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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Oct 28. 2019

게임을 하면 좋은 점 6가지

4년 간 위닝 일레븐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해본 게임은 청소년 시절 슈퍼마리오, 동네 오락실에서의 보글보글, 1945, 스트리트 파이터, PC방에서 몇 번의 스타크래프트, 집에서 1주일만 한 삼국지가 전부일 정도로 전자오락을 많이 하지 않았다. 잘하지도 못했거니와 게임의 역기능인 중독성 때문에 일부러 안 하려고도 했었다. 시간이 흘러 30대 후반이 됐고, 내 손에는 플레이스테션 패드가 들려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친구의 시련 소식을 듣고 위로를 위해 한 친구의 집에서 모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기분 전환으로 게임이나 하자고 집주인 친구가 제안했다. 그 집에는 오래된 플레이스테이션 2가 있었고, 위닝 일레븐 2009 CD가 있었다. 그래픽이 오래됐지만, 구동에는 문제가 없었기에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련의 아픔을 겪고 있던 친구도 게임을 통해서 현실의 아픔을 잠시 잊고 웃을 수 있게 되면서 그날 이후 몇 차례 더 만나서 위닝을 즐겼다. 그러다가 게임 도중 화면이 멈춰버렸다. 알고 보니 노후로 인해 기계가 고장 난 것이다. 그때 한 친구가 "테크노마트 가자!"라고 외쳤고 우리는 주저 없이 강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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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한 친구의 용감한 결정으로 인해 우리는 계속해서 위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만 나면 모여서 게임을 했고, 심지어 주말에는 밤을 새워서 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한 친구의 결혼과 나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의 육아로 인해 게임을 위한 모임은 더 이상 지속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그 즐거움을 포기할 순 없기에 잘하면 한 달에 한 번 적으면 두 달에 한 번 정도 게임 모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4년 간 친구들과 위닝 일레븐(축구게임)을 즐긴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을 하면 좋은 점 6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1. 우정의 돈독함과 유대감 강화

   대학 졸업 후 각자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다 보니 서로 연락이 뜸해졌다. 딱히 만나야 할 필요도 계기도 없었다. 나를 비롯해 친구들의 결혼으로 인해 우정을 위한 만남은 연중행사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는데 게임이 우정의 꽃을 피우는 매개체가 되었다. 친구의 시련을 위로해 주기 위해 웃을 거리가 필요했고, 마침 오래된 게임기가 그 역할을 해준 것이다. 초등학교 때 오락실에서 보글보글을 하면서 소리치고 웃었던 기억이 떠올랐고, 아무런 걱정 없이 오로지 화면에 몰두해 내 선수가 골을 넣기만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친구들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성사시킨 것이다. 목적은 '게임하기'지만, 결과는 돈독해진 우정과 유대감 강화라는 놀라운 성과를 가져왔다. 게임 후에도 단톡 방을 통해 서로 안부를 묻고 다음 모임 일정을 잡으면서 죽어있던 우정이 살아났다. 무엇보다 아내들은 가성비 좋은 모임이라고 반대하지 않았고 우리들이 게임을 할 때 아내들은 카페에서 모임을 갖게 되면서 모두가 좋은 시간이 되었다.


2. 목표에 몰입하다

   책 <몰입의 즐거움> 저자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몰입을 할 때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 무아지경 상태에 빠져 오로지 하는 일에 집중하기 때문에 몰입 후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은 몰입을 통한 행복감을 느끼는데 아주 좋은 도구다. 단, 중독에 빠지지 않을 경우를 말한다. 깊은 몰입은 한 시간이 1분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위닝 일레븐에서 한 게임을 할 때 7분 동안 하는데 7분이 1분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강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 위닝을 처음 할 때 나와 친구들은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삶의 모든 분야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게임은 그런 우리들에게 순수하게 '이기자'라는 목표를 설정해 줬고, 그 목표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경험을 제공해 주었다. 7분간의 몰입은 행복감으로 이어졌고, 게임 모임에서 받은 기쁨과 행복감은 회사생활과 일상생활을 열심히 살아가는 데 원동력이 되었다.


3. 짧은 시간에 성취감을 맛보다   

   회사일이나 개인적인 자기 계발의 경우 만족할 만한 성취감을 느끼려면 일정 기간이 필요한데 게임은 짧으면 1분 길어봐야 30분 안에 끝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한게임을 7분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7분 안에 승패가 났다. 이긴 친구는 마치 우승을 한 것처럼 기뻐했다. 경기에 지면 아쉽지만, 다음 경기를 기약한다. 많이 지다가 어쩌다 한 번 이기면 계속 이긴 친구보다 더 큰 기쁨을 느꼈다. 2:2로 편을 짜서 경기를 하면 같은 편 친구와의 팀워크, 상대방 전략 분석과 같은 것을 같이 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승리는 더 짜릿하고 기쁨도 두배가 된다.


4. 공감대 형성

   나이가 들어서 예전에 친했던 친구를 잘 만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공감대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게임을 같이 하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이 생긴다. 위닝 일레븐은 축구게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축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위닝일레븐 게임과 손흥민의 활약으로 인해 유럽 축구에 관심 없던 나와 친구들은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주말마다 영국 축구(EPL) 리그의 하이라이트와 순위 변동, 좋아하는 팀을 분석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면 정말 재미있다. 어제 있었던 경기에 대해 단톡 방에서 화제를 던지면 자연스럽게 대화의 꽃이 피어난다. 게임으로 인해 새로운 분야에 관심과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지면서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 나누기가 가능해졌다. 한 친구는 아들이 셋인데 아이들과 포켓몬,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면서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져 대화를 예전보다 많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5. 가성비 좋은 일상탈출

    앞서 작성한 여행을 하면 좋은 점 6가지 글에서 일상탈출을 언급한 적이 있다. 여행을 통한 일상탈출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게임은 적은 비용(간식비)과 짧은 시간으로도 일상탈출이 가능하다. 반복되는 일상과 주어진 책임을 잠시 내려놓고 가상 세계에 몰입함으로써 가성비 좋은 일상탈출을 경험할 수 있다. 범죄심리학자로 유명한 이수정 교수는 복잡하고 무거운 사례들을 보다가 집에 와서 아무 생각 없이 집안일에 몰두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한다. 어찌 보면 귀찮고 단순한 평범한 집안일이 이수정 교수에게는 작은 일상탈출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힘든 사회생활 속에 게임은 단순함, 몰입, 목표에 집중,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쉬운 일상탈출을 가능하게 해 준다.


6. 간접 경험

    나는 손흥민이 될 수 없다. 군대를 제대하고 예비군도 끝났기 때문에 무기를 다룰 수도 없다. 하지만, 게임의 가상세계에서는 손흥민, 메시가 될 수 있다. 근육질의 멋진 전사가 되어 다양한 무기를 사용해 미션을 달성할 수도 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이 게임 안에서는 가능해진다.

지나친 게임은 현실을 도피하고 돌아오지 않으려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지만, 적절한 게임은 현실세계의 한계를 보완해 줌으로써 현실에 더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래 위닝일레븐 20주년 광고를 보면 윗글이 더 깊게 와 닿을 것이다.

https://youtu.be/X6dzS99gg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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