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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May 26. 2021

IT기업들은 우리의 돈보다 이것을 원한다.

 지금 시대는 단군이래 집중하기 가장 어려운 시대다. 10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콘텐츠가 넘쳐나지는 않았었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미국 실리콘 밸리를 비롯해 전 세계 IT기업들이 쏟아내는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들로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전 세계 IT 기업들은 사용자들의 돈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사용자들의 시간이다. 자신들이 만든 플랫폼에 사용자들이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기업들로부터 광고비를 받는다. IT기업들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AI 기술과 알고리즘은 빅데이터를 통해 유저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해 준다. 과거 TV 시대에는 내가 보고 싶은 방송 프로그램이 있으면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미디어 플랫폼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더 이상 사람들은 주말의 명화를 기다리지 않는다. 


 문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만큼 디지털 기기에 몰입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미루거나 하더라도 지속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만 해도 심할 때는 하루에 SNS를 확인하는 횟수가 30분에 한 번꼴인 적이 있었다. 또한, 알람이 없어도 시도 때도 없이 전원을 켜서 이 앱 저 앱을 실행시키고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약한 두통을 경험했으며 기분도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지금은 필요할 때만 확인하는 것으로 습관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다. 아마 10대 청소년들은 더 어려울 것이다. 


 향후 수년 안으로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 플랫폼이 스마트폰과 같은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한다. 가상세계에서 내 아바타가 이곳저곳 다니면서 콘서트도 보고, 사람도 사귀고 물건도 구매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미 제페토라는 플랫폼에는 세계 167개국에서 가입자가 2억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중 10대 이용자 비중이 무려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지금도 이미 수많은 플랫폼과 콘텐츠들이 10대들의 시간을 원하고 있는데 메타버스까지 추가된다면 현실세계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새로운 기술과 혁신에는 항상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한다.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막을 수 없듯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 비즈니스의 파도를 잠재울 수는 없다. 이미 바람은 불었고 파도는 저 멀리서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서핑을 타듯이 파도 위에서 기술의 발전을 지혜롭게 이용하고 즐기거나 그저 바라만 보다가 쓰나미처럼 내 시간과 영혼을 송두리째 빼앗기거나 둘 중에 하나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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