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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Apr 12. 2020

모카포트를 사용하면 좋은 점 4가지

1. 과정의 즐거움

  모카포트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핸드드립으로 아메리카노를 내려마셨다. 모카포트를 사용하면 핸드드립보다 손이 많이 간다. 커피콩을 갈아 담고 물을 넣어 인덕션에 올린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커피가 나오는 시대에 손이 많이 가는 모카포트는 과정의 즐거움을 제공해 준다.

 

2. 청각의 즐거움

  3분 정도가 지나면 물이 끓으면서 수증기가 발생하고 ‘치치’ 하는 소리가 난다. 아래에 있던 물이 수증기가 되어 커피 가루를 통과하고 에스프레소가 됐다는 신호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릴 때는 듣지 못했던 소리다.


3. 느린 삶

  최근 아날로그 감성에 빠졌다. LP판으로 음악을 듣고 모카포트로 커피를 마신다. 빠르고 편리함이 넘쳐나는 시대에 일부러 손이 많이 가고 느린 삶을 살게 된다. 느린 삶은 여유라는 친구를 소개해 준다.


4. 불편함의 역설 

 리모컨, 세탁기, 식기세척기와 같은 물건들은 노동의 최소화, 시간 절약, 편리함이라는 가치를 제공해준다. 반면, 턴테이블로 음악 듣기, 요리하기, 모카포트의 사용은 노동의 가치, 즐거움, 불편함을 제공한다. 세상 모든 게 빠르고 편리하기만 한다면 삶은 재미없을 것이다. 적당한 불편함과 노동은 의외로 기쁨과 행복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IKEA)의 창업자인 ‘괴짜 기업가’ 잉그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는 대표적인 요리하는 부호다. 올해 89세인 캄프라드의 순자산은 포브스 집계 기준 33억 달러(한화 약 3조 6000억 원)에 달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와 그의 부인 프리실라 챈(Priscilla Chan) 역시 요리하는 억만장자 부부로 손꼽힌다. 그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요리사를 고용하지 않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 직접 요리를 하는 이유는 요리하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기 때문이다. (출처 : 요리하는 억만장자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내가 직접 하는 경험에서 오는 만족감은 살 수 없다. 모든 것의 최적화가 실현되고 있는 반면, 귀찮은 게 오히려 기쁨이 되는 삶도 함께 공존한다. 모카포트로 커피를 마시고 싶은 이유다.

 

 #모카포트 #커피 #일상 #소확행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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