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면, 아이들이 청중 매너를 지키듯 유모차 안에서나 엄마 아빠의 손을 꼬옥 붙잡고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부모님들의 단독 콘서트가 한창이다.
혼자였다면 부끄러움에 길거리에서 노래 부를 일이 없을 텐데, 부모님들은 아이들 앞에 서면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디든 무대로 만들어 버린다.
싸이의 연예인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자신과 닮은 꼬마 아이의 환한 웃음을 보기 위해 코미디부터 액션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다.
어쩌면 일상 곳곳에서 펼쳐지는 부모님의 공연은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었다 한들 끝나지 않는 걸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본가에 왔다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엄마 아빠표 손맛을 한껏 뽐내시거나, 다 같이 조용히 밥을 먹다가 재밌는 일화가 있다며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시고, 때로는 좋은 곳을 가자며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어주시며, 자주는 아니지만 자취방에 잘 도착했냐는 안부 전화를 핑계 삼아 수줍게 사랑고백을 하신다.
2시간을 걸려 본가에 가는 게 조금 귀찮다가도 매번 기다리려 지는 이유는, 평범한 하루를 다채롭게 만들어버리는 만능 엔터테이너 부모님 덕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