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 쪽에서 느껴지는
기분 나쁜 울렁거림과
긴장감에 팽창하여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마음,
역시나 휴가 후유증이 생겨버렸다.
굳게 닫혀있던
사무실 창문으로
오도 가도 못 한
일주일 치의 공기가
숨 막히는 온도와
뜨끈해진 책상을 통해
온몸으로 전해진다.
확인하기 무서울 정도로 쌓여있는
메일함의 각종 요청사항과
간간이 보이는 긴급 표시
그리고 상사가 지시하는
새로운 업무에
한숨이 푸욱 나와버린다.
형식적인 형태 외에도
일을 떠넘긴다거나
재촉하는듯한 말투에서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사람 냄새에,
억울함과 원망이 섞인
각종 노폐물 같은 감정을
일방적으로 내뱉게 된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어느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든
넓은 바다가 펼쳐졌어서인지,
컴퓨터와 의자만으로도 꽉 차는
작은 칸막이 속 자리가
답답하게 느껴지면서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싶어진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쉽다는 어느 말처럼,
한숨은 다음 한숨을 부를 뿐.
한숨에 반항하듯
되레 크게 들이마셨다가,
물을 잔뜩 먹은 행주를
있는 힘껏 짜듯이
온몸 구석구석에 퍼져있는
산소 방울 하나까지
천천히 내쉬어 본다.
코 끝과 인중을
마구잡이로 공격하는
시끄러운 사이다의 탄산이
서서히 잠잠해지는 것처럼,
분위기에 휩쓸려
한 층 격해졌던 감정이
하나둘 터지면서
어지러운 마음이 고요해진다.
좁은 매트 위에서 배운
요가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손가락 발가락
꼼지락꼼지락,
조금씩 감각을 일깨우며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짧은 숨을 몰아낸
현실 부정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상황과 감정을
깊이 들이마셨다 내쉬며
휴가 후유증을 극복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