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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인 Jan 09. 2022

이제는 지겨울 법한 MZ세대론

MZ세대론이 우리에게 던지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내가 MZ세대라는 용어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것은 2017년, 회사에서 MZ세대와 이들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제품 기획을 준비하면서다. 밀레니얼, 그리고 Z세대라는 표현은 미국에서부터 만들어졌고 내가 조사했던 2017년 이전에 이미 글로벌에서도 알려진 개념이었다. 그런데 2년 전 쯤부터 국내 일반 언론에서도 MZ세대 언급이 더욱 활성화되고 이제는 예능에서도 언급될 정도다.


  그렇다면 갑자기 왜 이렇게 MZ세대론이 유명해진 것일까.


  이미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전문가나 자료는 많지만 부분적이거나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느껴져 언제 한 번 이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우선 이들이 많이 언급되는 첫 번째 이유는 이들이 소비시장의 큰 손이기 때문이다."


  MZ세대는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정도의 규모라고 한다. 하물며 우리나라는 Z세대보다 더 나이가 어린 알파세대는 출산률 저하로 그 숫자가 훨씬 더 적기 때문에 이들이 더욱 집중 받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소비시장에서 이들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초혼 연령이 늦어진 점이다.


  과거에는 인구 분포를 구분할 때, 1020세대, 그리고 3040세대. 이런 류의 분류가 기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 더욱 흔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3040세대라는 분류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30대와 40대는 모두 한창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이이다보니 이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관심사가 비슷했다. 그러나 이제는 결혼 연령이 늦어지며, 30대 상당수가 가정을 이루고 있는 40대와는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 너무나 다르다. 오히려 직장을 다니고 있는 20대와 훨씬 더 유사하다. 그러다보니 20대와 30대가 속해 있는 MZ세대론이 기업 관점에서도,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 입장에서도 더욱 중요해 진 것이다.


  결혼이 늦어지니 그만큼 직장을 다니는 싱글 라이프로 소비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결국 소비시장의 큰 손이 되었다. 실제 소비 지출 규모는 4050대가 더 많겠지만 이들은 자녀 양육과 교육비 등에 많은 비중을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MZ세대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소비, 즉 패션, 뷰티, 여행, 외식 등에서 가장 중요한 손님이 된 것이다. 그렇다보니 실제 기업과 소비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타겟으로 2030세대, 즉 MZ세대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놓치고 있는 한가지. 진짜 그들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은 MZ세대이기 때문이다."


  MZ세대가 중요하다고 외치며 이들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이들을 소비자 또는 관리해야할 조직원 정도로만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지금 큰 틀에서 변화하고 있는 페러다임은 놓친 채 기존의 고전적인 관점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기술과 산업, 시장의 변화가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수준으로 빠르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을 할 것이다. 그런데 그 변화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대상은 더 이상 기성세대가 아닌 MZ세대이다. 이들은 소비자일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생산자이기도 한 것이다.


  지금 세상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기술과 기업들은 모두 빅테크 기업에 해당한다. 애플, 테슬라, 아마존, 알리바바 등. 국내만해도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배민 등.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고 있는 기업들이다. 그리고 이런 기업들은 임직원 평균연령대가 30대 초중반이다. 반면에 자동차회사, 통신사, 건설사, 중공업 등의 기존 대기업은 40대 중후반이 평균연령이다. 심지어 20대에 군복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중국의 빅테크 기업은 알리바라 31세, 샤오미 29세, 텐센트 29세이다. 미국도 마찬가지. MZ세대가 이러한 빅테크 기업에 들어가서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의사결정하고 있다.


  현시대, 소비시장의 가장 큰 손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그들 스스로가 원하고 관심 있어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개발하며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기성세대가 산업의 기술과 발전을 이끄는데 있어 이렇게 뒤로 밀려났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지난 해, 어느 기업이나 인력난이 주요 화두였다. 어떤 산업에 속한 기업이든 IT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하였는데 IT기술에 대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인재는 한계가 있다보니 특히 IT분야의 인건비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이직도 무척 활발하였다. 우리 회사에서도 회사의 허리 역할을 하는 대리과장급에 해당하는 직원들이 대거 퇴사를 하는 바람에 인사부서에서는 이에 대한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이 프로젝트로 진행되기도 했었다. 사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의 실리콘벨리를 포함한 글로벌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서는 젊고 실력있는 인력이 모두 Web3.0 분야로 몰려들어 빅테크 기업도 인력난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얼마전 트위터 CEO도 그랬던 것처럼. 분야 역시 IT분야가 가장 이러한 추세가 강할 뿐이지 마케팅, 제품개발 등 다른 분야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주변 업계 동향을 조금만 살펴보아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최근들어 회사 전체 임직원의 연봉을 올려주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고, 또는 MZ세대가 주축이 되어 회사측에 성과급이나 연봉 상승을 요구하는 단체 행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즉 MZ세대가 화두인 이유는 이들이 소비시장에서도 중요하기도 하지만, 능동적으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며 현재 우리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MZ세대가 떠오른다고 이들을 이해하려고 공부하려는 자세는 우매한 것이다. 이들을 이해하려고 해봤자 초기 밀레니얼과 후기 Z세대는 20살 가까이 차이가 나고 이들의 특성은 또 각자 다르다. 이들을 이해하고 탐구하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이들을 소비자 또는 관리하고 교육해야 할 대상으로만 제한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MZ세대를 이렇게만 바라본다면 세상의 변화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MZ세대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미흡할 것이 뻔하다. 핵심은 세상의 페러다임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고 왜 변화되고 있는가를 이해하고, 그렇다면 나의 현재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활용하거나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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