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usic log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대인 Dec 17. 2015

서른두 살에 뒤늦게 도전한 작곡가의 길

서른두 살.


이제 회사에서 신입 티를 벗겨내고

한창 사회에서 열심히 일할 나이이다.


하지만 나는 조금씩 안정이라는 것을 찾아갈 수 있는 시기인

서른두 살에 몇 가지 큰 도전을 하게 되었다.


그중 한 가지가 바로 작곡.



사실 악상은 12살 때부터 떠올랐다.


초등학교 5학년.

거실로 달려가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어 먹는 순간

처음으로 악상이라는 것이 떠올랐고,

그때부터 하루에도 여러 곡의 악상을 떠올리려 하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딴따라라며 음악으로 업을 삼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집안의 분위기와

악기 연주하는 것을 유난히도 관심 없어하던 나의 성향으로

그렇게 작곡은 그냥 혼자서 악상만 떠올리며 즐기는 취미 정도로 남아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찮게 보게 된 영화 "비긴 어게인".

나는 그런 영화가 있는지조차 알지도 못했고 영화 상영이 시작하기 전까지

이 영화의 줄거리나 소재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지만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결심을 했던 것 같다.

나도 작곡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해보자고.


악기 연주도 못하고, 화성학도 모르고, 절대 음감 같은 것은 전혀 관련도 없었다.

그래도 요즘에는 MIDI 기술이 좋아져서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믿으며

용기를 내었다.


하늘에서 도와주는 것일까.


회사 바로 근처에 레슨 선생님의 작업실이 위치해 있어

잦은 야근에도

저녁 시간에 잠깐 나가 레슨을 받고 다시 회사로 돌아와 일을 할 수 있어서

바쁜 프로젝트 중에도 꾸준히 작곡을 배우고 있다.


프로젝트로 인한 잦은 야근.

집에 들어오면 밤 12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졸린 눈을 비벼가며 로직 프로그램과 피아노 키보드를 두드리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

때문만은 아니다.


조금씩 가능성과 길이 보이며

단순한 취미로만 남기고 싶지 않다는 욕심

때문이라고 하는 게 맞겠지.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걸어가 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