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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Dec 07. 2020

나에게 딱 맞는 운명의 상대도 직업도 없어요.   

삶을 바라보는 분별력을 키우자!

중학교 때 미용사님께서 "어떻게 잘라줄까요?"라고 물으면 "그냥 적당히 다듬어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항상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나마 머리는 또 자라니 한 번 잘 못 잘라도 큰 무리가 없지만, 평생 사랑을 주고받을 배우자를 만나거나 내 한 몸 바칠 분야를 찾는 일은 조금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 하고나 살 수 없고, 아무 일이나 하면서 살기가 좀 그렇기 때문이다.


즐겨보는 유튜버가 자주 가는 미용실 원장에게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원장은 우선, 하지 말아야 할 스타일에 대해 말해 주었고 얼굴형보다 자신의 두상에 맞는 머리를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해 주었다. 그런데 막상 어울릴 것 같은 머리를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반은 괜찮고, 반은 별로라고 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그중에서 그나마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어차피 남들 눈에는 반반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원하는 머리 스타일에 대해서 말로 하는 것보다 잘 나온 사진 한 장이 확실하다고 한다. 왜 그럴까? 명료하기 때문이다.  

머리 스타일 하나를 만드는데도 명확한 사진이 필요하듯 인생에도 명료한 청사진이 필요하다. 하지만, 쉽지 않다. 나와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운명의 대상이나 나에게 딱 맞는 직장이 나타나길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건 없다고 법륜 스님은 말한다.




한 내담자가 법륜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 운명의 남자를 기다려야 하나요. 아니면 남자를 많이 만나봐야 하나요?"라고 말이다. 스님이 말했다. "운명의 상대를 만날 생각을 하다가는 평생 혼자 살든지, 아니면 그중에서 최악의 사람을 만나든지 한다"라고 말이다. 그러니 일단 연애한다 결혼한다 생각 말고 사람을 만나보기도 하고 헤어져 보기도 하라고 말이다. 왜 그런 조언을 해주셨을까? 삶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분별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어서 사귀었지만 지내다 보니 뭔가 아쉽기도 하고, 관심도 없던 사람인데 좋아지기도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만남을 갖다 보면 그나마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진짜와 가짜를 볼 줄 아는 눈이 키워지는 것이다. 나에게 어울리는 분야를 찾는 과정도 같다.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른다고 방구석 일열에 앉아서 유튜브만 보고 있거나 현실을 도피하고 여행만 다니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썩 내키지 않아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공부부터 해봐야 한다. 공부를 어느 정도 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해봐야 한다. 해야 할  공부나 일이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라도 일단, 이것저것 해보면서 분별력을 키워보자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나마 처음엔 괜찮았는데 막상 해보니 나와 맞지 않다고 느끼거나 내키지 않았던 일이었는데 하다 보니 재미있고 좋아지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그렇게 나와 어울리는 길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다. 나에게 딱 맞는 공부도 직업도 이 세상에는 없다. 하다 보니 잘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도 만나보고, 공부와 일도 할 수 있을 만큼 많이 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잘라드릴까요?라고 미용사가 한 질문에 내가 원하는 머리 스타일의 사진을 내밀 듯이 인생에 대해서도 분별력을 통해 형성된 명료한 청사진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남들이 뭐라 하든 좋은 사람을 만나 한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다. 어차피 남들의 눈에는 반반이니까 내가 선택한 상대와 직업에 만족하며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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