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알못(음악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작곡을 할 수 있다.
주변에 음악을 하는 사람도 없고, 지금까지 피아노 학원 정도 다닌 것 제외하면 음악을 제대로 해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뒤늦게 작곡을 배우고 싶지만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너무나 막막하고 겁이 나게 마련입니다. 저 역시도 작곡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고 결심은 했지만 그 방법을 몰라서 조금 알아보다가 망설이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하며 1년 이상을 그렇게 시간만 보내다가 힘들게 배우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래서 제 글을 보시고 작곡을 배우고 싶은데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배울 수 있냐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아 부족하지만 저의 경험을 토대로,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 정리해 봤습니다. 참고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처음으로 작곡을 배우려는 분들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고민!!
#1. 악기 연주도 할 줄 모르고, 화성학도 모르는 생판 초보가 작곡을 배운다고 노래를 만들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하다! 입니다.
물론 악기를 다룰 줄 안다거나, 화성학 이론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좀 더 빠르고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악보 볼 줄도 모르고(지금도 잘 모릅니다) 악기 연주도 못하고(지금도 동요하나 연주 못합니다) 화성학 이론도 모르지만(화성학 책 아직까지 20페이지도 못 읽었습니다) 작곡 배우기 시작한 지 딱 2달 만에 데모곡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레슨 선생님이 코드 잡아주는 것과 믹싱 하는 것을 도와주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 악기 구성, 반주 연주, 멜로디 작곡 등 대부분을 혼자서 마스터 키보드와 컴퓨터 마우스를 통해서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그 음악을 페이스북에 올려 사람들에게 들려줬을 때 노래가 좋다, 멋있다, MP3에 넣어서 듣고 싶다 등의 평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레이블에 보낼 수 있는 수준에는 한참 못미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거나 취미 수준으로 즐기기에는 충분한 수준의 음악을 빠르면 2,3달 안에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의 차에 따라 시간적인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작곡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화성학을 모르고 연주를 할 수 없다면 좀 더 퀄리티 있거나 다양한 음악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작곡을 배우며 공부해나가면 되는 것이지, 그것 때문에 작곡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2. 작곡을 하려면 어떤 장비들이 필요한 것인가?
아마 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비들이 가장 최소화된 장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타나 피아노 연주를 잘 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장비들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악기 연주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미디 프로그램, 마스터 키보드, 오디오 인터페이스, 마이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선 미디 프로그램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에는 '로직'과 '큐베이스'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큐베이스'는 윈도우 OS 용이고, '로직'은 애플 OS용 입니다. 두 개의 프로그램 모두 안정적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최소 8기가 이상의 RAM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인터넷에서 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기존에 갖고 있던 윈도우용 컴퓨터에서도 어차피 '큐베이스'는 무리 일 것 같아서 저는 '맥북프로레티나 15인치'를 구입하였습니다. '로직'의 경우, 맥북에 있는 앱스토어에 들어가면 '로직' 프로그램을 구입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의 가격은 대략 25만 원 정도 합니다. '로직'이든 '큐베이스'든 무엇을 선택하든 전혀 상관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기회에 맥북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마음과, '로직'의 기본적인 번들 구성악기가 좀 더 다양하다고 하여 '로직'을 선택했습니다.
(비용 : 맥북 - 240만원, 로직 - 25만원)
사실 이렇게 미디 프로그램만 있어도 최소한의 작곡은 가능합니다만.. 마우스만으로 멜로디를 찍는 것은 인간이 할 짓이 아닙니다.(제가 2주간 직접 해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마스터 키보드입니다. 마스터 키보드란, 피아노 키보드인데 키보드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고, 컴퓨터와 연결하여 미디 프로그램을 구동 시 소리가 나는 키보드입니다. 또한 미디 프로그램에서 악기 선택 하는 것에 따라서 피아노뿐만 아니라 첼로, 드럼 등의 다양한 악기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
(비용 : 마스터 키보드 25건반 - 중고로 8만원에 구매)
그런데 클래식이나 연주곡을 작곡할 것이 아니라면 목소리 녹음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그래서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마이크입니다. 마스터 키보드의 경우 USB 잭을 통해 키보드와 컴퓨터를 연결하기만 하면 바로 인식이 됩니다. 하지만 마이크의 경우 오디오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있어야 컴퓨터와 연결 가능합니다. 그래서 마스터 키보드로 반주를 만들고, 노래 멜로디는 마이크로 녹음하여 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비용 : 오디오 인터페이스 - 중고로 15만원에 구매, 마이크 - 중고로 5만원에 구매)
#3. 그렇다면 작곡은 누구에게, 어디에서 배울 수 있나요?
대학에서 작곡 관련된 학과에 입학하는 것이 아닌 이상 작곡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실용음악 학원이고, 두 번째는 작곡/미디 개인 레슨을 받는 것입니다. 번화가 또는 집 근처에 있는 실용음악 학원 중 작곡 레슨도 하는 곳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전혀 배경 지식 없는 쌩초보가 무턱대고 찾아가기에는 두려운 요소가 많고, 특히나 저처럼 나이가 어리지도 않은 사람이 중고등학생들이 즐비한 음악학원에 찾아가는 더더욱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 레슨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개인 레슨 정보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냐는 거죠. 작곡/미디와 관련된 커뮤니티가 존재하며, 이 곳에 개인 레슨 홍보 글이 자주 올라옵니다. 관련된 커뮤니티가 여러 곳 더 있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곳은 두 군데입니다. 일단 이 곳들은 네이버 카페이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은 편이죠.
1) 네이버 카페 '미디매니아' : http://cafe.naver.com/midimania
2) 네이버 카페 '렛어스뮤직' : http://cafe.naver.com/midi7
제가 알고 있는 정보 안에서는 이 두 곳이 가장 크고 활성화되어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저는 초반에 개인 레슨을 받기 전에 이 곳을 샅샅이 살펴보며 정보를 얻었고 개인 레슨도 이 곳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 레슨 홍보하는 글들이 많으니 여러 개를 살펴본 후 자신과 가장 적합할 것 같은 곳을 구하면 됩니다. 그리고 질문게시판 같은 곳을 잘 살펴보면 초보들에게 유용한 정보도 많이 있습니다.
이 정도의 정보를 참고하신다면 일단 작곡에 입문하시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동안 음악과 거의 관련이 없는 삶을 살아오다가 작곡에 도전하는 경우, 여러 가지로 막막하고 겁나고 엄두도 나지 않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작곡에 대한 정보는 워낙 일반인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경우가 없으니까요. 저도 위에서 알려드린 커뮤니티를 우연하게 발견하고 눈팅만 1년 이상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큰 마음먹고 레슨 문의를 하며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무엇이든 처음 시작이 어렵지, 막상 들어가보면 별 것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 레슨을 받으며 선생님들에게 물어본 결과, 저처럼 직장을 다니면서 나이 먹고 뒤늦게 작곡을 배우는 케이스가 그리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작곡에 관심이 많으시거나 뒤늦게 꿈을 키우고 싶은 분들이라면 너무 고민하거나 남의 이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여전히 쌩 초보이기 때문에 조금 잘못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며, 제가 모르는 더 좋은 정보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 감안하셔서 참고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