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에도 적용되는 기브앤테이크
회사생활을 자연스럽게 동료직원들과, 거래처와 마주치게 되는 순간들이 많이 있다. 그 순간들마다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이지만, 생각보다 인사를 잘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중소기업에서 비즈니스 매너에 대해서 교육을 하며 (우리 회사는 주기적으로 비즈니스 매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우리 회사 사람인지를 몰라서 인사를 못 하겠어요."
그럴때 나는 이렇게 이야기를 해준다.
"다른 회사 직원에게 인사한다고 해도 문제될 건 없지 않아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내 입장에서도 인사를 했을 때 내 인사를 상대방이 무시하고 지나가면 당연히 기분이 안 좋다. 특히나 밝은 얼굴로 진심을 다해서 인사를 했을 때 그 인사가 무시당하면 불쾌함이 꽤 오래 각인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를 한다는 건 생각보다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좋은 행동이긴 하다.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준비하는데 시간이 들지도 않는다. 심지어 비용까지 무료다. 그냥 지나가면서 "안녕하세요~" 한 마디와 간단한 목례 정도라면 충분하다.
그렇게 저렴한 투자비용에 대비하여 얻어낼 수 있는 효과는 굉장히 많다. 내 얼굴을 각인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웃는 얼굴과 함께 한다면 긍정적이라는 인상까지 심어줄 수 있다. 밝게 인사를 나누다보면 상대와 스몰토크가 가능한 정도의 친밀감도 쌓을 수 있고, "그때 한 번 마주쳤던...?"정도의 친밀감도 쉽게 형성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나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라면 일단은 인사를 하고 본다. 그래서 인사팀장이 되었다. (ㅋㅋ..아재개그는 하는 사람만 재밌다..)
다시 위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인사를 잘 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면 저런 반응들이 돌아온다. "우리 회사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인사를 하나요?" 직원수 2만명이면 이해하겠지만 70명 정도의 직원수라면 마음만 먹으면 얼굴 익히는 거야 일도 아닐텐데... 인사하기 싫으니 대는 핑계가 아닐까하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다.
그렇다고 아는 얼굴들끼리 인사를 잘 하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멀리서 마주치는 순간 갑자기 핸드폰을 보는 척 한다거나,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은근슬쩍 지나가는 경우들이 부지기수다. 내가 그런 상대방을 보고 인사를 해야 겨우 고개를 다시 돌리며 함께 인사를 해주고 지나가는 것이다.
먼저 인사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일까.
사실 인사를 하는 것 자체가 힘든 건 아닐 것이다. 해봐야 하루에 몇 번이나 한다고 그게 힘들까.
인사를 먼저 했을 때 내 인사가 무시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내가 저 사람에게 인사를 할 정도의 친밀도가 맞나 하는 걱정들이 앞서서 고민하다가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겠지. 인사를 했을 때 인사가 나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기브앤테이크의 확률이 100이 아니라 인사를 안 해버리는...
애덤그랜트는 책 기브앤테이크에서 열심히 타인에게 무언가를 주는 기버들은 결국 성공사다리의 위를 차지하게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목적을 바라기보다는 무조건적으로 베풀다보면 자연스레 주변에 영향력이 쌓여간다는 논리이다.
나는 이 기버들의 생활양식을 선호한다. 그리고 요즘 신입들이 인사와 같은 기본적인 예절의 영역에서도 기브앤테이크가 발휘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잔소리를 한다.
"인사 좀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