력.' 또 궁리하다는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마음 속으로 이리저리 따져 깊이 생각한다.'


길게 풀이하자면 '사고력'이란 '사물의 앞뒤 체계를 마음 속으로 이리저리 따져 깊이 생각하고 깨닫는 능력'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전체적인 체계(프로세스)를 머리로 깊이 생각을 하고 고민하여 깨닫는 능력이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새로 들어오는 직원들은 이상하게도 깊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조금만 더 생각을 해서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조금만 더 검색을 해서 어디가 문제인지를 찾아내보면 좋으련만, 풀이방식을 알고 있는 다른 이들을 먼저 찾기 바쁘다. 마치 문제가 수학문제가 안 풀리면 답안지부터 찾아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문제는 이런 접근법들이 업무를 하는데도 고스란히 적용된다는 것이다. 업무 도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기존에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알려달라고 한다. 이전의 방식을 알려주지 않으면 일을 어떻게 하냐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들에게, 인터넷을 검색하고 조금만 더 생각하면서 직접 해결해보라고 하면 '왜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일을 시키냐'라며 입이 이미 삐죽해있다.


대기업에서는 기존에 문제들을 해결했던 매뉴얼들이 잘 정리되어있다. 그대로 시스템을 따라가면 된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 그 기업이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문제들이 수도 없이 많은 상황에서 모든 문제를 사수가 풀어서 부사수에게 떠먹여줄 수 있는 여유란 없다. 


옆에서 같이 문제를 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 부사수는 빠르게 도태되어 잡일만 하는 사람으로 전락하게 된다. 아니, 그대로 집에 가게 된다. 안타깝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당신이 만약 중소기업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싶다면, 그 무엇보다도 문제해결능력부터 키우길 바란다.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사수에게 물어볼 것이 아니라 밤을 새서라도 그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고스란히 당신의 실력으로 쌓여있게 될 것이다.


중소기업에서는 정말이지, 채용을 할 때마다 모든 포지션을 '문제해결사'라는 포지션으로 채용하고 싶다.


작은 문제 하나라도 차근차근 스스로 해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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